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두 남자의 파란만장 버디 무비
<로니를 찾아서>는 로니를 찾기 위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사건을 통해서 조금씩 변해가는 ‘어른들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영화다.
복수심으로 가득 차 가정을 돌보는 일마저 뒤로 한 채 로니를 찾는 데에만 온 관심을 쏟는 인호와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언제나 낙천적인 마인드로 한국 생활에 적응한 방글라데시인 뚜힌은 로니를 찾기 위해 만난 숙명적 관계로 ‘로니 찾아 삼만리’의 여정이 시작된다.
<로니를 찾아서>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남자의 기묘한 동행을 카메라 속에 담으며 인호와 뚜힌의 관계 속에서 한국인-제 3세계 국적의 외국인 사이의 갈등이나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린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의 어려운 현실만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사소한 사건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편견을 가졌던 사람들과 이웃이 되어가는 모습을 버디무디 형식으로 담아낸다.
요리사 자격증에 멘사 회원증까지 가지고 있는 뚜힌은 소위 방글라데시의 엘리트이다. 하지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그는 불법체류 신분이 되고, 그가 가진 무수한 자격증은 종이조각에 불과하게 된다. 그런 뚜힌을 보면서 인호는 가슴 한 켠에는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세상과 자신을 돌아보는 인생의 전환점을 경험한다. 뚜힌과 인호는 여러 사건사고를 함께 겪고,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둘은 서서히 친구가 되어 간다. 그리고 인호는 자신이 왜 로니를 찾는지 그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로니를 찾아서>는 인호가 ‘뚜힌’이라는 존재를 만나면서 로니를 찾는 목적도 이유도 점차 변화를 겪으며, 초심의 복수가 인생의 새로운 ‘파랑새’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신선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정감 넘치는 위트와 색다른 시선의 조합이 유쾌하다! 낯선 이방인에서 친구가 되어 가는 이야기
<로니를 찾아서>는 친근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 설정을 통해 ‘외국인-한국인’의 분할된 시선을 넘어 외국인이기 이전에 같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의 이야기를 자연스러운 위트와 따뜻한 시선으로 경쾌하게 그려낸다.
반칙인지도 모르고 휘두른 한방으로 태권도 사범 인호를 제압한 외국인 로니와 한국말을 어디서 배웠는지 존댓말은 하는 법이 없이 언제나 반말로 입담을 과시하는 뚜힌. <로니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시종일관 밝고 정감 넘치는 우리의 이웃 같은 친구로 등장한다. 낯선 이방인으로 만났지만 한국에서 함께 살아가며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한국 음식을 먹고, 때론 친구에게 방글라데시 음식도 맛보여주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는 인호와 뚜힌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동네 이웃의 모습과도 다름이 없다.
<로니를 찾아서>는 이방인에서 ‘이웃’으로, 이웃에서 우리의 ‘친구’가 된 그들과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남들은 웃지만 ‘나’는 웃지 못할 일생일대의 굴욕 사건! 온 국민을 사로잡을 공감 백배 드라마
태권도 사범이 초짜 중의 초짜에게 한방에 나가 떨어졌다?! 인호의 태권도 사범 인생 최악으로 기억될 이 사건처럼 누구나 한번쯤은 사람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는 굴욕사건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순간의 방심이었든 혹은 실력일지라도.
태권도에서 얼굴을 가격하는 건 반칙이지만, 외국인인 로니가 이런 룰을 알리 만무하다. 인호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 로니의 반칙 한방에 당하고 만다. 때문에 인호는 더욱 억울하다. 본인의 상식에선 예상할 수 없는 반칙으로 인해 자신이 쓰러졌지만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오직 ‘태권도 사범이 한방에 당했다’는 사실만 기억한다는 것을 견딜 수가 없다. 태권도 룰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해주는 사람도 얼마 없다.
<로니를 찾아서>는 그날 나는 왜 그랬을까? 혹은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어 자기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며 변화하는 마음의 여정을 담아 내고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관객은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 인호의 여정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된다.
제작비 4억 6천 만원의 예산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
사소한 집착이 한 개인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그린 <로니를 찾아서>는 평소 사람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았던 감독이 4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시나리오로, 2008년 6월 23일 크랭크인을 시작으로 25회차 촬영, 4억 6천 만원의 예산으로 완성됐다. 영화진흥위원회 HD 장편 극영화지원작인 <로니를 찾아서>는 지방과 서울, 그리고 방글라데시 현지 로케까지 한정된 예산안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프로덕션 계획을 세워야만 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제작팀은 하루 24시간 혹은 밤을 새며 무리하게 촬영을 진행하기보다는 밤 촬영 씬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하루 평균 9~10시간의 계획적인 스케쥴을 고수하며 안정적으로 현장을 운영했다.
