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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할뻔한 영화. 무서운 영화 3
vote 2004-04-03 오후 5:39:14 1190   [1]

[무서운 영화3]는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이 영화의 제작의도를 드러내 보여준다.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오직 재미있게만 만들어서 흥행 성공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어떤 영화든지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기를 바란다. 이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재미]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무서운 영화3]는 재미없다. 삶을 비춰보는 전자적 거울인 영화를 통해 존재와 세계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일상적 삶을 뛰어넘을 수 있는 충격과 감동을 받을 때, 나는 재미가 있다고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무서운 영화3]는 정말로 재미없는 영화인 것이다.

[무서운 영화3]는 무서운 영화의 3번째 영화다.  많은 관객들이 기억할만한 원전이 없으면 패러디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패러디는 가장 오래된 예술 기법 중의 하나다. 인기 있는 예술 작품을 변형하여 익살과 풍자를 통해 웃음을 주는 이 기법은 그리스 시대에도 존재했다. 영화에서 패러디 기법이 차용된 것은 1974년 만들어진 [불타는 안장]을 원조로 꼽는다. 그 이후 [젊은 프랑켄슈타인](1974) 등이 만들어지면서 특히 80년대 헐리우드의 신종 상품으로 떠올랐다.

우리가 기억하는 명 패러디 영화로는, 에이젼슈타인의 [전함 포텐킨]에서 몽타쥬 편집으로 영화학도들의 교과서가 된 오뎃사 시퀀스를 패러디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갱스터 무비 [언터쳐블스]이다. 또 유쾌한 코미디 작가 우디 알렌은 마릴린 먼로의 [7년만의 외출]을 패러디한 [브로드웨이를 쏴라]같은 패러디 영화를 만들어냈다. 애니메이션 [슈렉]에서도 [매트릭스]의 공중 부양 발차기같은 장면들이 패러디 되어 있지만, 그것보다는 고전 동화의 원전을 비틀고 재해석한 내러티브적 패러디가 더 눈에 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는 [탑 건]을 중심으로 [카사블랑카][지옥의 묵시록][늑대와 춤을][나인 하프 위크] 등이 패러디 된 찰리 쉰 주연의 [못말리는 비행사]나, 찰리 쉰이 실베스타 스텔론을 패러디 한 [못말리는 람보]같은 영화들이 흥행 성공했다. 또 [다이 하드]를 중심으로 [스피드][시스터 액트] 등이 패러디 된 [스파이 하드]와, [도망자]를 기본 축으로 해서 [타이타닉][펄프 픽션] 등이 패러디 된 [롱플리 어큐즈드] 등을 통해 패러디 스타로 떠오른 레슬리 닐슨의 영화가 있다.

진정한 패러디란 단순히 대중들이 기억하는 어떤 장면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다. 원전을 뒤집고 비트는 전복적 상상력으로 기존 가치체계에 충격을 주고 우리 의식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무서운 영화3]는 몰래 어떤 명장면을 훔쳐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장 저급한 형태의 모방에 불과하다. 우리가 [무서운 영화3]에서 진정한 패러디를 발견하는 것은 지극히 짧은 순간 뿐이다. 따라서 영화가 진행되는동안 우리는 헛 웃음을 웃게 된다.

  
[무서운 영화3]는 시종일관 가장 저급한 상상력으로 이미 흥행에 성공해서 관객들의 상업적 검증을 받은 장면들을 베끼기에만 급급하다. 패러디 정신은 실종되고 단순 모방으로 28편의 영화를 흉내내는 동안 서사구조는 비틀비틀 제 갈길을 못찾고 관객들은 헛 웃음을 쏟아낸다. 기교적으로도 각각의 씬들은 지나치게 느리게 컷트되어 있어서 웃음의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희극적 웃음은 절묘한 순간포착이다. 그러나 [재밌는 영화]의 쇼트는 늘어지고 씬과 씬의 연결은 지리멸렬하게 편집되어 있다.




원전에 대한 재해석, 그것을 뛰어넘는 전복적 상상력은 원전을 만들 때보다 훨씬 더 어려운 법이다. [무서운 영화3]는 책임감 없이 패러디 기법을 이용해서 상업적 흥행만을 노린 가장 저급한 패러디 영화다. 불행하게도, 흥행 성공이라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런 영화를 두 번 다시 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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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영화 3(2003, Scary Movie 3)
제작사 : Dimension Films, Miramax Films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수입사 : (주)태원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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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시간
  • 90 분
  • 개봉
  • 2005-09-15
  • 전문가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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