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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를 기억하는 모든 청춘들에게, 넷플릭스 < D.P. 2>
2023년 8월 4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군 이탈 체포조 ‘D.P.’(디피)라는 신선한 소재와 그들이 마주한 다양한 청춘들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높이며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 D.P. >가 시즌2로 2년 만에 시청자를 다시 찾았다. 28일(금) 공개된 시리즈를 향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편과 달라진 면모를 살펴봤다.

# 버디 무비 -> 사회 드라마

시즌2는 시즌1의 마지막화(6화)와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의미에서 1화가 아닌 7화로 명명한 ‘장마’에피소드로 문을 연다. ‘조석봉’(조현철)의 탈영 사고 후 군 병원에 입원한 ‘호열’(구교환)은 말을 잃었고, 어떻게든 일상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준호’(정해인)는 가혹행위를 겪으며 디피 활동을 이어간다. 조석봉의 친구인 ‘김루리’(문상훈)는 거듭된 폭력과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총기를 난사하고 무장 탈영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시즌2는 시작부터 무겁다. 비극적인 사건을 목도한 이들은 트라우마와 무기력한 현실에 절망하지만, 군의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갈 뿐, 그 누구도 빨리 감기를 해주지 못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탈영병을 잡으러 다녔던 시즌1의 준·호·열 콤비의 단짠 플레이를 기대하거나 예상했던 시청자라면 당황할 수 있는 어둡고 괴로운 이야기다. ‘군대’라는 족쇄를 찬 청춘들이 누구를 위해 또 무엇을 위해 ‘이곳’에 모였는지 질문한다.

# 변모한 캐릭터와 뉴 캐릭터

시즌2는 캐릭터의 변모가 눈에 띈다. 특히 전형적인 상명하복의 기회주의자적인 면모를 보였던 ‘임지섭’ 대위(손석구)가 그렇다. GP(비무장지대 감시초소)에서 벌어진 의문사를 다룬 4화 ‘불고기 괴담’에서 손석구는 응집된 연기로 몰입감을 높인다. 디피 담당 ‘박범구’(김성균)와 새로운 버디의 탄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손발이 척척 맞는, 20대 청춘보다는 좀 더 중후한 파트너십을 선보인다. 시즌1부터 ‘자기 새끼’를 감쌀 줄 알았던 박범구는 시즌2에서는 존경할 만한 어른으로 거듭 성장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책임질 줄 아는 진정한 어른의 면모를 보인다.

새롭게 등장한 국군본부 법무실장 ‘구자운’ 준장(지진희)과 그의 심복인 ‘오민우’ 준위(정석용)는 각각 군대라는 시스템과 현재보다 더욱더 부조리하고 폭력적이었던 예전의 군대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일병인 준호로 인해 촉발된 양심의 행동을 군 간부(임지섭)와 직업군인(박범구)이 이어받아 구태를 대변하는 구자운과 오민우에 맞선다는 건 매우 유의미한 시도다. 경직되고 빈틈없는 철옹성 같은 조직 체계에 반기를 드는 내부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지만, 그래도 그 흔적은 남는다’는 극 중 대사처럼, 작은 물줄기가 모여 거센 물결을 이루기 마련이다.

# ‘입대’ 순간을 각인한 영원한 청춘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대한민국 병역법 제3조) < D.P. >시즌2의 오프닝 문구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20대가 되는 순간 ‘병역’이라는 인생의 커다란 난관에 봉착한다. 어떻게든 넘어야만 하는 거대한 산이다.

낯선 규율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자유를 박탈당한 채 2년여 세월을 버티어 내야만 하는 청년들. 그들의 숨은 헌신이 때때로 폄하되고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 D.P. >는 입대의 순간을 가슴에 각인한 영원한 청춘들에게 띄우는 헌사이자 한 스푼의 따뜻한 위로다. 비현실적이다, PTSD가 올 정도로 사실적이다, 액션이나 재미가 약하다, 확장된 서사로 사회성이 강해졌다 등등 바라보는 시각과 처한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는 있겠지만 원작자이자 각본가인 김보통 작가가 시즌1 때 언급한 바 있는 ‘군 판타지로 회자될 그날’을 한 발짝 앞당겨 줄, 가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2023년 8월 4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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