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편 영화, 그 실체를 드러내다
완성도 높은 작품성과 영화제를 통한 일반인들의 호응을 기반으로 [대학로에서...있다]는 본격적인 디지털 영화 국내 최초 극장 개봉이라는 또 하나의 모험을 시도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독립영화를 전문으로 배급해 오던 (주)인디스토리와 16mm 장편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개봉 신화를 이뤘던 (주)인츠닷컴의 인큐베이팅 사업에 선정, 개봉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대학로에...있다]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디지털 장편영화 배급지원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본격적인 디지털 영화의 극장개봉이라는 한국영화사상 전대미문의 시도에 결실을 맺게 되었다.
매료된 관객들... 그들은 뭉치기 시작했다!!!
2000년 5월에 있었던 인디포럼2000에 출품되는 것을 시작으로 [대학로에...있다]는 독립영화계에서부터 열광적인 호응을 얻는다. 인디포럼2000에서 관객들의 높은 호응 속에 심야상영 2회 연속 매진을 기록한 사건은 그대로 제4회 부천국제영화제 '제한구역' 부문 초청으로 이어졌다. 세계적으로 엄선된 '엽기적인' 영화만을 상영하는 '제한구역' 부문에 상영된 이 영화에 쏟은 관객들의 관심은 인터넷 접속률 1위라는 기록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평단이 아닌 영화제의 일반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시작된 '대학로 열풍'은 곧바로 매체의 주목을 받게 되고, 이 영화가 있기까지 힘겨웠던 좌절과 희망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지면을 통해 알려지기에 이른다. 이어서 한국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총망라하는 제3회 독립예술제2000의 개막작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된 국제적인 규모의 디지털 영화제 'RESFEST DIGITAL FILM FESTIVAL(미국)' 서울 투어의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해외 디지털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디지털 테크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상상력의 디지털화된 표현.
애니메이션으로나 가능할법한 장면들이 눈앞에서 실사로 펼쳐진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보여주는 하드코어의 감수성이 이 영화에서는 사회현실의 독특한 풍자와 맞물려 드러나고 있다. 매춘하는 여고생은 일본 애니메이션 장르 중 하드 코어 포르노 그래피의 그것과 닮아 있고, 담임선생의지시 하에 움직이는 가상의 단체 SDH사나 그들에 의해 사이보그로 부활하는 여고생의 신체는 [공각기동대]나 [사일런트 뫼비우스]의 특수경찰과 여전사를 떠올리게 한다.
디지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못지 않은 파격적 감수성과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감을 보여주는 작품. 일본 애니메이션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영화!
고감도 테크닉컬 사이버 이미지
여고생의 복부가 관통되면서 튀어나오는 태아의 이미지, 킬링머신으로 부활하는 여고생의 신체 이미지, 총격전에서 가슴을 관통당하며 흘리는 녹색 피의 이미지 등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 이는 완벽한 특수분장과 효과로 표현되고 있다. 이 영화의 사이버 이미지의 결정판이자 이 영화의 가장 강렬한 이미지는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성기총'. 여고생이 킬링머신으로 부활하면서 여성을 포기하는 대가로 받은 스텐레스 질감의 남근 모양 총은 기계신체의 이미지에다 가치전복적인 섹슈얼한 이미지를 부가시킴으로써 영화 전체를 통해 가장 충격적인 장면을 선사한다.
(2000년 12월 30일 개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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