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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말란 감독에게 고함 빌리지
rcnhorg7 2004-10-06 오후 6:02:03 1946   [3]

 




이제 헐리웃 영화계를 주름잡는 작가중 하나가 되어버린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주류 영화계에
활동하면서 자신의 영화를 매니아용 영화로 만들어 온 몇 안되는 감독중 한명이다. 특기는 반전
다루기이며 전혀 연기파 배우와는 거리가 먼 브루스 윌리스에게 드라마 영화에서의 가능성을
심어준 대단한 작가이기도 하다.

'식스센스'는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오히려 영화를 본 사람보다 영화의
반전을 아는 사람이 더 많은 몇 안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결국 나이트 샤말란 감독을 키운것은
팔할이 '반전'이었고 우리는 그의 영화의 반전을 보기위해 또 극장문을 열고 들어간다.
인도색채는 없지만 왠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존재할법한 신비주의적 색채와 미스테리, 그리고
가족주의가 그의 영화를 구성하고있는 커다란 테두리다. 하지만 그의 존재를 만든 결정적인
요소는 어쩔 수 없는 반전이다.

'언브레이커블'은 그와 대중을 갈라놓은 영화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감히 '실수'라 단정짓지는
않겠다. 초인이라 불리우는 사람의 생의 고통과 역경, 그리고 아킬레스건을 스스로 제거하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얻는 과정을 그린 마음속에선 따뜻함이 피어나는걸 일부러 차갑게 감춘
불쌍한 영화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은 그의 영화에서 반전만을 찾아내는데 익숙하여
결국 이 영화는 대중들의 실망속에 자리잡을 수 밖에 없었던 듯 하다.

그것은 '싸인'의 국내 흥행 실패로 이어진다. 미국에선 2억달러가 넘는 성적을 거둔 이 영화가
국내에서 실패하게 된 것은 더이상 걸쭉한 반전 작가로서의 샤말란을 대중들이 믿지 않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싸인'은 가족영화판 '지구를 지켜라'다. 그렇다고 '지구를 지켜라'의
잔혹동화적 음울함을 닮아있다기 보다는 인물들의 기행적인 요소가 가족의 상실과 유아기적
보호본능에 기인한다는 공통점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전혀 믿지 않아할 실체를 직접
보여줌으로서 그들이 겪은 고통이 '망상'은 아니었음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실 '싸인'의 또다른 패인은 반전이라 불리울 요소가 없는 영화라는데 요점을 두고싶다.
'식스센스'때부터 느릿느릿 흘러가는 스토리텔링은 어쩌면 빠르고 감각적인 오락영화의 취향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쥐약일 수 있다. 솔직히 본인도 정적이고 차분한 영화보다는 속도감있고
휘향찬란한 영화에 익숙한터라 샤말란 영화에서 본인의 취향은 찾을 수 없지만 드라마
작가로서의 가능성은 믿고있었다. 그것이 내가 샤말란 감독에게 매번 속으면서도 그의 영화를
계속 봐왔던 이유이다.

혹자는 '와호장룡'이후로 우후죽순 생겨난 홍콩 무협영화 때문에 '와호장룡'의 그늘이란 표현을
서슴지 않고 이안 감독이 '헐크'의 감독을 맏은 사실조차 냉소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와 비슷하게
혹자는 '식스센스'이후로 우후죽순 생겨난 반전 스릴러 때문에 '식스센스'의 그늘이란 표현을
서슴지 않고 영화 내용이야 어쨌든 반전만 끝내주면 된다는 식의 영화들을 비난하기도 한다.
가끔 정말 그런 흐름때문에 대충 만들어진 영화들을 보면 아류라 불리우는 영화들이 왜 욕을
먹는가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원류를 존중하는 태도는 잃어버리지 않는다. 영화를
비판하기에 앞서 영화 자체를 존중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믿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그 원류에 앞장선 작가란 수식어가 붙은 감독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다. 본인은 샤말란 감독에게
적어도 '배신감'은 느끼지 않았던 탓에 존중의 태도를 보여왔다. 물론 이것이 내가 꼭 그의
팬이라는 말은 아니다.

