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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날아온 색다른 공포영화
디 아이 | 2002년 8월 5일 월요일 | 정성렬 이메일

오랜 시간을 어둠 속에서 지내야만 했던 주인공 '문'은 각막 이식을 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설레임 가득한 세상의 빛은 그녀의 삶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어 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녀의 눈에 정체 불명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곧 그것이 사람이 아닌 귀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그녀의 눈이 어떻게 된 것이길래...

이 영화는 올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영화를 감독한 '대니 팡', '옥사이드 팡' 두 쌍둥이 형제는 부천을 찾아 자신들의 영화를 홍보했으며, 영화제 기간 내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 <방콕 데인저러스>라는 작품으로 안면을 익혔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간접적으로 그들 영화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증명하는 작은 사건이었다. 영화제 기간동안 완전 매진을 기록한 <디 아이>는 홍콩에서 개봉당시 <스타워즈 에피소드 2> 같은 쟁쟁한 할리우드 영화들을 물리치고 홍콩영화의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다. 영화를 보다가 실신해 나간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홍콩영화계는 당연지사 <디 아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히 스타급 배우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열광했고 이러한 반응은 속편 제작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기까지 했다. 영화를 수입한 코리아 픽쳐스는 내심 이 작품이 관객상을 탈 것이라고 생각했고 예상치 못했던 관객들의 반응에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영화를 알리기 시작했다.

공포영화라고 하면 몇 가지 공식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게 <스크림>이나 <할로윈>처럼 사람들을 난도질 하거나 <링>, <폰> 처럼 피 한방울 제대로 나오지 않지만 으스스한 분위기로 제압하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이번에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디 아이>의 경우 이런 이유에서 공포영화의 변종이라 할 수 있겠다. 먼저 필시 이 영화는 동양적인 느낌의 영(靈)을 통한 공포를 유발시키려 한다. 내 눈에는 보이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다는 설정을 통해 일상의 공포를 보여준다. 나는 모르고 있지만 육(肉)이 없는 영(靈)이 내 곁에 나를 쳐다보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머리칼이 곤두서고 피부엔 닭살이 돋아 난다. 그러한 공포를 시각적인 효과로 보여 주었을 때의 충격은 거의 핵 폭탄 급이다. 더욱이 <디 아이>에서 추구하는 공포는 단순히 보여주기로 진행되기 전 소리로 관객의 긴장을 유발하면서 그 공포심을 배가하는 테크닉을 구사해 몇 배나 더 긴장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처음에 변종 공포영화라고 했던 이유는 단순히 몇몇 장면이나 소리로 깜짝 놀라게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연이 얽혀 들고 동양의 한의 정서가 스며드는 한편 마지막은 할리우드 대형 액션 영화를 능가하는 엄청난 규모의 물량공세 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를 하자면, 이 영화 <디 아이>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선물이 될 만한 싸늘한 공포영화다. 유혈이 낭자한 할리우드식 공포는 없지만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괴담이 영상으로 고스란히 옮겨졌기에 그만큼 영화에 몰입하기도 쉽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방콕 데인저러스>에서도 그랬듯 '팡 형제'는 지나치게 자신들의 스타일에 도취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다 섬세하고 서늘하게 꾸밀 수도 있었는데 지나친 과욕으로 인해 뒷맛을 씁쓸하게 하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팡 형제'의 영화적 취향을 '유아적이다'라고 까지 한다. 하지만 어떠랴. 온통 암흑으로 가득한 극장 안은 100분 동안 강력 냉동실 만큼이나 서늘한 공포를 제공하는데...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기 전에 몇 가지 충고를 하자면, 절대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봐야 영화의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꽤 여러 번 반전이 등장하고 그 재미가 상당히 쏠쏠하다는 데서 그 이유를 밝힐 수 있다. 또한, 영화가 시작하기 1분전에는 모두 착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작을 단 1초라도 놓친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보라고 권하고 싶다.

4 )
ejin4rang
색다른 공포속으로   
2008-10-16 15:54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38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01
js7keien
지하철 장면 중 차창에 진짜 귀신이 나온 영화잖아?   
2006-10-0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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