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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2003, The Mother)
배급사 : (주)동숭아트센터
수입사 : (주)동숭아트센터 / 공식홈페이지 : http://www.mother2005.co.kr

마더 예고편

한 인간으로서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은 어머니 38jjang 10.02.04
중년의 사랑 duck7717 06.11.12
케이블에서 해줘서 봤음. ★★☆  shelby8318 09.06.08
늙은 노년의 삶 ★★★★  gg330 09.01.11
깊게 생각해 볼 거리들을 제공해주는 영화. ★★★☆  kmhngdng 08.10.26



▪ “늙을 준비.. 되셨습니까?”
: 노년의 삶과 사랑을 정직하고 성숙하게 바라본 새로운 시선


한국의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랬듯, 순종적이고 답답한 가정주부로서 살아온 지난 날을 되돌아본 메이는 그 세월동안의 공허함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자식들은 그녀가 그 일상에 만족할 것이라고 그저 치부해버린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난 그녀는 자식들 곁에서 남은 생을 의지하며 지내려고 하지만 자식들은 이제 그녀의 존재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폴라는 메이가 자신을 소중히 대해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뭔가 이루어 보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녀를 비난하고, 바비는 메이에게 의례적인 아들 노릇 이상을 하기에는 사업 때문에 너무나 바쁜 형편이다.

이 영화는 좀처럼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고 따라서 편안하게 감상하게 만들어주진 않는다. 폴라의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한명인 늙은 브루스는 “세상이 나만 빼고 빠르게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나만 남겨진 채 바보가 된 느낌이죠”. 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남편의 죽음으로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 스스로가 자신의 일을 결정할 위치에 서게 된 메이는 결코 채울 수 없는 공허한 구멍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말한다. “난 아직 늙은이가 될 준비가 안됐어” 라고. 그리고 그때부터 다른 것을, 과거에서 등을 돌리고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없어진 줄 알았던 욕망이 다시 생겼을 때 많은 대가를 치루더라도 자신의 욕망을 선택하게 된다.

성과 사랑, 관계에 대한 비범한 시각을 지닌 작가 하니프 쿠레이시와 웰 메이드 드라마의 대가 로저 미셸 감독은 이제까지 아무도 생각해보지 않으려 한 노년의 성과 사랑, 나아가 삶의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질문을 던진다. “사랑의 감정이 어울리는 나이가 따로 있을까?” “나이가 들면 뒷자리에서 서서 현명한 양보와 이해를 베풀어야 한다는 통념은 젊은이들만의 편견은 아닐까?” “가족의 의미가 점점 더 흐릿해지는 요즘, 앞으로 닥칠 노년기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는 마치 의학드라마에서 까다로운 수술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카메라처럼, 이 영화는 감정의 소용돌이로 위험스럽게 빠져드는 메이를 조용하게 지켜본다.

▪ 도시에 사는 자식들을 찾아온 노부모의 ‘런던이야기’

영화의 첫 부분을 기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한 것에 대해 시나리오 작가 하니프 쿠레이시는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 그리고 시골과 도시의 대비가 이루어지길 바랬습니다. 도시에서의 삶의 미친듯한 속도와 노인들에게 무관심한 아이들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 초반부의 느낌은 오즈 야스지로의 1952년작 <동경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동경이야기>의 노부부는 결국 고향에 돌아오고 얼마 안 있어 부인이 죽는다. 영화는 이를 통해 인생의 무상함과 부모와 자식, 현대인의 삶 속에서 가족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가는가를 관조하며 통찰한다. 하지만 <마더>는 <동경이야기>의 영국 버전이라기보다는 좀 더 전투적으로 나아간다.

가족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세한 균열과 긴장감을 예리하게 담아내는 카메라는 ‘가족’이라는 이름이 주는 그저 따뜻하고 아름다울 거라 예상하는 기존의 보수적 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도시 생활의 멀끔한 외피 뒤에 숨겨져 있는 관계에 대한 잔인함은 매우 일상적이고 당연하게 벌어진다.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사건조차 업무 스케줄보다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손주들은 본체만체 노인을 무시하기 일쑤이다.

이에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가만히 뒷켠으로 물러나 조용히 죽을 대기를 하고 있어야 마땅할 것으로 치부해왔던 ‘늙은 엄마’가 당황스럽게도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남편의 죽음으로 공황 상태에 빠진 메이가 예민하게 행동하자 아들 바비가 “엄마, 까다롭게 굴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에 대해 메이는 “왜? 난 까다로우면 안되니?”라고 반문한다. 마침내 그녀는 양로원 들어갈 날만 기다리며 고향에서 천천히 죽어가느니 차라리 런던에 있는 자식들 곁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삶을 찾아가려는 그녀는 어찌 보면 매우 이기적인 짓을, 하지만 인생을 놓치지 않고 다시 시작하려는 자신감을 보여준다. 물론 그 대가는 너무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만 말이다.

파격적이고 에로틱한 로맨스이며 한편으론 심리적으로 치열한 가족 드라마인 <마더>는 점점 파편화 되어 의미를 상실해 가는 가족 안에서, 평균 수명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그저 여생(餘生)이 아닌 인생(人生)을 살아가야 하는 문제를 떠안게 된 노년을 어떻게 끌어안아야 하는가 라는, 이제까지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총 7명 참여)
kisemo
기대     
2010-02-06 19:39
shelby8318
휴...     
2009-06-08 21:30
nabzarootte
아름다운 영화     
2007-04-30 18:39
cinei33
정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나갈지 궁금해 지네요 ^^;;     
2005-06-15 16:35
cmi62
정말 현실에서 이런일이 있을까요? 있다면 사랑의 힘은 대단한것 같군요..     
2005-06-13 13:19
nexmack
흠.. 그렇네요;;     
2005-06-12 22:30
huhugirl
정말 끔찍한 설정이네요~ 가족끼리 등지고 살아야 할지 사랑을 버려야할지...정말 어려운 선택입니다.     
2005-06-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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