<로니를 찾아서>는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짜임새 연출과 화면 구성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등을 촬영한 정성욱 촬영감독의 손을 거쳐 화려하게 구현됐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컷이 거의 없는 <로니를 찾아서>는 바스트샷이나 풀샷을 주로 활용하는 가운데, 클로즈업 장면을 비롯해 인물의 감정선을 이야기할 때는 각 상황에 따라 핸드헬드를 적절히 이용해 관객들에게 등장 인물들의 심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히 두명이 등장하는 장면이 유난히 많은 <로니를 찾아서>는 인물간의 화면이나 배경 구성에서 거리의 전봇대 하나도 소품으로 갖다 놓은 듯 한 프레임 속에 작은 것 하나 놓치지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세련된 대칭구도를 보여줘 안정감을 더한다.
단 4명으로 구성된 2박 3일간의 방글라데시 판타스틱 촬영기
한국 촬영분을 모두 마친 후 뭔가 아쉬움이 남았던 제작진. 빠듯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영화의 퀄리티를 위해 방글라데시 로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예산 탓에 감독, 촬영감독, 제작부장, 배우 딱 4명만이 방글라데시로 향한다.
사전 헌팅 없이 관광비자 하나 들고 무작정 찾아간 방글라데시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방글라데시는 홍수가 한차례 쓸고 간 뒤라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있었으며, 심지어 라마단 기간(금식 기간)이었다. 덕분에 촬영팀은 음식을 먹을 때도 심지어 물을 먹을 때도 현지인들과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초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촬영팀은 현지 코디네이터를 구하고 컨셉을 설명해준 뒤,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이곳 저곳을 헤매기 시작한다. 강, 거리, 기차 안까지… 스탭도 없이 해외 로케 현장을 통제하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국민 전체가 끼를 가졌다고 할 만큼 카메라만 들이대면 배우로 돌변하는 현지인들과 현지 코디네이터의 협조 누가 봐도 감탄할 아름다운 화면들을 카메라 속에 담아낼 수 있었다.
최적의 로케이션으로 만들어 낸 생생한 리얼리티! 숨은 공신은 연기 경험이 전무후무한 비전문 외국인 배우들
<로니를 찾아서>는 전라북도 무주와 서울 일대에서 촬영되기도 했지만, 제 3세계 이주 노동자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만큼 주 촬영지는 바로 안산이었다. 실제로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세계 곳곳의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점차 다국적 문화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안산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진행, 최적의 장소에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화면을 만들어 냈다.
<로니를 찾아서>에는 유준상, 김호정, 기주봉 등 이름만으로도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배우들이 출연, 탄탄한 연기를 바탕으로 자연스런 위트와 유머를 선보인다. 이들과 함께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백미가 또 있었으니, 이는 바로 영화 속 이주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연기 경력이 전무후무한 비전문 배우들이다. 하지만 ‘꼭 배우여야 한다’는 틀을 깨고 국내의 모든 방글라데시 관련 축제와 단체를 방문하며 찾아낸 <로니를 찾아서> 제작진의 과감한 캐스팅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최적의 요소가 되었다. 영화 속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곧 자신의 삶이기도 하기 때문에 비전문 배우라 할 지라도 그 누구보다 실감나게 연기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뼈에 금이 가고 깁스를 해도 촬영은 진행된다! 고난도(?) 액션 씬의 유준상 부상 투혼
태권도 시범 경기 당일, 로니에게 한방에 쓰러진 태권도 사범 인호. 유준상은 실감나는 이 한 컷을 위해 온몸을 내던졌다. 맞고 쓰러지고 또 맞고 쓰러지고… 감독의 OK 컷이 떨어졌지만 더욱 실감나는 장면을 만들어 내고 싶었던 유준상은 다시 한번 몸을 던진다. 덕분에 유준상은 다리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게 되고, 급기야 깁스까지 하고 와서는 다른 촬영분을 찍게 되는 부상투혼을 발휘, 프로정신을 보였다.
외에도 손으로 각종 격파 시범을 보이는 장면 등 ‘휴먼 드라마’ 라는 장르에 비해 태권도 사범이라는 배역 덕분에 유난히 액션씬이 많았던 유준상은 잦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로 유준상은 ‘태권도 사범’이라는 극 중 역을 위해 아들과 함께 일부러 태권도를 배우러 다니기도 했다. 또한, 영화의 실감을 더하기 위해 인호가 뚜힌을 잡는 장면에서 뚜힌에게 골목을 숨이 차도록 뛰게 하고 본인 역시 쉴 새 없이 뛴 다음에야 촬영에 임해 영화에 대한 열정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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