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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데이즈]<월향>우리 애니 시장의 원더풀 데이즈를 꿈꾸며.. 원더풀 데이즈
egoist2718 2003-07-08 오전 12:11:48 1119   [5]
애니메이션 영화<원더풀 데이즈>는 그 놀라운 우리 기술의 진보를 맛 볼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다.

거두절미하고 이렇게 글을 시작한 나는 오랜시간 영화<원더풀데이즈>에 대한 환상과 기쁨 그리고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기술적 진보를 앞세운 나머지 내러티브의 결핍은 또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일본애니메이션의 큰 카테고리 안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그러나 <원더풀데이즈>는 이런것을 하나의 시샘 어린 치기로 넘어가고 싶을 정도로 내 맘에 드는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우리것이기 때문이다.
한미협정에 의한 스크린 쿼터의 위기의 순간에서 나온 이 말은 자칫 국수주의로 보여질지도 모른다. 솔직히 캐릭터의 무미건조함, 내러티브의 미완성 그리고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가지 못한 연출력의 부족등 영화<원더풀데이즈>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너무 기대한 것이어서 실망감도 컸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런 이유를 무시하고 싶지만 어쩔수 없는 아쉬움은 떨쳐 버리기 힘들었다.

우리것에 일본것을 비교하는 태도는 잘못된 것 일수도 있다는 가책을 느끼지만 예를 들어 영화<원더풀데이즈>에 대한 평을 하고 싶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원더풀데이즈>는 주제면에서 일본 애니와 많은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자연주의(환경보호) 사상이다. 일본 에니메이션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미야쟈키 하야오의 에니매이션의 기본 골격은 바로 환경보호이다. 그래서 <원더풀데이즈>에서 쓰여진 환경보호의 사상은 색다르게 관객에게 다가오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미야쟈키의 대표적 에니매이션 <모노노케 히메>(월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모험>은
가장 일본적인 색채에 자연주의 사상을 더해서 결국에는 세계적 가치관으로 인정받은 대표적 작품이다.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거머쥔 이 작품들은 애니메이션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즉, 미래지향적인 주제 또는 폭력주의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던 전 세계 젊은 신세대들에게 신선함과 동시에 만화가 엄청난 사상을 함축하고 있는,내공이 잠재된,생각이 폭을 넓혀 줄수 있는 또다른 영상매체임을 확인 시켜주는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
결국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서 어떠한 사상적 확립을 추구할 수 없었던 팬들은 미야쟈키 하야오의 작품을 통해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눈을 업그레이드 했고, 결국 150억원의 돈을 투자해서 제작되는 우리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에 대한 기대감은 더불어 상승했다.
뚜겅을 연 <원더풀데이즈>는 정적이면서도 스피드한 시그널 장면으로 시작한다.
잿빛 하늘 그리고 외로이 달리는 여주인공 제인의 오토바이 장면에서 관객은 디지털 기술의 진정한 맛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사와 같이 느껴지는 5분여의 이 장면은 <원더풀데이즈>가 그저 그런 기술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세계를 목표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원더풀데이즈>는 너무 무겁게 주제를 잡고 시작해서 그럴까? 그 뒤로 이어지는 수하와 제인의 추격씬등에서 아름다운 그림과 기술에 감탄은 이끌어 내면서도 긴장감을 느끼게 하지는 못한다.
나는 남자주인공 수하의 캐릭터의 카리스마가 아직 살아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인물들의 관계에 초첨을 마추어 나가는 스토리에 집중을 해보았다. 그러나 수하의 캐릭터는 무미건조하게 진행 되는데 영화속 사건은 빠른 속도로 전진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사건과 주제는 재미있으면서도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었는가?
솔직히 그것도 아니었다.
에코반과 마르는 시실이라는 섬안에서 공존하는 두개의 지역이다.
에코반은 환경오염 물질을 유기화 시켜서 성장하고 에너지를 파생하는 도시이고,마르는 에코반에 들어가지 못한 피난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마르인들은 에코반을 위한 힘든 노동과 함께 가난으로 인하여 비참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렇게 배경을 설명하고 나니 <원더풀데이즈>의 무거운 주제는 쉽게 이해될 것이다.
여기서 특이한 것이 하나 있다. 에코반이라는 도시의 특이성이 그것이다.
오염된 지역에서 에너지를 파생시켜 성장하는 도시.
영화<원더풀데이즈>의 모든 주제를 담고 있는 에코반은 스토리의 진행상 사건 가장 위에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남자주인공은 에코반인 이었다가 도망자 신세가 되어 현재는 마르에 살고, 사랑하는 여인 제인은 에코반의 특수경찰이다.
에코반의 상징성만 보자면 이 두 남녀의 관계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적 소재를 다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영화속 주제,환경보호의 사상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재미적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하의 카리스마가 살아나지 못하고 제인의 갈등 요소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이 상징성만 가지고는 스토리의 긴장감을 끌어 낼 수는 없었다.
이 점이 영화<원더풀데이즈>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에코반이라는,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배경이 단지 배경에만 머무는 스토리는 두 주인공의 갈등과 사랑, 나아가서는 영화의 주제를 모호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바람에 의해 날아가는 수아의 헹글라이더는 주제를 확연히 표현하기는 했지만 앞부분에 이런 결론을 내게끔 하는 스토리의 미비함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다시, 일본 애니메이션을 예를 들어서 비교 설명하자면 <모노노케 히메>,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는 그 주제에 대한 깊이를 극 초반에서 강렬하게 관객에게 어필하고 시작한다. 환경에 대한 이해, 경각심 그리고 미래사회의 기계문명에 대한 완벽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과학적 설명은 스토리의 주제를 일관성 있게 끌어나가는 힘이 되었고 아울러 주제의 명확성을 돋보이게 해서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
일반적인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관객이 각각 관람하는 마음가짐이 사뭇 다르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들과 스텝들은 만화라는 특이성과 제약성을 관객에게 지루하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탄탄한 주제에 사건과 인물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무거운 소재이든 가벼운 주제이든지 간에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만화를 보는 마음가짐에서 일반적으로 관객들은 재미 우선으로 찾기 때문에, 극 초반에 무거운 주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각인시켜 놓고, 거기에서 부터 재미와 감동을 어떻게 주는가?에 따라 애니메이션의 승패 여부는 가려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영화<원더풀데이즈>는 극 초반에 에코반의 비밀과 거기에 함축된 주제를 너무 흐릿하게 표현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것은 스토리의 지루함으로 이어졌고, 관객은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진행되어 가는 사건에 눈을 맡기는 꼴이 되고 말았다.

