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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진실이 가려진 게임, 그 허탈한 슬픔!
조디악 | 2007년 8월 10일 금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조디악>은 여러모로 <살인의 추억>과 닮았다. 주어가 사라진 채 동사만 과거형으로 존재하는 의문의 사건, 그 의문에 끈질기게 매달리는 사람들, 그리고 좀처럼 알 수 없는 범인의 행적이 두 영화에 존재한다. 하지만 범인의 태도가 다르다. <조디악>의 범인, 즉 난해한 암호문을 작성할 만큼의 지적 수준을 지닌 조디악 킬러는 자신의 범행을 직접 신문사로 알리며 수사망을 흔드는 대범함을 갖추고 있다. 이는 <살인의 추억>의 범인이 단순히 누군지 알 수 없었다는 사실과는 다른 지점이다.

범인의 살해로부터 출발하는 <조디악>은 시작부터 잔인한 범행 현장에 관객을 동행시키며 심리적인 위축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피가 튀는 잔혹한 묘사는 156분에 육박하는 긴 러닝 타임 중 두세 차례에 불과하다. 쫓기는 자와 쫓는 자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을 이용한 사이코 스릴러적 긴장감을 <조디악>은 크게 활용하지 않는다. 사실 <조디악>은 쫓는 자들의 이야기다. ‘그 놈의 두 눈을 똑바로 보고 범인을 잡았다는 확신을 얻고 싶다’는 그레이스미스(제이크 질렌할)의 의지는 정의보단 개인의 욕심을 구체화하고자 하는 광기와 맞닿는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범인에 대한 의문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만큼이나 매혹적이며 그 매혹에 그들은 차례대로 빠져든다.

범인을 쫓는 인물들은 각각 조디악 킬러에게 다가섰다고 믿지만 그 찰나에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 과정에서 범인에게 가까이 접근했던 인물들은 각각 차례대로 파국을 맞이한다. 조디악 킬러와 무관하게 삶이 황폐해지고 그 의문과 멀어지는 순간 삶은 무기력하다. 사건의 주변부를 맴돌다 결국 그 중심으로 뛰어드는 그레이스미스만이 –실제로 이 영화의 판권 주인이기도 한-마지막까지 범인을 쫓는다. <조디악>은 광기에 연루 되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범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처하는 폴 에이브리 기자(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나 꼭 자신이 범인을 쫓아야 당연하다고 믿는 데이빗 토스키 수사관(마크 러팔로)이나 하나같이 그 광기의 주도권을 향해 달린다. 하지만 수사관들은 공적인 체계로 인해 사건의 증거를 공유하지 못하며 이로 인해, 마치 한 면을 맞추면 한 면이 어긋나는 큐브처럼 범인에 대한 확신은 매번 미세하게 빗나간다. 그런 일련의 상황의 번복 속에서 <조디악>에 새겨진 물음표는 ‘그들이 쫓는 자는 누구인가?’에서 ‘그들은 누구를 왜 쫓는가?’로 뒤바뀐다. 결국 <조디악>은 전도된 주객만큼이나 혼란스런 집착의 광시곡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가장 유력했던 범인이 진범이 아니라고 밝혀지자 토스키 형사는 좌절하며 말한다. ‘제일 엿 같은 건 알렌이 진범임을 확신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빨리 사건을 끝내고 싶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거다.’ 때론 진실을 아는 것보다 진실을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 절실할 때가 있다. <조디악>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집착인지, 그리고 그런 맹목적인 추격이 얼마나 지난한 싸움인지를 보여준다. 철저하게 한 쪽을 베일에 가린 추격전의 진의는 이토록 알고 싶다는 사적인 욕망이 알아야 한다는 공적인 정의보다 앞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결국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그 심정은 허상을 잡기 위해 발버둥치는 몸부림처럼 허탈하다. <조디악>의 진실게임은 무미건조한 영화의 정서만큼이나 아득하며, 너무나도 매혹적이라 서글픈 이들의 사연인 것이다.

2007년 8월 10일 금요일 | 글: 민용준 기자




-미국판 <살인의 추억> 역시나 미치도록 잡고 싶었을 그들의 심정.
-인물을 통해 전이되는 광기의 전도, 진실이 집착이 되는 순간 삶은 황폐해진다.
-어쨌든 궁금하다. 너도 밥은 먹고 다니냐? (한국의 그대도?)
-감독이나 배우나 확실히 명성에 이름값은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만큼 현실적인 진통은 존재한다.
-국적이 다른 <살인의 추억>, 심정은 같으나 영화적 분위기는 다르다.
-두근거리는 긴장감을 기대한다면 다소 무미건조할 수 있다.
-<세븐>과 <파이트 클럽>을 비교한다면(혹은 원했다면)상대적으로 충격이 미약하다.
30 )
h31614
빨리 보고 싶어요   
2007-08-17 15:23
egg0930
뭔가 있을것같은 영화인데요~   
2007-08-16 09:24
leejisun24
아 진짜 보고싶음ㅠㅠ근데약간지루하대요..   
2007-08-15 22:39
KIKI12312
기대되요 ^^ 그래도 조금 느린 패턴으로 흘러가나봐용 ㅎㅎㅎ   
2007-08-15 04:14
jazzmani
주변에 시사회 다녀온 사람들은 기대치가 컸는지 그냥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2007-08-14 18:46
motor012
재밌을꺼 같아요   
2007-08-14 14:00
juiceboy
영화의 긴박함은 정말 괜찮았는데 (영화적 기교) , 슈퍼마켓이 아이스크림 바로 사러 가는게 아니라 영희 순희 철이 다 만나고 결국 아이스크림 사러가니까 가게문 닫은 느낌...   
2007-08-14 12:16
juhy1024
재밌을꺼 같은데!   
2007-08-1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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