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서부터 장현성 강경헌 서정 감우성

바닥에 내리앉은 블루톤의 빛이 인상적인 발표회장

<소풍>과 <꽃섬>을 연출한 송일곤 감독의 신작 <거미숲(제작:오크필름)>이 어제 15일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음습하면서도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숲을 전면으로 내세운 <거미숲>은 영화의 컨셉에 맞게끔 주로 호텔 등에서 진행된 이전의 제작발표회와는 달리 아담한 청담동의 한 바에서 행사가 진행됐고, 조명이나 음악 역시 그것에 부합되게끔 조율해 공간을 가득 메웠다.

영화의 주인공인 감우성과 서정 조연인 강경헌과 장현성이 참석한 채 이뤄진 제작발표회는 영화와 스텝들을 간단히 소개한 후 공동인터뷰에 들어갔다. “시나리오를 집필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더도 말고 재밌고 무섭고 슬픈 스릴러 영화가 됐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말문을 연 송일곤 감독은 <거미숲>이라는 인상적인 제목의 선택 이유에 대해 “유학시 숲을 자주 거닐곤 했다. 그곳은 안식과 정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비밀이 많이 숨겨져 있는 듯한 무서운, 마치 영혼들이 존재할 것 같은 장소다. 그래서 신화적인 의미가 얽혀있는 거미와 숲을 포개면 영화의 주제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 <거미숲>으로 제목을 정했다”라고 밝혔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이후 오랜 만에 스크린에 나선 감우성은 “그간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없어 얼굴을 비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이라는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 영화에 합류하기로 했다. 관객에게 볼 만한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자세로 촬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주인공인 서정은 “<섬>의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사는 캐릭터와는 달리 이번에 맡은 배역은 따뜻하고 포근한 여자다. 한번 해보고 싶은 인물이었는데 마침 잘 됐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난해한 수수께끼와 같은 살인사건을 해결하고자 급파된 방송국 PD 강민(감우성)이 오히려 그 사건에 잠식되면서 혼란스런 일을 맞닥뜨린다는 <거미숲>은 10월 21일부터 전남 순천 선암사의 근처 숲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고, 개봉은 내년 5월로 일단은 잡혀 있다.

취재:서 대원
촬영:이 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