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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시티 라이트
andrew1130 2008-01-04 오전 2:24:25 1004   [3]
 

오프닝 크레딧이 지나가면 시티 라이트라는 거대한 네온사인 불빛의 타이틀 뒤로 밤의 도시 전경이 보인다. 도시의 등불이라는 타이틀이 마치 어둔 도시를 밝혀주듯 등장하는 이 오프닝 쇼트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이 영화는 빽빽하게 들어찬 빌딩과 자동차들, 많은 익명의 인파들로 대변되는 ‘도시’와 그것을 밝혀주는 ‘등불’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프닝 타이틀 쇼트가 끝나고, 페이드 인되면 타이틀 쇼트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도시의 빌딩 숲 전경이 보인다. 프레임 하단 광장에는 빽빽하게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카메라는 이들의 등 뒤에서 양 옆의 건물들과 맞은 편의 건물들 사이에 놓여있는 사물을 소실점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빵빠레가 울리고 이윽고 첫 번째 자막 쇼트가 등장한다. “도시의 시민들에게, 우리는 이 평화와 번영이라는 이름의 조형물을 기증하는 바입니다.”이 말은 현재 자막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카메라를 향해 등을 돌리고 있는 이 시민들에게 던지는 말이고, 자막 쇼트 이전에 천으로 덮여져 있던 그것은 아마도 기증되는 조형물인 듯싶다. 자, 그렇다면 이 말은 누구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말인가? 그것은 다음 쇼트, 조형물 앞에서 연설하는 누군가의 것인 듯 보인다. 그것은 머리가 벗겨진 한 풍채 좋은 남자와 그의 소개를 통해 시민들 앞에 등장한 꽃다발을 든 귀족부인 같은 여자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그들의 목소리이다. 마치 곤충들이 내는 앵앵거리는 소음소리 같은 그들의 목소리는 영화 전체를 통틀어 이 첫 번째 시퀀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 사운드는 분명히 어떤 분명한 예술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것 같은 이 조형물들과 시민들 앞에서 기증식을 거대하게 하는 이 시퀀스를 보고 프랑스가 미국의 독립 100년을 축하하며 선물했던 자유의 여신상을 떠올려보는 것도 맥락상 그리 생뚱맞은 일도 아닐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이들이 내는 앵앵거리는 모기소리나, 이 역사적인 순간에 채플린이 조형물 속에서 잠을 자거나, 숨는다거나 하는 등의 우스꽝스런 몸짓을 보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는 것의 예술적 의도가 무엇인지는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왕실(꽃다발을 든 귀족부인)의 역사만큼이나 긴 조롱과 아첨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사람들의 미국 예찬에 대한 적절하고 정확한 조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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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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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라이트(1931, City L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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