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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타는 여자들(2020, Sewing Sisters)
제작사 : 플라잉타이거픽쳐스 / 배급사 : (주)영화사 진진

미싱타는 여자들 : 1차 예고편

[인터뷰] 호명과 치유 <미싱타는 여자들> 김정영, 이혁래 감독 22.01.25
[리뷰] 토닥토닥, 그리운 친구들아 (오락성 6 작품성 6) 22.01.18



“전태일 말고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름들” ? 봉준호 감독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초청작!
국내 유수 영화제가 선택한 2022년 첫 필람 다큐멘터리!


1970년대 평화시장 소녀 미싱사들의 어제와 오늘을 다시 그리는 <미싱타는 여자들>은 개봉 전부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을 포함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제22회 제주여성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주인공들을 ‘무명의 투사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 강소원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사료와 구술을 통해 그 시대 여성들의 삶을 새로 써 내려간 영화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영화를 먼저 만난 관객들은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배움’을 향한 열망과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했던 의지에 감동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또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이숙희’, ‘신순애’, ‘임미경’ 세 주인공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열정과 인간답게 살고 싶었던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에 담긴 소망을 전했다. 이 밖에도 <미싱타는 여자들>은 제10회 대구여성영화제, 제16회 런던한국영화제, 제8회 춘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다양한 지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대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 <미싱타는 여자들>은 과거 여성들의 청춘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성과 시선으로 풀어내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많은 평단과 관객들은 “그동안 시대가 간과하고 개인조차 묻어둔 그 시절 그때 자신을 어루만져 준다” (이승민 영화 평론가), “자신을 향해 말을 거는 여성노동자의 모습에서 사람과 시대를 조명하는 영화의 힘이 느껴졌다” (부산일보 오금아 기자), “온갖 탄압에도 꿋꿋이 뭔가를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적인 것이다. 그 뭔가는 소녀들의 꿈, 희망, 사랑이겠지.” (서진 작가), “미싱 타는 여자들이 보이다가 소녀들이 보이다가 엄마가 보이다가 결국 사람이 보이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영화.” (<갈매기> 김미조 감독), “아래 세대, 윗세대를 나누는 벽을 허무는 듯한, 같은 또래가 되는 시간 여행을 경험했다.” (만화 [태일이] 최호철 작가), “영화는 훅, 하고 이십몇 년을 넘고 또, 훅하고 이십몇 년의 시간으로 나를 데리고 가더라. 마음은 사십 년을 넘어서도 타고 흐르더라. 무엇보다 영화에 등장하신 분들이 좋았다. 나는 그분들의 누이이고 싶다.” (제주여성영화제 관객 강**) 등의 찬사를 보내왔다. 특히,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전태일 말고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름들. 그녀들의 기억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정성스레 축복해 주는 영화적 손길. 빛과 어둠 속에서 눈물도 웃음도 하나로 뒤섞이는 라스트에 이르르면, 누구나 다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왜 꼭 극장에서 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극찬을 남기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섬세한 연출로 기록한 <미싱타는 여자들>은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2022년 필람 다큐멘터리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잘 살고 있다’고, ‘괜찮다’고 보듬어주는 위로와 세대를 뛰어넘는 응원과 용기!
내 ‘친구’이자, ‘엄마’이자, 다른 시대를 살았던 ‘또래 여성’들의 이야기!
모두가 공감할 특별한 청춘기에 관하여!


