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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악마적 캐릭터 한니발 렉터! '나 이러다 살인마 됐다'
2007년 2월 12일 월요일 | 유지이 이메일


모든 전설에는 시작이 있다.
다시 프리퀄 〈스타워즈〉에피소드 1편의 광고 문구로 유명해진 문장이지만, 대성공을 거둔 〈스타워즈〉 프리퀄 이후의 헐리웃이 다시금 깨달은 상업적 진리이기도 하다. 리메이크와 거듭된 속편으로 고갈이 되었다 할지라도 ‘그 이전’이라는 미지의 영역에는 또 다른 황금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팀 버튼이 손을 뗀 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배트맨〉시리즈가 〈배트맨 비긴즈〉로 부활하고 이야기가 정말 우주로 가던 〈슈퍼맨〉시리즈는 어린 시절을 다룬 드라마 〈스몰빌〉의 성공을 발판 삼아 초대형 블록버스터 〈슈퍼맨 리턴즈〉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장기 시리즈로 유명한 〈007〉시리즈가 주인공까지 바꿔가며 새롭게 꺼낸 카드 역시, 소설 첫번째 편을 다시 리메이크한 〈카지노로얄〉인 것을 보면 올해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0〉같은 영화가 개봉 대기 중이고, 초대형 판타지 〈반지의 제왕〉시리즈가 성공한 후 헐리웃 제작자들이 그 기원에 해당하는 이야기인 〈호비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살인마, 피의 이면

멀리 볼 것도 없이, 당장 새파랗게 젊은 전설적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가 돌아온다. 아니, 아직 카리스마 넘치는 한니발 박사는 전설이 되기 전이다. 어린 시절 잔혹한 경험에서 출발한 한니발의 트라우마가 본격적으로 연쇄 살인으로 완성되기 전, 청년기를 다루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제목 그대로 〈한니발 라이징〉은 한니발이라는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살인마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따라가는 영화다.
 양들의 침묵
양들의 침묵

예측은 가능하다. 하지만 증거는 불충분하다. 이미 세 편의 소설과 네 편의 영화(첫번째 편 〈레드 드래건〉은 영화로 두 번 만들어졌으므로)로 한니발 렉터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니발 렉터가 〈슈퍼맨〉이나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처럼 괴력을 가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한 공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정체를 헤아릴 수 없는 비밀스러움에 팔할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공포의 시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한니발 라이징〉의 이야기가 대부분 베일에 싸여 있는 이유가 그렇다.

원작자인 토마스 해리스가 직접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한니발 라이징〉은 걱정스러운 영화다. 잘해야 본전이나 건지기 쉬울 이야기다. 공포는, 미지에서 나타날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법이다. 전율은 깜짝 놀라는 팽팽한 긴장에서 출발하고, 긴장은 내 감각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많을 때 나타난다. 공포영화가 대부분 밤을 시간적 무대로 삼는 것은, 어두움이 가지는 미지의 속성 때문이다.

한니발 렉터의 카리스마가 절정에 달한 작품이 무엇이었나. 속칭 ‘한니발 3부작’이라고 부르는 〈레드 드래건〉〈양들의 침묵〉〈한니발〉 중에 한니발 렉터가 가장 공포스러웠던 작품은 영화적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양들의 침묵〉이었다. 비중은 어떠했던가. 삼부작을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뒤쪽으로 갈수록 한니발의 비중은 늘어난다. 그러나 한니발 렉터가 가장 큰 비중으로 등장했던 〈한니발〉은 그리 무섭고 인상 깊은 작품이 아니었다. 한니발 렉터의 공포는 빼어난 두뇌를 지닌 의학자이자 다양한 교양을 지닌 지식인인 이 사람이, 실은 인육을 먹고 살인을 즐기는 연쇄 살인마라고는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초인적이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마치 마술 요령을 알면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은 것처럼 논리적으로 한니발의 행적을 설명해버리면 지옥에서 방금 올라온 듯한 악마 같은 살인마가 단숨에 사람의 일종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한니발 렉터에게 〈양들의 침묵〉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이 이야기에서 한니발 렉터는 살인 사건의 주체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살인마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공포스럽게도) FBI 요원에게 사건의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을 제공하며, 자신의 범죄를 카메라가 따라다니며 처음부터 끝까지를 폭로하는 대신 어쩐지 깊이가 있어 보이는 대사 몇 마디로 역할을 다 한다. 역할이 가지고 있는 신비로움이 안소니 홉킨스라는 뛰어난 배우를 만났을 때 벌어지는 화학작용이 〈양들의 침묵〉의 핵심이었다.
맨헌터