관객이 <원더풀데이즈>를 기대했던 것은 신토불이 우리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외에 기대한 것이 있다면 6년여의 제작기간을 들여서 만든 만큼 그 웅장함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최첨단 디지털기술로 만들어진 에코반과 마르이 배경은 잘 만들었다는 생각은 드는데 웅장함은 없다.
이것은 그 배경속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생생함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배경과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도 결코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없다는 애니메이션의 단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렇게 영화<원더풀데이즈>에 대한 평을 적어 보았지만 그래도 나는 이 영화를 사랑한다. 일본이나 미국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마술같은 화면들에 감탄만 했던 내가 우리 영화를 보면서 그 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보았다는 점에서, 그것 하나만으르도 만족해하고 감사해 한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는 말이 있잖은가?
매번 우리 애니메이션을 그림의 촌스러움과 기술의 낙후성으로 미리부터 질려서 보지도 않았던 일반적인 관객들이라면 영화<원더풀데이즈>를 보면 놀라실 것이다. 아름다운 배경과 뛰어난 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원더풀데이즈>는 많은 문제점을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아량 또한 줄 것이다.
기술이 뛰어나지 못해서 우리 애니메이션을 안 본다고 말하던 관객들이 있었다면 이제 그 미약한 핑계는 영화<원더풀데이즈>를 보면 더이상 핑계될 수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토리(주제,사상) 재미있지 않아서 안 본다는 관객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미국 애니메이션은 모 대단한 재미(주제,사상) 있어 보시나요?라고 반문하고 싶다.
강압적인 미국주의 사고방식에 이제 솔직히 질릴때도 됐는데라고 하면서 말이다.

영화 <원더풀데이즈>에서 제인이 이런 대사를 한다.
"파란 하늘을 처음 본 그날을 우린 원더풀데이즈라고 했다"(정확하게 대사를 못 기억해요..)
우리 애니메이션의 놀라운 기술과 잠재적 능력을 확인한 그날을 나는 원더풀데이즈라고 다시 말하고 싶다.

http://www.onreview.co.kr/

(총 0명 참여)
하지만 이걸로 몇년동안 고생한 스텝들은 경험을 쌓았겠죠..... 다음을 기대해 보렵니다   
2003-07-11 23:11
결국은 쌔가빠지게 많은 창작물을 배출한 일본과 하청이 주를 이루었던 어두운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현실이 다시금 부각 되어 버렸다고도.....   
2003-07-11 23:09
월드컵때 저력을 원더풀 데이즈로 옮깁시다 ..   
2003-07-10 23:46
새로이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계에 파란 하늘이 열릴 `원더풀데이즈`가 오기를..   
2003-07-08 14:47
사이트를 가보니 전문리뷰 하시는분 같군요. 작품성 ★★★★ 대중성 ★★★☆ 반을 주셨군요. 스토리는 보편적이지만 기대가 되는데.   
2003-07-0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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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데이즈(2002, Wonderful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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