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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역설화법으로 풀어낸 자살예방 홍보영화
4요일 |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 박정환 객원기자 이메일


죽을 死를 숫자 4로 바꾼 영화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OECD 가입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인 자살률 낮추기라는 명제에 입각하여 하드고어(Hard-Gore)라는 역설화법을 통해 풀어가는, 주제의식이 매우 명확한 영화다. 생명을 부여하고 앗아감은 하늘이 정한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임의로 생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비관적 답안인 자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피갑칠적 발상의 고발이기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그림 속 지옥도와 화면 가득한 핏발보다 정작 이 영화를 만들 당시 배우들이 실제로 목격했다는 아이귀신 목격담이 훨씬 오싹하다는 아이러니를 가진다.

흔들리는 아이의 서글픈 영상으로 시작되는 영화 맨 처음 시퀀스는 영화 마지막 시퀀스와 맥락을 같이하는 수미상응(首尾相應)적 기법이다. 영화를 처음 볼 때 이 첫 장면은 언뜻 이해가 쉽지 않으나 영상 속 아이가 쉽지 않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는 간파하기 쉽다. 자살을 목적으로 모인 이들이 하나 둘씩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할 때 자살을 행동에 옮기려던 캐릭터들이 정작 누군가에게 타살 당하는 것은 싫다는 역설은 우리의 생명을 과연 우리 스스로가 박탈할 수 있는가 하는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에 관한 영상 역설이기도 하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기에 살해 시퀀스의 특수효과가 미약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하더라도 엇박자 나는 연출력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캐릭터들이 무슨 절박한 사연이 있었기에 자살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에 관한 영화 속 설명이 저녁식사시간에만 잠깐 나타난다는(그 사연은 준희 같은 몇몇 인물에만 국한된다) 설정으로 인해 관객들은 그들이 자살을 하려 폐교에 모이게 되었다는 것만 알지 왜 죽으려 하는가에 관한 구체적인 사연이나 이유를 좀처럼 알 수 없다. 그로 인해 현우나 영선, 거식증 환자 가영과 같은 캐릭터들의 영화 속 돌출행동은 관객들에겐 뜬금없는 일탈행위로밖엔 비쳐지지 못한다. 이러한 영화 속 캐릭터 사연의 공백화는 자살하려는 이들의 자살을 돕는 자살도우미들에 관한 사연 역시 알 도리 없게끔 만들어버린다.

사연의 공백화와 더불어 허둥지둥 대다가 살인자에게 목숨을 빼앗기는 캐릭터들의 허술함은 연출력의 구멍인지 시나리오의 부실함에 기인한 것인지에 관한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러하다보니 영화 후반부에서 살인자가 왜 살인을 하게 되었는가에 관한 사연을 접함에 있어서도 살인동기에 관객이 수긍하고 이입(移入)되기보다는 진부한 신파로 느껴지기 쉽다.

자살예방이라는 영화적 주제의식은 탁월했으나 그 접근방법에 있어 차라리 공포가 아닌 다른 장르를 택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은 영화 <4요일>. 공포 장르에 있어서 올 한 해 한국영화는 <고死: 피의 중간고사><외톨이>와 더불어 <4요일>이라는 세 작품만을 관객들에게 내놓았거나 선보일 예정이다.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영화의 질적 측면에 있어서도 부족했던 올해 한국 공포영화를 바라보면서 내년엔 부디 올해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더 나은 영화로 관객에게 찾아오길 바라는 심정이 간절할 따름이다.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 글_박정환 객원기자(무비스트)




-이렇게 사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심히 고민하는 관객!
-하드고어(Hard-Gore)는 끔찍하게 싫다는 관객
-치밀한 연출력과 특수효과를 기대하는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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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maximus
역시 예상했던대로 평이 안습이네요.   
2008-12-01 17:40
kaminari2002
예고편보니, 첨 생각보단 쪼금 무서워보이던데요.
알아서 죽으러 온 사람들이 "그래도, 남의 손에 죽긴 싫어!"
하면서 살인자를 벗어나려는 모습이...   
2008-12-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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