예상을 뒤엎는 〈양들의 침묵〉의 대단한 성공은 여러 사람을 고무시켰다. 원작자인 토마스 해리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니발의 영업 비밀을 드러내서 카리스마의 일부를 날려버린 〈한니발〉이라는 악수를 두게 되었으니까. 처음부터 의도하고 만든 3부작이 아니었던 까닭에 처음으로 온전한 주인공이 된 〈한니발〉에서 한니발 렉터는 흔들린다. 그리고 헐리웃은 억지로 ‘한니발 3부작’을 만들게 된다.
 맨헌터
맨헌터

이미 마이클 만이 〈맨헌터〉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한 적이 있는 〈레드 드래건〉을 리메이크하게 된 것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 윌 그레이엄 역을 맡은 배우는 근래 〈CSI〉 길 그리섬 반장으로 유명한 윌리엄 L. 페터센. 더 젊은 시절이기도 하지만, 배역의 성격 탓에 날카롭고 우울한 분위기를 보고 깜짝 놀랄 사람 많을 듯) 단순한 이유였다. 소설로나 영화로나 〈양들의 침묵〉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어쨌건 〈한니발〉도 성공을 거두었는데, 새로운 한니발 렉터 시리즈는 구할 수가 없으니 이미 나와있는 작품을 다시 만드는 것. 이미 나온 〈맨헌터〉도 그랬지만 원작 소설 〈레드 드래건〉에서 한니발 렉터는 〈양들의 침묵〉만큼 비중이 큰 역할이 아니었다. 변화 과정을 따르면 〈레드 드래건〉에서 한니발 렉터라는 캐릭터를 만든 작가 토마스 해리스가 그 매력에서 가능성을 읽고 발전시킨 작품이 〈양들의 침묵〉이라 볼 수 있다. 두 소설에서 한니발 렉터는 똑같이 감옥에 갇힌 자신을 찾아온 FBI 프로파일러에게 조언을 하는 역할이지만 〈레드 드래건〉에서는 초반부에 그리 길지 않게 등장할 뿐이다. 그래서 토마스 해리스는 속편이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주인공을 신참 프로파일러 클라리스 스탈링(전편 〈레드 드래건〉의 주인공인 윌 그레이엄은 은퇴한 베테랑 요원이다)으로 교체한 것이다.

살인마, 활력을 얻다
 레드 드래곤
레드 드래곤

이미 한니발 렉터 자체가 된 안소니 홉킨스를 기용한 〈레드 드래건〉 제작이 발표되었을 때, 홉킨스 버전 한니발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많았던 이유도 원작에서 차지하는 한니발 렉터의 비중 때문이었다. 홉킨스를 기용한 한니발을 〈레드 드래건〉에 등장시키기 위해서는 원작을 더 많이 각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원작의 균형이 깨지기 쉬워 엉터리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샀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아주 좋았다. 확실히 안소니 홉킨스의 참여로 〈레드 드래건〉에서 한니발 렉터의 등장장면은 많은 각색이 있었고 비중도 늘어났지만, 얼토당토 되지도 않는 수준으로 뻥튀기를 하지는 않았고 게다가 각색이 매우 재치 있고 영리했기 때문이다. 원작소설과 〈맨헌터〉에서는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은 윌 그레이엄의 한니발 렉터 체포 시퀀스를 영화 〈레드 드래건〉의 오프닝으로 사용한 아이디어부터 영리했다.

원작에 없는 이야기도 아니었고, 비중을 높인 대신 이야기 앞에 배치하여 박진감 있는 시작으로 이야기를 여는데 성공한 점은 각색의 깔끔한 솜씨 덕분이다. 소설과 〈맨헌터〉에서 윌 그레이엄이 한니발 렉터를 대면하는 장면도 〈레드 드래건〉에서는 바뀌었다. 원작에서는 독방 대면으로 〈양들의 침묵〉과 비슷했던 묘사가 넓은 공간에 동아줄로 묶여있고 흉폭하지만 다이나믹한 동작으로 움직이는 한니발 렉터를 윌 그레이엄이 만나는 장면으로 교체되었다. 덕분에 〈레드 드래건〉은 (실제 배우는 나중에 영화를 찍어 더 늙었을 텐데도) 패기만만하고 역동적인 한니발 렉터의 (조금 더) 젊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성공적으로 ‘전편’의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타란티노를 필두로 한 선댄스의 아이들은, 그런 엄숙함에 대한 관성이 없다. 특히 키치를 두려워하지 않는 타란티노와 로드니게즈는 엄숙함을 뒤집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소룡의 트레이닝복과 서부 음악을 그대로 차용해서 고전 홍콩 무협의 방식으로 싸움을 벌인다거나, 오우삼 식 쌍권총 액션을 서부극 무대에 남미 음악과 함께 올린다던가 하는 영화적 행동이 자연스러운 것이 그들의 방식이다.

