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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 액션을 가장한 가족 드라마 (오락성 5 작품성 5)
데드폴 | 2013년 1월 28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카지노를 터는 데 성공한 남매 애디슨(에릭 바나)과 라이자(올리비아 와일드)는 도주 중 사고를 당한다. 설원 속에 고립된 이들은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고 캐나다 국경을 넘기 위해 잠시 헤어져 있기로 한다. 라이자는 교도소에서 갓 출소해 고향집으로 가던 전직 복서 제이(찰리 헌냄)의 차를 얻어 탄다. 얘기를 나누던 도중 제이의 집이 캐나다 국경 근처라는 사실을 알게 된 라이자는 그의 집까지 동행한다. 애디슨도 약탈과 살인을 일삼으며 여동생이 있는 곳으로 간다. 한편, 보완관 한나(케이트 마라)는 범죄를 저지른 애디슨의 행방을 쫓던 도중 절친 제이가 또 다시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데드폴>에서 설원 액션극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영화는 액션 보다 가족 드라마에 치중한다. 훔친 돈을 갖고 국경을 넘는 도둑들의 이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뿐인 가족의 이야기로 전환된다. 주요 인물들도 돈에는 관심이 없다. 이들은 오로지 가족의 화해를 위해 노력한다. 애디슨으로부터 시작되는 설원 액션은 쾌감을 증대하기보다 헤어진 가족들을 한데 모이는 구실로서의 역할이 크다. 이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후반부, 애디슨의 무력으로 인해 제이의 집에 모두 모인 인물들이 식탁에 앉아 참회의 시간을 갖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문제는 궁극적으로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잘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부모와 자식 간에 생긴 문제를 확실하게 풀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봉한다. 특히 폭군 오빠 애디슨과 동생 라이자의 모호한 관계는 끝까지 설명되지 않는다. 이야기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해하는 가족들의 모습 또한 억지스럽다. 액션 또한 매력이 떨어진다. 에릭 바나는 수위 강한 액션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감정 없이 살인행각에 도취된 인물로 그려져 보는 맛을 떨어뜨린다. <트로이>에서 브래드 피트와 '맞짱' 떴던 에릭 바나의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것 같다. 가장 아쉬운 건 연출을 맡은 이가 다름 아닌 <카운터페이터>의 슈테판 루조비츠키라는 점이다. 전작에서 인물들의 탄탄한 심리묘사를 잘 그려냈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 <데드폴>은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이다. 감독이 할리우드 시스템과의 절묘한 호흡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조율이 더 필요한 것 같다.

2013년 1월 28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에릭 바나, 올리비아 와일드 등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
-추운 겨울 설원을 보니 더 춥다.
-<카운터페이터>를 연출했던 감독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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