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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가수 윤하의 영화데뷔작 <이번 일요일에>
2010년 3월 5일 금요일 | 백건영 영화평론가 이메일


짝사랑하는 선배를 보고 싶어 무작정 일본유학길에 오른 최소라(윤하). 정작 선배는 집안사정으로 귀국해린 상태고, 일본생활에 적응하기도 버거운 와중에 떨어진 영상수업의 과제 ‘흥미의 행방’에 골머리를 앓는데. 이때!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에 흥미를 느끼는 그녀. 그를 촬영대상으로 삼기로 결정한다. 신문배달, 청소부, 피자배달부로 종횡무진 소라에 눈에 띄는 마츠모토(이치카와 소메고로)와 함께 보낸 시간들의 기록 혹은 기억.

가수 윤하의 영화데뷔작 <이번 일요일에>는 스무 살 소녀의 성장담을 그린 ‘일본’ 영화다. 굳이 방점을 일본에 찍는 이유는, 너무 익숙해서 진부할 수도 있는 ‘성장담’이 일본영화 특유의 호흡을 거치면서 차별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즉 감독 켄모치 사토키는 한국여학생 최소라의 성장담을 통해, 현대 사회에 만연한 소외와 소통의 문제를 일본영화 특유의 미니멀리즘과 감성으로 접근한다.

<이번 일요일에>는 일본영화답게 일체의 구차한 설명을 배제한 채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 즉 극중 인물의 현재를 구성하는 과거에의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거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청춘의 미래를 제시하는 영화들과는 달리 오로지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을 그려냄으로써, 다소 밋밋하지만 거부감 없는 이야기를 펼쳐낸다는 것. 한마디로 ‘평범한 곳에서 우연히 연결되는 평범한 청춘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번 일요일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간적 배경이다. 그러니까 (여느 일본의 소도시와 마찬가지로)청결하고 정갈한 ‘하쿠센나가시’이라는 지역ㅡ일본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의 정취, 게다가 조금만 소홀하면 쉽사리 무너져버릴 수 있는ㅡ이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두 인물과 만나 상호작용을 통해 깔끔하고 소담스런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평범한 공간에 어울리는 평범한 외모를 가진 윤하의 연기는 데뷔작치고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피곤함 가득한 얼굴에 불안과 소외를 한 몸에 안고 살아가는 마츠모토 역의 이치카와 소메고로는 가부키 집안의 연극배우 출신답게, ‘쉽게 만나볼 순 없어도 어딘가에 있을 법하고, 있다면 나쁘지 않을’ 독특한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이런 유형의 캐릭터는 일본영화의 클리셰처럼 되어버린 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소메고로의 연기는 진부함을 넘어서 영화를 꿋꿋하게 견인하고 있다. 소라의 지도교수 역의 다케나카 나오토야 설명이 필요가 없는 배우지만, 나이가 들수록 안정감이 더해지는 것에서 ‘배우의 최고 스승은 세월’이라는 말을 실감케 만든다.

사랑에 목매거나 이별통보에 눈물콧물 짜내면서 징징거리고 속을 끓는 것을 청춘의 초상으로 보여주는 영화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장밋빛 미래를 입으로만 완성해가는 청춘들, 섹스와 방황과 반항으로 얼룩진 말초적 이미지에만 관심을 두면서 주위를 온갖 화려함으로 장식하며 관객을 현혹시키는 청춘영화들과 비교할 때, <이번 일요일에>는 단지 오늘을 살아가며 주위를 돌아보고 자신을 키워가는, 몸으로 부딪히며 체현하는 건강한 청춘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요란하지도 부산스럽지도 않고 칭얼대는 법 없이 소담스럽게 펼쳐내는 청춘만가. 다만, 너무 조용한 게 흠 일라나.

추신
1. 사실 나는 윤하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이름만 들었지 얼굴도 노래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 영화 속 그녀의 수수한 모습은 영화와 썩 잘 어울린다. 엔딩크레딧에 윤하의 노래가 흐른다. 다른 노래도 찾아 들어봐야겠다.

2. 소라와 마츠모토가 마을 천변을 자전거로 달리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또 기타와 유리병과 피아노가 ‘징글벨’을 협주하는 엔딩을 만나야, 비로소 이 영화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3월 5일 금요일 | 글_백건영 영화평론가(무비스트)     

29 )
kwyok11
영화데뷔작   
2010-05-29 15:29
again0224
잘봤습니다   
2010-04-14 13:10
id77777
왠지 상큼할것 같은   
2010-04-06 23:23
leena1004
잘 봤어여~   
2010-03-22 12:59
sinaevirus
이 영화 갑자기 보고싶네요~ㅎ   
2010-03-19 10:31
shgongjoo
잘봤어요   
2010-03-16 21:08
somsa2
개인적으로 윤하노래 너무 좋아하는데,
영화도 찍었군요! 기대되네요.   
2010-03-10 18:16
marinppo
잘봤어요~~   
2010-03-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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