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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죄값은 치르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덮어야 하느니.
해바라기 | 2006년 11월 14일 화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어느 순간부터 ‘조폭’을 다룬 영화들 사이에서 ‘가족’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떠올랐다. 조직내의 암투와 남자들만의 ‘의리’만을 보여주던 이 단순한 플롯은 ‘엄마’와 ‘동생’,’연인’들을 표면에 내세우면서 감동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2006년 충무로는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이나 <열혈남아>의 설경구, <해바라기>의 김래원까지 그 범주 안에 추가시켰다. 깡패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너무 진상스러웠던 한 남자가 또 다른 가족을 갖게 되면서 개과천선한다는 <해바라기>는 무늬만 ‘조폭’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신과 암투, 모종의 거래까지 흔히 ‘조직’을 다룬 영화가 지닌 모든 상황을 가지고 있지만 내면엔 따듯한 가족애가 흐른다. 동네 양아치들을 혼자 정리해버릴 정도로 거친 남자 태식(김래원)을 사랑으로 감싸 안은 덕자(김해숙)는 그를 친아들처럼 대하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희망수첩’에 적은 일들을 소중히 여기며 행동에 옮기는 영화 초반까지 관객은 <해바라기>에서 뒤통수를 칠만한 뭔가는 없다고 단정짓게 된다.

영화의 반전조차도 눈치 빠른 관객들이라면 알아챌만한 정도의 수준에서 머문다. <해바라기>가 지닌 강점은 뻔하지만 진심을 울리는 감동코드를 덤덤히 보여준다는데 있다.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가 중심을 잃어버리는 흔한 실수 없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 남자의 복수를 현실감 있는 내러티브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도 있게 만듦으로써 절망 끝에는 희망이, 모든 게 이루어질 것 같은 그 영원한 바램도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영화 내내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얼마나 합법적으로 치사한 부류인지, 자본주의적 사회를 악용하는 지역유지의 정치적 야심이 어떤 식으로 포장 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 사회계층의 허구를 드라마틱하게 파헤치는 진실까지 무리 없이 담아냈다.

과거 어두운 과거를 지녔지만 가슴으로 뉘우치며 결국에는 처절한 복수에 나서는 비운의 남자 캐릭터를 눈빛으로 연기해낸 김래원의 변신은 <해바라기>속 최고의 즐거움이다. 3000:1의 경쟁률을 물리친 허이재의 발랄함과 농익은 어머니의 감정을 여실히 드러낸 김해숙의 앙상블은 갈등의 요소를 적재적소에 표출해낸 조연들까지 이어진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으로 소소한 일상을 통한 사랑의 감정을 성공적으로 다뤘던 강석범 감독은 ‘사랑’을 넘어선 핏줄의 연대감은 타고 나지 않아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진한 감동으로 완성했다.

2006년 11월 14일 화요일 | 글_ 이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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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소크라테스>필 김래원으로 단정지으신 분!
-김해숙 선생님의 연기가 <우리형>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한다면!
-허이재의 모습이 <비열한 거리>속 여동생 재탕일거라 지레 짐작하는 자!
-그 외 솔직히 기대 안 한 관객이라도,은근 관람 추천!
-제목이 주는 느낌을 단편적으로 받아들이신 분!
-이 영화를 근친상간의 일종으로 완성시키려는 관객이라면!
-학창시절 동네 양아치들에게 과도한 스토킹을 당한 여성분!
-레이저로 문신 제거 수술을 받아 본적이 있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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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maximus
평이 좋군요.김래원을 안좋아해서..   
2006-11-14 17:06
gracehpk
사실 김래원의 히트작인 옥탑방을 안봐서 그런지, 얼굴만 반반한 연옌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쩌다 옛날 드라마 눈사람..을 보니까.. 연기도 잘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린신부나 그런데서도 좀 껄렁껄렁한 캐릭을 맡아서 진중한 느낌을 주지 못 했었는데.. 확실히.. 연기를 못하진 않는 거 같아요..^^ 아무튼.. 역시 은근 기대가 되네요.. 비열한 거리.. 참 가슴아프게 봤었는데.. (이런 영화들이 조폭세곌 미화한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2006-11-14 16:17
stargate
어제 지인이 언론시사에서봤다는데 이거완전대박이래요..눈물콧물쌍으로나왔다고 아직도 눈부어있음ㅋ   
2006-11-14 15:43
tpqhd7
오올~ 흥행성이 더 높을줄알았는데 완전 기대됨..김래원은 20대남자배우중 연기력이 거의 탑클래스같은데 외모도되고 연기도되는 이런배우들 완전 원츄해요~   
2006-11-14 15:40
lhm9723
김래원씨...그냥 드라마를 했음 더 좋겠어요   
2006-11-14 14:47
lee su in
김래원의 스타성에 기댄 평범한 조폭 영화로 인식하고 있었는데...의외로 작품성이 대박이군요.
살짝 기대해 보겠습니다.   
2006-11-14 14:20
joy2013
충분히 볼 이유가 있는 영화~~ 꼭 봐야겠네요~~~^^   
2006-11-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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