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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욕망에 빠져든 꼭두각시들 (오락성 7 작품성 6)
후궁 : 제왕의 첩 | 2012년 6월 5일 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화연(조여정)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진 성원대군(김동욱).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권유(김민준). 하지만 화연의 지아비는 두 남자가 아닌 제왕(정찬)이 된다. 하지만 병약한 왕은 일찍 죽고 화연은 홀로 궁에서 아들을 키운다. 공석이 된 왕의 자리는 제왕의 이복동생 성원대군이 채운다. 왕이 되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지만 단 하나 자신의 형수인 화연을 탐하지 못하는 그는 매일 밤 괴로워한다. 또한 대비(박지영)의 꼭두각시로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삶을 한탄한다. 한편, 화연을 사랑한 죄로 고자가 된 권유는 복수를 위해 내시가 된다. 세 인물은 궁 안에서 다시 조우한다.

권력욕에 눈이 먼 사람들. 이들의 끝없는 욕심에 죽어나가는 사람들. <후궁 : 제왕의 첩>의 궁은 욕망으로 가득 찬 공간인 동시에 핏물이 마를 날 없는 지옥과 같다. 최고 권력자 대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성원대군, 가문의 안위를 위해 후궁으로 들어간 화연, 그리고 조정의 권력자들의 수족이 될 수밖에 없는 권유의 꼭두각시 노름은 애처롭다. 어느 순간 욕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서로 살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모습은 처량함이 느껴질 정도다. 김대승 감독은 이들의 관계도를 통해 권력에 눈이 먼 사람들의 말로는 비극뿐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이 모습이 현시대에도 자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영화의 비극이 가슴에 꽂히게 만드는 부분이다.

극중 노출 수위는 높고, 강렬하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 인물의 욕망을 표출하는 수단과 함께 점점 고조되는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배우들의 노출 연기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여기에 어두운 극 분위기에 맞는 세트와 의상, 소품 등은 영화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만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감독의 욕심이 도리어 단점이 된다. 특히 대비를 비롯해 금옥(조은지), 내시감(이경영), 약방내시(박철민) 등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세세하게 담으려는 의도가 오히려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러닝타임까지 길어지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후궁 : 제왕의 첩>은 매력이 다분한 영화다. <가을로> 이후 다소 주춤했던 김대승 감독의 연출력이 다시 한 번 돋보인다.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2012년 6월 5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개봉 전 화제를 모았던 베드신. 기대해도 좋다.
-욕망으로 점철된 지옥도, 지금 세상과 별반 차이가 없다.
- 박지영의 악녀 연기. 미실 저리가라다.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 많다.
-주된 이야기는 <궁녀>와 오버랩된다.
-청소년 여러분. 이 영화 어른들만 볼 수 있다는 걸 알죠. 보고싶어도 꾹 참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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