“아버지가 여자는 공부를 하면 안 된다는 거야”라는 주인공 ‘임미경’의 회상이 알려주듯,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인생의 선택지를 빼앗겼던 1970년대 여성들의 애환을 잘 담아내고 있다. 아픔의 시대를 온몸으로 지나온 그때 그 소녀들이 들려주는 불과 몇 십 년 전의 현실은 누군가에게는 겪어봤기에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이야기로, 누군가에게는 마치 나의 엄마를 보는 것만 같은 애틋함의 눈물로, 또 어떤 이에게는 다른 시대를 살았던 또래 친구들이 전해주는 용기로 다가간다. 자식들에게도 섣불리 꺼내 놓은 적 없는 비밀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는 영화는 다양한 세대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공감과 소통의 물결을 일으킨다.
<미싱타는 여자들>의 이야기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관객들이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내 주변의 특별한 대상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존재는 나 자신일 수도, 나의 엄마일 수도, 나의 친구일 수도 있으며, 그 시절 여성들의 기억에서 시작되는 세대별 감정의 교류는 영화의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듦과 동시에 보고 난 후에는 누군가가 보고 싶어지는 가슴 따뜻한 경험을 선사한다. 주인공들과 비슷한 청춘의 시기를 보낸 많은 5060의 동시대 관객들은 젊은 날의 ‘나’와 잊고 지냈던 ‘친구’의 모습을 회상하며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자신의 소녀 시절을 다시금 떠올린다. 또한, “정말 더 나이 들기 전에 한 번쯤은 만나 봤으면 좋겠다. 그럼 꼭 안아주고 싶다”라며 동료들을 떠올리는 주인공 ‘이숙희’의 말처럼, 어려운 때를 함께 지나온 친구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영화는 오랜 세월 잊고 지낸 사람과 추억에 대한 회상에 젖게 한다. 뿐만 아니라, 자녀 세대인 3040 관객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엄마’의 이야기를 새롭게 알게 된다. 실제 주인공 ‘임미경’은 자신의 자녀들이 대학생이 될 때까지도 밝힌 적 없는 이야기라고 고백하기도 했는데, 관객들은 과거 여성이라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억울한 사연들을 목격하며 함께 울고 웃는다. 영화를 계기로 여태껏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는 엄마의 몰랐던 과거를 사려 깊게 돌아보며, 마치 엄마의 젊은 시절 일기장을 꺼내보듯 뭉클한 공감을 느낀다. 또한, 40년이 흐른 지금의 1020세대는 다른 시대를 살았던 ‘또래 여성들’의 모습을 알게 되며 새로운 감정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여성에게 교육의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던 과거의 현실에 분노를, 동고동락하는 친구가 있었기에 행복했던 10대 시절에 공감을, 그리고 단순히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뜨겁게 싸웠던 여성들의 모습을 보며 용기와 위로를 얻는다.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견디며 주체적 성장을 이뤄냈던 과거 청춘의 모습은 오늘의 청춘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전해주며, ‘잘 살고 있다’ 혹은 ‘괜찮다’라는 무언의 안부를 건넨다.
이렇듯 기억의 타임머신을 타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미싱타는 여자들>은 동시대를 함께 추억하는 내 친구이자, 눈부신 투쟁의 시간을 지나온 내 엄마이자, 시대는 다르지만 서로 연대할 수 있는 또래 여성의 이야기를 따듯하게 담아내며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세대 공감 다큐멘터리로 활약할 예정이다.

또래 친구들이 학교에 갈 때 미싱을 타야 했던 소녀 미싱사들???
아프고 힘들었지만 당당하게 소망했던 열정의 순간!
지식인, 남성의 그늘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들의 ‘진짜’ 이야기!


영화는 지난 2018년 1월, 서울시 봉제역사관 디지털 영상 아카이빙을 위해 김정영 감독이 진행한 봉제 노동자 32인의 구술생애사 인터뷰에서 처음 출발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취합하기 위해 여러 공장을 돌며 현장의 미싱사들을 만난 김정영 감독은 70년대 ‘청계피복노동조합’ 출신의 두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70년대 평화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전태일’ 시절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기록이 없다는 것을 계기로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이후 이혁래 감독이 연출에 참여, 단순 인터뷰의 나열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료와 그림, 합창 등의 여러 미디어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키며 40년 전 여성 노동자들의 감정과 사연을 담은 감동 서사를 탄생시켰다. 이렇듯 1970년대 평화시장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두 감독은 <미싱타는 여자들>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 여성들의 소망과 투쟁의 순간들을 빼곡히 기록한다.
1970년 ‘전태일’ 열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 평화시장에서는 1만 5천명의 노동자가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5시간을 일했다. 그중의 80%는 여성들이었는데, 적게는 12살, 많게는 16살 등 대개 가정을 부양하고 남자 형제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한 10대 소녀들이었다. 어느덧 중년이 된 소녀 미싱사들의 추억을 담은 영화는 골방에서 무릎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던 당시의 부당하고 열악한 환경에 대한 고발과 더불어, 혹독한 생활 속에서도 씩씩하게 버티며 성장했던 여성들의 빛나는 의지를 카메라에 담아낸다.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그곳에서 잠시나마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범한 10대의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 그들의 가장 큰 행복은 노조에서 운영하던 ‘노동교실’이었다. 많은 여성들은 ‘근로기준법’을 배우며 노동자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배워 나갔고, 노동 조건을 바로잡기 위해 서로 연대하며 여러 농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함께 싸우고 이겨낸 소녀들에게 ‘노동교실’은 소망하는 모든 것들을 이룰 수 있는 ‘꿈의 공간’이었기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곳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외부의 압력이 그들만의 공간을 빼앗으려고 했을 때도 가장 먼저 나서서 행동하고 소리쳤다. 그들은 부당한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노동교실을 돌려 달라. 제2의 전태일은 내가 되겠다”라는 각오를 외치며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이처럼 누구보다 당당하게 세상과 맞섰던 소녀들의 이야기를 선사하는 영화는 ‘노동교실’에 얽힌 여성 노동자들의 활약상을 들려주며 그간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만 비쳤던 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깨부순다.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자 했던 그들은 어처구니없는 누명으로 연행되고 억울한 옥살이까지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그들은 “누가 시켜서 했냐?”라는 어이없는 물음에 똑부러지게 되받아치는 당돌함을 잃지 않는 청춘이었다. 그저 또래들과 같이 배우고, 놀고, 꿈을 키우는 삶을 소망했던, 영화가 담고 있는 그 시절 여성들이 겪었던 가슴 아픈 사연은 우리가 조명하지 못한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한 기록이며, 앞으로의 많은 여성들에게 눈물 어린 용기를 전하는 새로운 여성 서사의 탄생이다.

