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플래툰] [7월 4일생] [하늘과 땅]), 60년대 문화 운동([도어즈]), 정치적인 부패([닉슨]), 역사 이면에 감춰질 뻔한 음모([JFK]) 등 언제나 예민한 소재들과 주제의식이 담긴 작품을 들고 격렬한 논란의 격전지로 힘찬 돌격을 가하던 올리버 스톤 감독. 그가 갑자기 자신이 잡았던 방향타를 180도 돌려 맨 처음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왔다. 언제나 영화적인 평가보다 정치, 사회적인 의미에 있어 더 많은 평가를 받아온 그가 선보인 최근작 [U-턴]은 여타 작품에서 보여온 정치적인 소재나 의도는 배제된 채 감독의 순수한 영화 열정 만으로 만들어진 작품.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장르 요소를 결합시켜 영화의 오락적 기능을 극대화시켰다. 독특한 카메라 앵글이나 속도감 있는 수차례의 교차 편집을 비롯 재기발랄한 기교와 장치들이 돋보이는 [U-턴]은 그가 마틴 스콠지 감독 밑에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던 청년 시절의 열정을 되살려 만든 작품이다.
[U-턴]에는 곳곳에 [U-턴]만의 영화적 매력이 포진해 있다.
제니퍼 로페즈의 남편으로 등장해 악한의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닉 놀테나 밉살스러운 정비소 주인을 능청스레 연기하며 독특한 분장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는 비릴 밥 손튼과 같은 중견 연기자들부터 숀 펜에게 구애하며 다짜고짜 따라붙는 철부지 바람둥이 역의 클레어 데인즈와 카메로 출연한 리브 타일러 등의 스타들까지 탄탄한 연기파 조연들이 출연해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음악계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엔니오 모리꼬네가 선보이는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U-턴] 만의 매력. 영화가 삶과 죽음에 얽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엔니오 모리꼬네는 그 무게를 조롱하듯 가볍고 경쾌한 음악들을 영화 곳곳에 삽입했다. 페기 리의 "It's a Good Day"나 글로리아 린의 "Speaking of Happiness" 등의 노래는 긴박한 사건의 흐름과 대조를 이루며 극적 긴장을 이끌어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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