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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드전기>의 원작소설 ‘어스시’를 갖고 싶다
2006년 8월 7일 월요일 | 이지선 영화칼럼니스트 이메일

지루한 일상을 넘어 꿈꿀 수 있게 하는‘꿈과 희망의 요술나라’, 판타지란 그런 것이다. 용이 하늘을 날고 마법사가 가까이에 사는 상상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전유물’이라고 흔히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꿈을 꾸는 것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이다.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판타지소설이나 영화들이 굳이 ‘애들용’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돌이켜 보라.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는 독자(및 관객)의 연령, 피부색, 성별과 관계없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기, 또 한 편의 작품이 있다.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더불어 세계 3대 판타지 걸작으로 꼽힌다는 <어스시(Earthsea)> 연작. 판타지 작가 중 노벨상후보가 나온다면 어슐러 K. 르 귄이 될 것이라는 명성과 함께 1968년 첫 권인 <어스시의 마법사>(출판사 황금가지)가 출간된 이후 세계판타지 팬들의 강력한 지지 속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시리즈다. 최근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 애니메이션 <게드전기>의 개봉을 앞두고 이 명성 자자한 작품이 재출간 되고 있다. 장편 5편과 단편집 1권을 갖춘 전집형태로 출간될 예정인데, 현재 4권까지 발간 완료되었다. 어지간한 판타지 팬이라면 전에 없이 반가울 소식이요, 지루한 일상에 지쳐가던 평범한 독자라면 한 번쯤 귀를 열어둘 만한 소식이다.

‘어스시’는 어떤 책? 혹은 어떤 세계인가?

'20세기 SF 판타지 작가 가운데 장르의 경계를 넘어 가장 높은 문학성을 인정받는 인물’이라는 르 귄의 <어스시> 연작은 마법과 용, 그림자와 모험이 존재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자, 수많은 모험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년에서 한 사람의 마법사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당초 <어스시> 연작의 효시가 된 <어스시의 마법사>는 르 귄이 편집자로부터 십대 청소년을 위한 판타지 모험 이야기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집필한 것이었으나, 발표 후 곧 연령층의 벽을 뛰어넘어 모든 연령대의 독자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장르소설이면서도 그 장르를 뛰어넘는 <어스시> 연작들은 박진감 넘치는 모험과 섬세한 심리묘사, 그리고 퍼즐처럼 잘 짜 맞추어진 구조를 갖추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반지의 세계’를 창조했던 톨킨과 마찬가지로 르 귄은 하나의 독립된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어스시>를 완성했다. 마치 동남아 일대처럼 군도로 이루어진, 땅과 바다의 세계. 고대 그리스처럼 개별적 자치 안에서 질서를 이루고 살아가는 이 세계 안에서 마법은 기능적 도구가 아니라 세계의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한 하나의 채널이다. 마법의 근원은 ‘언령’ 즉 말의 힘이며, 이 세계에서 마법은 아주 일반화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세계와 함께 묘사되고 있는 등장인물들이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게드’와 그 동족들은 구릿빛 피부에 검거나 갈색의 머리를 가진, 마치 동양인 같은 외모를 하고 있다. 반대로 전쟁을 즐기는 ‘카르그’들은 금발에 백색피부를 지닌 것으로 그려지는데, 기존 판타지 속의 등장인물들이 유색인종보다 백인에 더 높은 가치를 두어 묘사했던 것과 비교하면 참으로 놀라운 특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가치전복적 특색은 소설전체에 걸쳐 등장하는데, 영웅과 강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여성, 약자, 보통사람의 처지에서 거꾸로 올려다보는 시선이라든가, 세계의 균형을 강조하기 위해 ‘무용의 용’을 설파한다는 측면에서 도가사상의 흔적마저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르 귄은 도가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가져, 도덕경을 영어로 번역한 일도 있다고 한다.

어스시+스튜디오 지브리= 게드전기?

인류학적 지식과 환경주의적 사고, 그리고 여성주의적 시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모험과 마법을 이야기하는 <어스시>의 세계는 그리하여 스튜디오 지브리와 만났다. 그간 끊임없이 인류의 공존이나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온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튜디오 지브리가 르 귄의 걸작 판타지를 탐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인 듯도 하다. 안타깝게도 이미 다른프로젝트에 관여 중이던 하야오 대신,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어스시>의 세계를 스크린 위에 재창조 해냈으니, 그것이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게드전기>다.