가장 빛나던 시절, 가장 아름다운 색채로!
인기 아티스트 노석미 작가의 손에서 새롭게 탄생한 젊은 날의 초상!


<미싱타는 여자들>은 노석미 작가와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여성 노동자들의 청춘을 다시 그려냈다. 회화를 전공한 노석미 작가는 1995년에 데뷔하여 그림과 글의 이미지의 만남을 시도한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해]를 시작으로 2019년 [매우 초록]까지, 그림과 책, 일러스트, 도자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방위의 아티스트이다. 그는 <미싱타는 여자들>에서 처음으로 영화 작업을 진행하며 여성 노동자들의 소녀 시절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되살려냈다. 그들의 과거를 그림으로 재현하는 아이디어는 주인공 ‘신순애’의 저서 [열세 살 여공의 삶] 속 삽화에서 시작되었다. 딸이 그린 열세 살 시다 시절 ‘신순애’의 그림을 본 이혁래, 김정영 감독은 ‘딸의 시점에서 그린 젊은 날 엄마의 초상’이라는 아이디어를 영화로 가져왔다. 그렇게 시작된 노석미 작가와의 협업은 남들에게 쉽게 말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청춘기를 지나 온 여성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의 과거를 새롭게 마주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치유의 과정을 선사한다. 사실 노석미 작가는 처음 작업 제의를 받았을 때 이를 완곡하게 거절했지만, 세 명의 주인공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그 시절 사진과 글을 살펴본 후에는 그들을 위한 붓을 들었다.
주로 풍경이나 사물을 대상으로 작업해 온 노석미 작가에게 초상화를 그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여성 노동자들의 젊은 날의 초상을 새롭게 그리기 위한 그의 첫 번째 질문은 ‘그때를 생각하면 어떤 색깔이 떠오르세요?’였다. 청춘의 화사함이 느껴지는 연두, 최선을 다했던 정열의 빨강, 소녀스러움을 간직한 분홍 등 주인공들이 직접 떠올리는 그 시절의 색을 사용한 노석미 작가는 그동안 흑백 판화 속 그늘진 존재로만 그려졌던 소녀 미싱사들의 ‘진짜’ 얼굴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를 통해 주인공들은 누군가의 뒤에 숨기에 바빴던 모습에서 벗어나 결연하게 정면을 응시하고, 자식들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억울하고 아팠던 기억에 새로운 색을 입히며 과거의 내 모습과 다시금 조우한다. 또한, 특별한 성장기를 함께 보낸 그 시절 친구들의 단체 사진을 새롭게 그린 <미싱타는 여자들>의 엔딩은 영화 속 “그래도 잘 살았어. 지금도 잘 살고 있고”라는 말처럼 40년 전 자신과 오늘의 자신을 다독이는 듯 눈부신 재회를 그리며 여운을 선사한다.

역사로 남겨질 감동의 기록!
당사자들의 증언과 실제 편지, 글, 사진까지!
대규모 아카이빙 프로젝트의 탄생!


