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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ittersweet Life.... 달콤한 인생
kysom 2005-04-02 오전 3:15:31 1220   [4]

1. 영화의 시작부에 흘러나오는 나레이션. 봄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고, 제자가 스승에게 묻는다. "지금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이냐? 바람이 움직이는 것이냐?" 이에 스승이 보지도 않고 말하길, "움직이는 것은 네 마음이다." 대단히 매혹적인 도입부이긴 하지만, 실제로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이 나레이션의 50%뿐이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50%와 사실상 동등하지않다. <달콤한 인생>은 바로 그 나머지 50%, 감정의 일렁임을 가져왔던 그리고 그 감정으로 인해 파국으로 갈수 밖에 없었던 관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클라이맥스는 조직의 보스(김영철)와 김선우(이병헌)의 마지막 대면장면이다.

 

 

2. 이 영화는 <장화, 홍련>처럼 비주얼에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그 의미와 결과는 <장화, 홍련>과 다르다. 마치 집에 어떤 문양과 색상의 벽지를 발랐느냐는 것이 아닌, 촬영을 통해서 얻어낸 색감, 밝기, 질감에 의한 것이라고 해야하나? 도회지의 밤을 그 느낌 그대로 받을수 있도록 촬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특히 잘 보여주는 것이 이병헌의 운전장면이다. 그러면서도 낮장면들은 음산하고, 황량한 느낌을 준다. 밤보다 더 밝지않고, 해는 떠있지만, 뭔가 스산한 느낌...  그러나 이것이 엄밀히 무슨 대비나 대조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영어제목처럼(A Bittersweet Life) 행복을 느낄수있는 국면과 고통/슬픔을 느낄수 있는 국면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그 대조는 소국면속에서 교차편집 되듯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의 "추락"과 함께 서서히 쓰디쓴 고통의 터널로 옮겨간다.

 

 

3. 그리고 여기서부터 빈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달콤한 인생>이 영화의 화두에 던진 나레이션과 실제로 풀어내어지는 극 전개의 핵심 사이의 간극에 기인한다. 보스 김영철은 의외로 본인의 감정에 충실한 인물로 나온다. 바로 그 감정에 의해 이병헌을 총애했고, 그를 버린다. 그런데 이병헌은 관계에 충실한 인물이다. 본인은 그 관계가 순항해왔고, 현실속에서 벌어진 사건이 그 관계에 영향을 미칠 무엇이라고 생각하지않는다. 즉 김영철은 감정으로 관계를 규율하려 하지만, 이병헌에겐 그 관계와 감정은 별개다. 바로 이 화해하지 못하는 충돌이 이 영화의 극전개에 있어서 핵심인데, 이것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계속 흔들린다. 그렇기에 영화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더이상 화두를 둘러싼 극전개를 그만두고, 철저하게 보여주기에 주력한다.

 

 

4. <달콤한 인생>에서 최대 수혜를 받은 연기자는 <이병헌>이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있는 호흡을 유지하도록(이것의 최대 수혜자는 관객이다) 포장되어졌지만, 그렇게 연기하지는 못했다. 그의 입안으로 씹어삼키는듯한 대사 발성은 단지 사운드 탓이라고 하기에는 잘 들리지않았다. 총소리 때문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정말 빛을 발한건 오히려 <신민아>의 그 따뜻한 웃음이다. 그녀는 영화 중반부이후 버려졌지만, 그 미소 하나로 전반전의 승자가 되었다. 황정민의 악역연기는 섬뜩하고, 코믹했지만, 두마리 토끼를 다 잡지는 못했다. 그 소원은 그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루어졌다. "에이... 씨팔...."

 

 

5. 아마, <장화,홍련> 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김지운>감독의 영화를 보면 우리는 미디어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자꾸 다른 영화가 생각나고, 그것이 실제로 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무슨 영화가 생각났는지는 일일이 언급하고 싶지않다. 단지 애꿏은 <Kill Bill>에 대한 나의 욕설이 불현듯 되살아났다. 얼마나 영화를 테크니측면에서 정교하게 만드느냐, 비주얼 죽이고, 사운드 짱짱하게( 이영화를 보신분들은 이게 무슨 소린지 알것이다. 영웅본색도 총소리가 이렇게 크진 않았다. 일부러 키운것처럼...)말이지, 이런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정말 얼마나 소화를 제대로 시켜서 구현하느냐, 단지 이렇게 한번 비틀고, 거기에 딴거 살짝 갖다 붙이고 하는 식이 아니고 말이다. 그게 이제 영화 3~4편 만들고, 뭇사람들의 주목이 쏠리는 시점에서 한번 고민해 봐야 하는 중요한 이슈 아닐까?

 

 

6. 다시 마지막으로 돌아가서.... 김영철은 "왜 흔들린거냐?"라고 묻는데, 거기에 대고 이병헌은 "개처럼 일한 나에게 어찌 이럴수 있냐고" 항변한다. 어쩌면 관객들은 이말을 듣자고, 2시간을 극장에서 앉아있었던 것은 아닐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어쩌면 관객과 감독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처럼 들린다. 그리고 그 씁쓸함은 이병헌의 미소로도 메우기에는 너무나 혼란스럽고 난잡하다. 마감시간이 되자 서둘러 철시하는 경품 행사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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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2005, A Bittersweet Life)
제작사 : 영화사 봄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cjent.co.kr/bitter-sw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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