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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로 관통되는 평행우주 (오락성 6 작품성 6)
안녕, 내일 또 만나 | 2023년 9월 15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백승빈
배우: 심희섭, 홍사빈, 신주협, 김주령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44분
개봉: 9월 13일

간단평

열입곱 소년 ‘동준’(홍사빈)의 학창 시절은 남달랐다. 평행우주 속의 또 다른 자기를 꿈꿨던 그의 유일한 단짝은 윗집 사는 형이자 한 학년 선배, 그리고 때론 선생님이었던 ‘강현’(신주협)이었다. 어느 날 강현은 큰 시련에 맞닥뜨리고 동준은 제대로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강현을 떠나보내게 된다.

소년은 어느덧 40대의 중년 남성이 됐다. 과거 형에게 건네지 못한 말과 용기내지 못한 자책감은 후회와 회한 그리고 그리움이 되어 가슴 한 켠 희미하게 각인돼 있다. 영화 <안녕, 내일 또 만나>는 1995년과 2020년이라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대구, 서울, 부산에 사는 세 동준의 시간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 또 다른 우주에서 살고 있다는 평행우주 세계관을 차용하여, 닮은 듯 다른 인생을 사는 동준을 차분하게 응시한다. 큰 우주같이 보였던 형을 향한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던 서툴고 순수했던 십대 시절을 지나 동준이 삶의 분기점마다 행했을 선택에 다른 세 가지의 인생 행로를 담고 있다. 우직하게 쌓아 올리는 서사와 서정적이고 정적인 톤앤 매너로 찬찬히 음미하면서 보면 좋을 작품이지만, 느린 호흡과 평행우주가 거듭되면서 감지되는 기시감으로 인해 한편으로는 느슨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백승빈 감독이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손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2021년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 선정 후 2년 만에 정식으로 관객을 찾는다. 영화 <화란>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홍사빈이 어린 ‘동준’으로 분해 십대 특유의 여린 감수성을, 심희섭은 각기 다른 인생을 사는 세 동준으로 1인 3역에 도전하여 미묘하게 다른 얼굴을 섬세하게 소화해냈다.


2023년 9월 15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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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등장하는 ‘모든 만약은 아프다’라는 책 제목 등 사색과 사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영화!
-평행우주가 소재라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같은 뒤죽박죽+기상천외한 판타지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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