<미싱타는 여자들>은 사회적 격동기였던 1970년대에 평화시장의 소녀 미싱사로 일했던 주인공 ‘이숙희’, ‘신순애’, ‘임미경’을 포함한 14명의 노동자들의 추억을 담고 있다. 영화는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다면적인 이야기를 포착하며 알려지지 않은 그 시절에 대한 더욱 생생한 증언을 들려준다. 여기에 당시의 실제 사진과 글 등 다양한 사료를 활용하여 이제껏 보지 못한 대규모 아카이빙을 구현했다.
그들의 사연을 기록하는 작업은 2018년 김정영 감독의 봉제 노동자 32인의 구술생애사 인터뷰에서 시작되었는데, 출연진 ‘박태숙’을 대표로 시작한 인터뷰는 약 4년의 시간에 걸쳐 영화 속 14명의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이후 영화는 주인공들이 제공한 개인 자료와 함께 전태일기념관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소장 ‘청계피복노동조합’ 관련 기록들을 기반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이혁래 감독과 김정영 감독은 약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촬영을 멈추고 자료를 직접 확인,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며 그 시절 소녀들이 느꼈던 감정을 생생하게 복원시켰다. 그중에서도 두 감독이 가장 공을 들였던 작업은 노조원들의 활동 내역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시대 특성상 당시에는 이름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아 노조에 등록된 이름과 서류 상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 노조원들이 있었다. 이혁래 감독은 그들이 동일인임을 입증하기 위해 노조 서류부터 노조원들의 결혼식 사진 등 흩어져 있는 기록들을 모아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러한 자료는 ‘청계피복노동조합’ 55인의 국가폭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되는 등 새로운 기록물로써 가치를 발휘했다. 또한, <미싱타는 여자들>에서도 해당 자료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70년대 평화시장으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노동교실’에서 보낸 행복했던 시간이 담긴 과거 사진은 그 시절 소녀들의 풋풋함과 열정을 몸소 느끼게 해주며, 그들이 직접 작성했던 문집 속 글과 주고받았던 편지 등 당시의 자료들은 청춘의 기억을 재현한다. 특히, 40년 전 쓴 글을 직접 낭독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들이 느꼈던 솔직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주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진짜’ 여성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게끔 만든다. 이처럼 다양한 구술과 사료를 통해 40년 전의 나와의 재회를 선사하는 <미싱타는 여자들>은 관객들의 눈앞에 추억을 소환하며 감동과 향수를 전할 예정이다

어둡고 컴컴했던 과거에서 넓고 푸른 하늘 아래 현재로의 전환!
눈물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감동의 클라이맥스까지!
관객들의 몰입을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은 어떻게 탄생했나?


푸른 하늘 아래 환하게 웃으며 등장하는 세 주인공 ‘이숙희’, ‘신순애’, ‘임미경’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미싱타는 여자들>은 ‘들판’과 ‘미싱’이라는 어딘가 생소한 조합이지만, 앞으로 영화가 들려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평화롭고 색다른 풍경을 전한다. 이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으로 포문을 여는 영화는 출연진들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장소의 활용과 과거 여성 노동자들의 아프지만 소중한 기억이 뒤섞인 노동의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하는 시도를 통해 관객들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도입부의 드넓은 벌판에서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며 미싱을 돌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항상 어둡고 답답한 곳에서 일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미싱을 돌리는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이미지를 영화에 오롯이 구현했다. 청량한 하늘의 색감부터 주인공들의 클로즈업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첫 장면은 알려지지 않았던 소녀 미싱사들의 진짜 얼굴과 목소리를 새롭게 기록하는 프로젝트임을 암시한다. 여기에, ‘미싱’이라는 바퀴를 타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여성 노동자들을 상상하곤 했다는 제목과도 연결되며 더욱 남다른 의미를 전한다. 이어 영화의 전개를 이끄는 주요 인터뷰는 두 가지 방식으로 촬영됐다. 주인공들의 단독 인터뷰는 김정영 감독이 서울시립미술관의 갤러리 창고에서 진행해 상징적 공간인 ‘공장’의 느낌을 재현하며 깊이 있는 '구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또한, 과거 사진이 영사되는 스크린 앞에서 주인공과 동료가 나누는 대화로 진행된 인터뷰는 생생한 반응을 포착하며 40년 전 소녀 미싱사의 마음을 관객의 눈앞에 되살려냈다. 이외에도 김정영 감독은 주인공들의 동료였던 ‘조미자’, ‘임경숙’, ‘김덕순’ 등 출연진을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그들의 일터와 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 여러 인물들의 목소리로 과거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의 합창 장면은 그들이 일했던 평화시장 곳곳에서 촬영되었으며, 꼼꼼한 사전 리허설을 통해 완벽하게 구현되었다. 이혁래 감독은 복도에서 등장해 자신의 젊은 날과 마주하는 출연진들의 동선부터 카메라의 위치 등 촬영에 필요한 모든 사항들을 사전에 동영상 콘티로 제작, 40년 전의 ‘나’와의 재회의 순간을 아름답게 포착했다. 그렇게 탄생한 엔딩은 한 편의 극영화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를 자아내며, 상처와 편견에 감춰 있던 여성 노동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감동과 눈물로 가득한 서사를 마무리한다.

