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라이즈 디스(1999, Analyze This)
이 영화는 [대부]에서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둔중하고 거친 마피아 세계를 180도 뒤집어서 바라보게 한 일종의 시츄에이션 코미디이다. 보스를 향한 우직한 충정부터 터프한 카리스마까지 대다수 갱스터 영화를 수놓았던 세계를 90년대 감성의 경쾌한 코미디에 담아낸 이는 [사랑의 블랙홀] [멀티 플리시티] 등 다수의 히트 코미디를 연출해 온 해롤드 스미스 감독. 갱스터 세계의 어두운 그늘을 불식시켜버린 그의 독특한 유머는 헐리우드를 시작으로 마피아의 고향 이탈리아까지 끊임없는 폭소와 환호를 받으며 "올해 최고의 코미디(뉴욕 포스트)"라는 아낌없는 찬사를 불러 일으켰다.
[매트릭스] [엔트랩먼트] 등 특수효과의 힘을 빈 현란한 SF 블록버스터들이 넘쳐 났던 1999년 상반기. 로버트 드 니로와 빌리 크리스탈 주연의 코미디 [애널라이즈 디스]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0주간 박스오피스 Top 10에 랭킹 되었으며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기도 했다. 제작비 3000만 달러. 총수익 1억 500만 달러. 천정부지로 치솟는 제작비에 지친 헐리우드 제작자들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은 듯 분주히 [애널라이즈 디스]의 성공 원인 분석에 나섰고 [애널라이즈 디스] 제작팀은 이미 그 후속편 작업에 돌입했다. 한때 헐리우드 최고의 유행어는 "헐리우드에서 실속있게 성공하려면 [애널라이즈 디스]를 분석하라"라는 말이었다고.
도통 설명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처방대로 따르지도 않으면서 갖은 회유와 협박까지 동원해 치료를 요구하는 마피아 보스 역의 로버트 드 니로. 그리고 밤낮없이 막무가내로 찾아와 중상을 호소하는 무지막지한 보스에게 질려버린 빌리 크리스탈. 뉴욕 타임즈가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냈다"고 평했을 만큼 그들은 최고의 파트너쉽을 발휘했다. 마치 테니스 코트를 넘나드는 공처럼 리드미컬하고 자연스럽게 치고 받는 두 사람의 대화는 시종일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한다. 특히 카리스마와 진중함이 느껴지는 [대부]의 비토 콜레오네나 [언터쳐블]의 알 카포네를 연기해온 로버트 드 니로는 마피아 보스에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웃지 못할 콤플렉스를 능청스레 표현해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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