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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 정취에서 들려오는 뼈있는 소리
이투마마 | 2002년 6월 18일 화요일 | 박우진 이메일

작정한 듯, 벌거벗은 채 눈을 뜨는 이 영화는 끝까지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섹스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운 홍보전략이 유난히 '섹스'에 솔깃한 대중을 노린 허풍만은 아닌 것. 스크린 곳곳에서 성기 노출을 흐리기 위해 바쁘게 퍼지고 있는 '연막'은 아마 우리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코믹 요소일 정도로, 대담한 성적 코드들이 화면을 채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섹스가 단지 육욕이나 노출을 위한 것은 아니므로 우리네 정서 관객들도 너무 당황만 하지는 마시길.

[위대한 유산]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 투 마마]에서도 어김없이 독특한 질감의 매혹적인 영상과 문학적 구성을 펼쳐 보인다. 주인공들의 여정이 통과하는 풍경은 그 비루함에도 불구, 신비롭게 느껴진다(우리의 시선에서는 이국적이기도 하다). 가난과 불안으로 점철된 현실의 혼란을 순간의 환상으로 담아내는 촬영이 단연 일품이다.

영화에서 가장 문학적인 요소는 나레이션이다. [이 투 마마]의, 자막 읽기 바쁠 정도로 풍성한 나레이션은 텍스트를 언어로 전달하는 문학적 역할과 함께 영상을 끊고 잇는 '댐'의 역할을 한다. 굴곡 없이 흘러가는 화면에 부가되는 불규칙한 소리의 리듬은 끊임없이 몰입을 방해한다. 다소 거칠게 튀는 소리의 자국들은 관객이 영화에 젖어들지 않도록 자꾸 깨워, 보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을 획득하게 한다. 한 순간 배경처럼 깔리던 음악까지 덜컥 끊어버리고 대사를 삽입하는 귀여운 fake도 발견할 수 있다.

로드무비는 흔히 성장영화로 통한다. 길을 떠남으로써 자아 성찰의 계기를 부여받는 오래된 관습이 [이 투 마마]에서도 여전하다. 주인공은 사춘기 소년 둘에 정체성을 잃고(잃었음을 깨닫고) 방황하는 여인 한 명이다. 각자의 요동치는 자아를 끌어안고 동행하는 길 위에서 그들은 서로의 관계를 통해 성장한다. 그리고 그 소통의 매개로 섹스가 배분된다. 여행으로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와 갈등하는 개인의 역사는 그들의 여정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과 중첩되어, 그 저의를 교묘히 확대해 나간다. 친구 사이에는 별반 문제되지 않았을 두 소년간의 계급차도, 그들의 이름도 멕시코 역사에 진입하는 순간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우연히 '천국의 입'에 당도한다. 어떤 인과관계도 성립하지 않는 그들의 여행에서 감독은 개인과, 사회와, 역사의 성장에는 정해진 틀이 없음을 역설한다. 다만, '중심은 인간'이라는 근본적인 시선을 자연의 다독임처럼 따뜻하게 보여준다. '그림처럼' 맑게 출렁이는 코발트 빛 물살에 삶을 관조하는 여유로운 위트 하나 던져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소공녀], [위대한 유산] 등 문학작품을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에 조예가 깊은 감독의 작품이라 그런지,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흥은 소설 한 편 읽고 난 그것과 비슷하다. 2001년 베니스 영화제 각본상 수상으로 검증 받은 시나리오가 든든한 재산. 주연들의 호연 또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총 2명 참여)
ejin4rang
너무너무 기대작이라   
2008-10-16 16:02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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