“물가에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힘든 순간, 우리를 지탱했던 바로 그 노래!
4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만나 소망하는 합창의 순간까지!


<미싱타는 여자들>에는 총 3개의 테마곡이 등장하는데, 과거 노조 활동 시 가장 많이 불렀던 ‘흔들리지 않게’와 찬송가 ‘뜻 없이 무릎 꿇는’ 그리고 영화를 위해 작곡된 ‘세월의 왈츠’는 영화의 감동을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흔들리지 않게’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저항가요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1970~80년대에 시위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로 널리 불렸다. 실제로 이는 조합원들이 농성을 할 때에 가장 많이 부른 노래 중 하나로, 이번 영화에서는 기타?피아노?우쿨렐레 등 다양한 악기로 편곡되어 희망찬 분위기를 전한다. 특히, 출연진 11인과 ‘평화의나무합창단’이 함께하는 합창곡으로 사용되어 그 시절 청춘을 다시 부르는 듯한 감동적인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또한, ‘뜻 없이 무릎 꿇는’은 1970년대 조합원들이 함께 부르던 찬송가였는데,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 ‘이숙희’, ‘신순애’, ‘임미경’이 지난날을 추억하며 다시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미싱타는 여자들>에서 기타?칼림바 변주곡으로 여러 번 등장하며, 여성 조합원들이 겪은 고난과 슬픔을 상징하는 테마 음악으로 사용됐다. ‘세월의 왈츠’는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창작곡으로, 여러 장면에서 감정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영화 <미성년>의 음악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박성도 기타리스트가 작곡했으며, 그는 영화 속 ‘흔들리지 않게’ 합창곡을 제외한 모든 음악의 작곡과 편곡, 연주를 맡으며 극에 한층 더 깊은 몰입감을 불어넣었다.

함께 배우고 놀고 희망을 키웠던
그 시절 배움터이자, 놀이터이자, 안식처 ‘노동교실’


‘청계피복노동조합’은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가장 큰 바람이었던 ‘배움’을 실현하기 위해 ‘노동교실’을 개설했다. 그들만의 작은 학교는 정권의 탄압으로 개관과 동시에 문을 닫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치열한 노력 끝에 1975년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노동자의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7번 시다 혹은 1번 미싱사 등 항상 번호로만 불렸던 소녀 미싱사들은 ‘노동교실’에서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연대했고, ‘근로기준법’을 배우며 그들에게 행해지고 있는 노동 환경이 부당하다는 것을 깨달아 갔다. 또한, ‘노동교실’은 통장을 개설하는 법과 한자로 이름을 쓰는 법 등 어떤 어른도 알려주지 않았던 삶에 필수적인 내용들을 노동자들에게 가르쳐주었다. 그 밖에도 그들은 '노동교실'에서 여러 소모임을 만들어 억눌렸던 생각과 감정을 서로 주고받았고, 노조에서 발행하는 신문과 소모임 문집에 직접 글을 써서 표현했다. 이렇듯 그 시절 소녀들의 배움터이자, 놀이터이자, 안식처로 존재했던 ‘노동교실’은 스스로의 권리를 깨닫고 행동할 수 있는 자존감의 바탕이자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너 밥 먹을래, 노동교실 갈래’ 그러면 난 ‘노동교실 간다’고 할 정도로…” (신순애), “매일 저녁에 여기 오는 게 꿈이었어요. 하루 종일 설레는 마음으로 저녁에 끝나면 와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성양자), “모임을 하고 노조에 다니게 되면서 조미자도 만나고 김덕순도 만나고 근로기준법이란 것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내 자아를 찾아갈 수 있었던…” (박태숙) 등 그들에게 삶의 변화와 기쁨을 가져다주었던 꿈의 공간을 회상했다. 영화는 ‘노동교실’에 얽힌 추억을 떠올리며 또래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고 행복했던,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빛나는 시절에 관한 옛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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