 

 

 


'빌리지'는 샤말란표 영화의 명성이 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온 예다. '식스센스'의 브루스
윌리스나 할리 조엘 오스먼드를 기억하는 이는 없어도 이 영화 덕분에 아카데미 후보와 명망있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뮤리엘의 웨딩'의 토니 콜렛을 기억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싸인'의
멜 깁슨은 기억해도 삼촌으로 나와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보살피던 와킨 피닉스를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가 단순히 주인공들이 이끄는 드라마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도 신경쓴 영화란걸 알아본 배우들이 하나 둘 그의 영화에 싸인하기
시작해 영화는 연기파 배우들이 이끄는 탄탄한 영화라는 증명을 미리 하고 있었고 '싸인'의
외계인이나 '언브레이커블'의 초인처럼 이상한 분위기가 감도는 마을을 내세우면서 영화가
주는 새로운 중심 소재와 샤말란 감독이 가져다 줄 가공할만한 반전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의심해보기도 하면서 이 영화를 기다렸다.

아이비는 루시우스를 좋아하고 둘은 사랑하는 사이다. 하지만 혈기왕성한 루시우스는 마을에
다친 사람의 약을 구하기 위해 건넌 마을로 간다고 한다. 어른들은 확답을 못내리고 다만
마을 밖의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마을안의 금지시 되는 무엇인가와 비밀스러운 것들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괴물들을 드러내 보이며 공포의 존재를 확실하게 하지만 그 공포의
대상이라는 것에 대해 극중의 사람들과 관객들은 공유할 수 있는것들은 없고 마치 그냥
이 마을 사람들이 공포스러워 하는건가보다 하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평소 느껴보지 못한
동떨어진 공포를 그들은 무서워 하고있는 것이다. 사실 샤말란 감독의 영화는 공포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 두려움을 직접 체험하는 사람들의 드라마를 다루고 있기에 이 공포에 대한
부분은 일단 넘어가보자.

'빌리지'의 다른 이야기는 사랑이다. 사랑의 힘이 사람을 살리고 죽인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샤말란 감독은 가족에 대한 사랑은 잘 다루지만 연애 관계에 있어선 나처럼 젬병인가보다.
한없이 겉돌며 같은 수준의 애정의 갈등만 반복하는 이야기는 보다보면 애절하기 보다는 제발
뭔가를 보여주길 원한다. 결국 노아(애드리언 브로디)의 욕심으로 이야기는 겨우 진척이
되지만 그 절정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너무 늘어지고 안일한 구성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반전의 부분은 굳이 밝힘으로서 화를 자조하지는 않겠지만 난 말하고 싶다. 샤말란 감독은
드라마는 잘 쓰는 편이니 이제는 공포 스릴러를 접고 미라맥스같은 영화사에서 아카데미용
겨울 시즌 가족드라마를 계획하는 편이 더좋을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주류 영화의 세계는
그렇게 호락호락한게 아니고 결정적으로 작가의 욕심이 너무 커지면 화를 자초하기 마련이다.

마틴 브레스트는 드라마 감독에서 코미디 작가로 변신하고 싶어서 '지글리'같은 영화를 썼는지
모르겠으나 샤말란 감독은 계속 고정된 이미지로 작가 활동을 하다보면 남는건 매너리즘 뿐일
것이다. 그리고 '빌리지'는 흥행은 했지만 내가보기엔 작가의 가장 큰 위기점이고 빠른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그는 빼도박도 못하는 주류 감독이고 몰락과 성공이 종이 한장 차이인
다른 감독들에 비해선 작가로서 대접받는 감독이라 그에게 '몰락'이란 표현은 그리 쉽게 쓰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의 그런 이미지가 결국 구태의연한 영화 '빌리지'를 낳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당장 변신을 시도하라. 하지만 진정 반전영화의 감독으로 남고 싶다면
제발 '환상특급'같은 영화를 참조하길 바란다. 당신보다 영특한 반전을 구상하면서도 내러티브가
딸려 낑낑대는 녀석들이 새고 샜으니 말이다.

'빌리지'를 좋게 본 사람도 많이 있을테지만 내가 본 '빌리지'는 샤말란 작품중 가장 안일하게
만들어진 영화란 생각이다. 하지만 가능성을 믿기에 다음 작품은 좀 색다른 작품이길 원한다.
마치 호주로 돌아가 머리를 식히고 돌아온 알렉스 프로야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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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2004, The Village)
제작사 : Touchstone Pictures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공식홈페이지 : http://www.village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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