<어스시> 연작의 3~4권 이야기를 바탕으로 왕자 아렌과 대현자 게드, 그리고 신비한 소녀 테루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게드전기>는 ‘진실의 이름’과 마주하는 모험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세계의 균형을 위해 인간이 지녀야 할 의지, 희망, 이해의 덕목을 아름다운 영상을 통해 설파하는 <어스시> 연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옮겨왔다. 무려 두 권 분량의 이야기를 압축하면서 소년의 성장과 세계의 지속이라는원작의 세계관을 드러내다 보니 무리한 점이 없지 않은데, 그런 점을 고려해서라도 원작에 대한 이해는 아무래도 필수적이다. 즉, 애니메이션을 더욱 즐겁게 보기 위해서는 원작의 내용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지브리의 팬이라면 개봉까지 여유 있을 때, 서둘러 세계적 판타지 소설과 좀 친해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끝으로 유려하면서도 흡입력있는 르 귄의 문체도 살짝 맛 볼 겸, 애니메이션 <게드전기>의 주제의식도 알아 볼 겸, <어스시> 연작 3권 <머나먼 바닷가>에 나오는 게드의 대사 한 토막을 준비했다. 마음껏 음미하시라.

"그래. 그들이 자기네가 찾고 있다 생각하는 게 뭔지는 알아. 하지만 나는 그게 거짓임을 안단다. 내 말을 들어라, 아렌. 너는 죽게 된다. 영원히 살 수 없어. 그 어떤 사람이건 어떤 사물이건 마찬가지다. 불멸하는 건 없단다. 하지만 오직 우리에게만 우리가 틀림없이 죽으리란 것을 아는 지식이 주어졌다. 그것 굉장한 선물이지. 자아(自我)라는 선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반드시 잃게 될 줄 아는 것만을, 우리가 기꺼이 잃어버릴 것만을 가지니까….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게 하는 그 자아는, 우리의 보물이며 인간 성인자아는 항상하지 않단다. 변하고, 사라지지. 바다의 물결 하나인 셈이야. 하나의 물결을 보존하려고 온 바다를 잔잔하게 하고 주류를 얼어붙게 만들겠느냐? 너 자신을 보존하자고? 네 손의 기술을 내버리고 심장의 정열을 내버리고 일출과 일몰의 빛을 내버려 너 자신의 안전을 사겠느냐? 영원한 안전을 찾아서? 와소트와 로바네리와 다른 곳들에서 사람들이 하려고 하는 게 그거다. 그게 바로 들을 줄 아는 이들이 들었던 메시지지. 삶을 부정함으로써 죽음을 부정하여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리고 이 메시지를 나는 듣지 못한다, 아렌. 내가 듣고자 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절망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아. 나는 귀먹었고 눈멀었다."

머나먼 바닷가 p.194

<게드전기>의 원작이면서 판타지소설의 3대 걸작인 <어스시> 전집을 지금 읽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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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 8월 7일~8월 21일
● 당첨자 발표: 8월 22일
● 당첨인원: 1등 2명- 『어스시』전집(4권) / 2등 50명- 『어스시』단행본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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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 )
qsay11tem
원작이 나아여   
2007-11-24 15:50
kpop20
게드전기의 원작   
2007-05-16 21:56
cutielion
나도   
2007-04-25 15:06
cocoyabung
전 미야쟈키 하야오의 광팬입니다
것보다는 지브리의 광팬이지요...
저희 아버지가 에니메이션을 하셔서 어려서부터 지브리 에니는
계속 봐왔습니다..비디오라던가 DVD도 다 가지고 있지요
제가 군대에 있는동안 게드전기가 나왔더라구요
어떤 에니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군대를
전역하고나서 어떤에니인가 찾아보았지요 역시가 기대를 져버리지않은
高퀄리티의 에니였습니다 그러다 에니의 원작이 되는 소설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보구싶어서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찾아 봤습니다
그러다 이곳을 발견했어요 아직 에니를 보진 못했지만
그 세계관이라든가 설정등이 맘에 들더라구요
에니뿐만 아니라 책으로도 그 세계를 느껴보고 싶네요
당첨되면 아주 기쁠겁니다
어스시의 세계를 느낄수 있도록 도와주싶시요   
2006-11-25 02:36
jade0208
하루빨리 어스시의 세계에 놀러가고싶군요.내가 며칠전 이 영화를 보고 감동받았어요.더 흥미롭잖앙??   
2006-10-08 10:38
jade0208
난 책이란 무척 좋아해여~영화도 무척 좋아해여~   
2006-10-08 10:36
jade0208
정말 재미있는 이 영화들!노래도 좋고 장면도 좋고 다 좋지 않아요?난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는 처음 봐요.   
2006-10-08 10:35
khkyum
기대가 크다
재미맀응 렬화가 될것같다   
2006-09-0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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