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관람안내! 독특한 비주얼이 전부가 아니라니까
게이머 | 2009년 9월 25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일단 우리나라는 제외하자. 온라인 게임이 게임의 차원을 넘어서 인맥을 형성하고, 각종 커뮤니티를 만들고, 생활이 되고, 자신의 분신이라는 믿음이 생기고, 게임 속 세상과 진짜 생활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곳이니까.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 온라인 게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는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을까? 온라인으로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을 만드는 것에 대해, 그것이 실제 생활과 연결되어 인생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직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이 인터넷 유저가 아닌 곳에서는 네트워크망이 전국을 뒤덮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는 모양이다.

‘슬레이어즈’라는 온라인 FPS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근미래의 어느 날. 10대 소년 사이먼(로건 레먼)이 플레이하는 캐릭터 케이블(제라드 버틀러)은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게임 속 최고 스타로 떠오른다. ‘슬레이어즈’는 실제 사형수들을 캐릭터화해서 진행하는 실제 살인 게임. 마지막 30라운드까지 살아남으면 자유를 얻을 수 있지만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전투는 치열해진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케이블은 사이먼에게 게임에서 이기고 싶다면 자신에게 자유도를 허락해 줄 것을 요청한다. 사이먼의 조작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케이블은 게임 밖의 진짜 세상으로 나와 아내와 딸을 찾고, 게임을 통해 전 세계 네트워크를 장악하려는 캐슬(마이클 C. 홀)에 맞선다.

<게이머>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봐왔던 시스템이 실생활을 지배하는 묵시록적 비전의 세계관을 다룬 영화다. 온라인으로 모든 생활이 일원화되고 네트워크가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만들어 전 세계를 통제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소재로 한다. 결국 네트워크의 창시자는 자신이 친 울타리 안의 모든 것들을 손에 넣을 음모를 꾸미고, 주인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시스템을 붕괴시켜 가상이 현실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다. 네트워크나 온라인을 소재로 한 이러한 스타일의 SF 액션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심심찮게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다면 동어반복의 공허한 외침이 될 공산이 크다.

우리는 온라인 게임이나 네트워크 생활에 너무 익숙하다. 온라인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우리 생활의 중심이 되고,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따르듯 기계에 순종하는 시대가 곧 도래 하리라는 공포도 있지만, 그런 경계심보다는 그 안에서 새로운 패턴을 찾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언제나 시스템의 장악이라는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온라인과 네트워크는, 분명 세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완전히 세상과 분리되는 또 다른 세상이기에 여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게이머>에서는 사람이 직접 게임의 캐릭터가 되고 실제 살인을 하는 FPS 게임이라는 점, 여기에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소사이어티’가 웹이 아닌 실제 생활에 퍼져 있다는 점 등에서 다소 파격이 보이긴 하지만, 사고의 범주는 기존의 영화들이 가졌던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지 못 한다.<게이머>는 특별할 것 없는 세계관과 상투적인 설정이 거슬리지만 현란한 비주얼은 인상적이다. 비현실적인 게임 이미지를 CG로 구현한 전투 장면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 화끈한 비주얼을 경험케 한다. 실제 도심을 배경으로 한 무장 캐릭터들의 총격적은 전투 그 이상의 느낌을 준다. 특히 최초로 레드 HD 카메라로 촬영한 게임 영상은 FPS 게임의 느낌과 현실감을 모두 살린 독특한 질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낯설고 새로운 비주얼이 너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은 문제다.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영상이 두 번, 세 번 반복되며 나름의 장점을 소진해 버린다.

<게이머>는 미래 사회에 대한 경고가 담긴 영화다. 하지만 그 경고가 그다지 위험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영화 속의 미래 사회가 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탓이다. 온라인과 네트워크가 세상을 지배하고 시스템 관리자가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설정은 특별한 위협이 아닌 막연한 상상에 그친다. 그 근거로 온라인 게임 ‘슬레이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소사이어티’를 설정한 것은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화려한 볼거리로만 승부한다면 단순 호기심은 끌 수 있겠지만, 네트워크에 대한 묵시록적 비젼을 전면에 내세우기에는 아이디어의 참신성이 부족하다.

2009년 9월 25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화려한 게임 비주얼을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쾌감
-온라인과 네트워크가 세계를 위협한다는 설정에 반감이 없다면
-많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다뤄왔던 마르고 닳은 소재
-비주얼은 화려한데, 반복되니 지루하다
24 )
kisemo
잘 봤습니다!   
2010-03-14 13:24
naredfoxx
별루구나.. 재밌을 것 같았는데.   
2010-01-01 17:32
nada356
소재는 참 좋은데..   
2009-12-03 20:21
bjmaximus
그럭저럭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2009-12-03 16:44
cipul3049
별3개짜리 졸작영화.   
2009-11-13 16:22
mckkw
온라인과 네트워크가 세계를 위협한다는 설정에 반감이 없다면   
2009-10-10 22:39
hyosinkim
볼거리만 화려한?   
2009-10-05 09:12
mvgirl
비쥬얼 뿐인 영화   
2009-10-02 08:03
1 | 2 | 3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