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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려운 남자들을 위한 유쾌한 지침서 (오락성 7 작품성 7)
시라노 ; 연애조작단 | 2010년 9월 10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드디어 김현석 감독이 자신의 첫 로맨틱 코미디를 들고 나왔다. 뭔 소리냐고?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15년 전 감독이 쓴 첫 시나리오 ‘대행업’을 영화로 옮긴 작품. 엄연히 족보를 따지면 <YMCA 야구단>보다 먼저 완성한 그의 첫번째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감독이 연출한 네 작품 중 큰 형님뻘이 되는 이번 영화는 그동안 자신의 영화에서 줄곧 얘기됐던 사랑의 의미를 구체화한다. 당연히 여자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소심한 남자 주인공을 통해서 말이다.

여기 ‘시라노 에이전시’라는 곳이 있다.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만 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남자들을 대신해 사랑을 이루어주는 연애 대행 회사다. 어느날 겉은 멀쩡하게 생겼지만 연애엔 꽝인 상용(최다니엘)이 시라노 에이전시를 찾아온다. 그리고 우연히 교회에서 알게 된 희중(이민정)에게 마음을 빼앗겼다고 말한다. 시라노 에이전시의 대표인 병훈(엄태웅)은 그녀의 프로필을 보는 순간 멈칫 한다. 바로 희중은 병훈의 옛 애인이었던 것. 이를 알게 된 작전요원 민영(박신혜)은 병훈에게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라고 당부하지만 그는 점점 상용을 통해 희중과의 옛 추억을 곱씹는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프랑스 희곡인 ‘시라노’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자신의 콤플렉스인 큰 코 때문에 사랑하는 록산느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소심한 남자 시라노에 관한 이야기다. 하필이면 록산느를 자신의 부하인 크리스띠앙이 좋아하게 되고, 시라노가 그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준다는 내용이다. 감독은 희곡을 바탕으로 대필이란 설정을 연애 대행 회사로 바꿨다. 극중 인물들 또한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만 가져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영화 초반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치밀한 연애 작전을 보여준다. 마음에 드는 여자와 눈을 마주치지 말고, 항상 그녀 주변에 서성거리며, 여자의 감성을 툭 건드릴만한 고백 멘트를 날리는 그들의 작전은 유쾌함 그 자체다. 이후 영화는 병훈, 희중, 상용의 묘한 삼각관계가 펼쳐지면서 김현석 표 사랑학개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역시 이번에도 사랑했던, 아니 사랑이라 믿었던 옛 추억의 조각들이 하나씩 놓여 있다. 감독은 상용과 희중을 엮어주는 병훈을 통해 추억의 상자를 연다. 운전 주행 시험 때 첫 만남과 프랑스 유학 때 알콩달콩했던 연애 시절, 그리고 조개탕을 사이에 두고 이별을 맞게 되는 그들의 추억은 영화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해 감정이입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보는 이로 하여금 옛 사랑의 추억을 곱씹게 만드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한번이라도 사랑을 해봤던 이들에게 “나도 이럴 때가 있었는데”라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눈물을 짜내거나 행복에 겨워 기쁨을 노래하는 과장은 없다. 담백하다. 그리고 가슴이 저리는 아픔과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준다. 여기에 위트 넘치는 대사와 웃음을 자아내는 몸 개그는 잔잔한 극의 흐름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대체적으로 영화에 출연한 네 명의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과하지 않게 자신의 몫을 다해낸다. 병훈 역을 맡은 엄태웅은 각 상황마다 유쾌함과 쓸쓸함, 찌질함까지 드러내며 김현석 표 남자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는 송강호, 김주혁, 임창정 등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한다. 상용 역을 맡은 최다니엘도 시트콤에서 보여줬던 훈남 스타일을 과감히 탈피, 어수룩하고 맹하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은 소년 같은 이미지를 잘 보여준다. 이민정은 두 남자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캐릭터를, 박신혜는 모든 작전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며, 은근슬쩍 엄태웅에게 사랑의 조언을 하는 조력자로 극중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한다. 또한 송새벽, 류현경 커플과 시라노 에이전시 각본 담당인 박철민의 코믹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 이후 병훈과 희중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지루해진다. 감독은 자신의 첫 시나리오 완성작인 <시라노 ; 연애조작단>에 대한 애정이 많았는지 없애야 할 부분에 과감하지 못했다. 오히려 감싸 안는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라노 ; 연애 조작단>은 잘빠진 로맨틱 코미디의 면모를 보여준다. 솔로들에게는 진정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커플들에게는 서로간의 사랑을 두텁게 만드는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좋은 시나리오와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조합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2010년 9월 10일 금요일 | 글_ 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이민정 보기 위해 티켓 사는 남자들. 벌써 눈에 선하다.
-김현석 감독 영화의 팬이라면 무조건 O.K!
-사랑을 해봤다면 100% 공감 물결이 출렁 출렁~~
-병훈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너무 길다.
-뭐 남들 사랑이야기가 대수냐! 역시 추석에는 액션 영화가 최고지!
-송새벽의 코믹 연기 좋기는 좋은데, 변사또 하고 너무 비슷해.
50 )
lch561208
기대...   
2010-09-13 09:33
soon9420
재미있을거 같군요   
2010-09-13 09:31
microward98
대박이당...   
2010-09-13 09:08
ldh6633
잘봤어요~~   
2010-09-13 09:07
keykym
기대되네요
  
2010-09-13 08:54
covrah
바로 아랫분, 감사합니다.   
2010-09-13 01:15
ta128love
답은 김주혁   
2010-09-13 00:49
ohye91
야구 사랑하는 감독 팬이에요   
2010-09-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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