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령(1996, Joyurei)
배급사 : 필름뱅크
수입사 : 디지털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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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사상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
[여우령]은 엽기적 살인이나 잔혹한 묘사보다는 점층적으로 쌓여가는 심리적 공포를 예리하게 드러내는 심층 심리학적 공포물이다. 지금까지 보여진 수많은 공포 영화의 장르적 기법들보다 진일보된 모티브와 장치들을 동원하여 관객들의 이성을 철저히 분쇄시키며, 일본 영화사상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라는 격찬을 받기에 이른다. 그리고 [여우령]으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기법들은 [링], [링2]에서 절정을 이루게 된다.
물처럼 스며들어 뼈속까지 사로잡는다!
[여우령]에서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초현실적 존재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은 흥미진진한 미스터리적 구성을 따라가고 있다. 평범한 일상과 현실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비현실적인 세계와 존재에 대한 호기심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관객의 마음 속에 호기심으로 던져진 충격은 관객의 정서 속에 심리적인 동요와 자극을 일으키게 된다.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 속에서 관객들의 긴장감은 서서히 고조되며, 공포는 물처럼 우리 곁에 스며온다.
[여우령]에서 보여지고 있는 이러한 방식의 숨막히는 긴박감과 공포는 [링]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나카다 감독의 영화 성공의 비결은 탄탄한 구성과 일관된 연출력을 지닌 [여우령]에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 작품이 없었다면 [링]은 지금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다.
우물, 비디오... 이번엔 촬영장이다!
[링]에서 저주를 품은 유령, 사다코는 비디오를 통해 자신의 저주를 퍼트리면서 우물 속에 존재한다. [여우령]에서 저주를 품은 유령은 영화 촬영장 스튜디오에 존재하며 영화 필름에 나타난다. 비디오와 영화, 촬영장, 방송국이라는 소재들은 나카다 감독의 영화 속에 일관된 맥락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나타다 히데오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특별한 공간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령들은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고, 언제든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것의 존재 공간으로서 비디오, 영화라는 매체를 선택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영화 촬영이라는 메커니즘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미디어와 매체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영화들 속에서는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는 매스 미디어의 위력과 병폐들, 창조자로서의 연출가에게 운명처럼 부과된 자신이 창조한 것에 의해 파멸 당하는 희생자로서의 말로, 무엇보다 거대한 초자연적 존재 앞에 스러지는 인간 존재의 무기력함과 나약함이 엽기적 살인마나, 초자연적 존재보다 더 큰 공포로 다가온다.
그로 인해 [여우령]에서 볼 수 있는 공포는 단순한 유령의 존재에 대한 공포를 넘어서고 있다. 영화 촬영장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촬영장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흥미를 더해주면서 일상적인 모든 것의 내부에 잠재된 공포를 일깨우게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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