이제 반밖에 남지 않은 한니발의 신비로움을 마저 까발리는 작품이 될 〈한니발 라이징〉이 기대를 품게 하는 이유는 반쯤은 〈레드 드래건〉의 성공적인 각색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걱정의 반은 〈한니발〉이라는 범작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다. 조금 더 기대해보면 안소니 홉킨스가 빠짐으로 〈한니발 라이징〉에서 〈양들의 침묵〉과 같은 ‘한니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한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점이 안정감을 주는 요인이겠다.

살인마, 전무후무의 명성
 미스터리 극장 에지
미스터리 극장 에지

마지막 남은 우려와 기대의 양날 검은 바로 작가 자신에 있다. 토마스 해리스는 좋은 작가다. 빼어난 작품 하나만 쓸 수 있어도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을텐데, 그는 이미 〈양들의 침묵〉을 썼고, 소설로 보자면 그에 별로 부족함이 없을 전편 〈레드 드래건〉도 썼다. 영화까지 합쳐 토마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은 이후 스릴러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다.

당장 카리스마와 뛰어난 머리를 지닌 연쇄 살인마는 헐리웃에서만 〈카피캣〉〈테이킹 라이브즈〉를 거치며 반복 사용되었고, 윌 그레이엄과 클라리스 스탈링이 소속된 FBI 행동과학부의 프로파일링은 일약 장르 범죄물의 단골 소재가 되었다. 미국 범죄 드라마에서부터 영화 〈마인드헌터〉뿐만 아니라 (〈레드 드래건〉〈양들의 침묵〉에서 주인공의 FBI 상사 잭 크로포드의 모델로 알려진) ‘연쇄 살인’이라는 말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전 FBI 행동과학부 책임 프로파일러 로버트 레슬러 같은 사람은 유명인사가 되었고 그가 쓴 〈살인자와의 인터뷰〉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또, 게 중에는 사이코메트리라는 소재를 덧붙이지기는 했지만 프로파일링을 하는 여형사와 천재적인 살인범의 괴상한 대결 구도라는 〈양들의 침묵〉의 포맷을 그대로 가져다 쓴 일본만화 〈미스터리극장 에지〉같은 작품도 있다.

문제는 토마스 해리스가 〈한니발〉의 작가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시리즈에 집착하는 순간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를 몰고 갈 우려, 연쇄 살인의 시작 〈한니발 라이징〉의 불안요소다. 영화 〈한니발 라이징〉 프로젝트는 소설과 함께 진행되었다. 다른 때처럼 소설이 먼저 나온 것이 아닌 소설 발표에 맞추어 영화도 각색과 촬영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영화가 세계 개봉을 앞둔 현재, 소설 역시 영미권을 중심으로 서점에 공급된 상태다. 각색에서부터 토마스 해리스가 깊이 관여해 제작한 〈한니발 라이징〉은 영화와 소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완성되어 둘 다 행복한 성공작이 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같은 가능성이, 돈냄새 맡고 욕심을 지나치게 앞세워 시리즈 최악의 작품이 될 우려와 공존하는 작품이다.

물론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젊고 매력적인 한니발이 다시 없는 존재감을 쌓아가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치명적인 매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이지만. 더구나 〈한니발 라이징〉에서 한니발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무라사키 부인을 맡은 사람은 공리라지 않는가! 한니발이여, 부디 신비로움으로 성장하는 장관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게. 더 이상 꿈 속에서 양들이 울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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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jung
볼까말까 고민중인 영화인데..   
2007-03-04 21:13
egg2
캐스팅은 좋네요.   
2007-03-02 18:17
sweetlife
결론적으로 시리즈물과 떨어져 볼때, 매우 좋았습니다!   
2007-03-01 00:08
dyznfm
으`~~~   
2007-02-26 10:31
vivihaha
궁금해요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 그래도 배트맨비긴즈나 007은 별로였거든요 한니발은 기대를 만족시켜주길...   
2007-02-20 22:14
db89
 기대 되요~!!! o_o   
2007-02-20 17:05
bluegm
기대는 되지만 볼까 말가 고민   
2007-02-20 14:57
bonkak
기대~   
2007-02-1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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