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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서 거친 청년이 되기까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 유지이 기자 이메일


기억을 한 십년전으로만 돌려보면 그는 대표적인 꽃미남이었다. 말끔하고 선 얇은 얼굴에 마른 몸매, 길고 나릇나릇한 라인, 순정만화에서 방금 현실로 나온 듯한 외모를 가진 소년. 거기에 날카롭고 반항적인 눈매를 가지고 있었고 빼어난 연기력에 대한 찬사도 얻었다. 나이는 겨우 20대 초반. 모든 게 대단했다.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완벽한 미소년이었다. 그 나이 틴에이저 스타는 갖추기 힘든 아우라를 모조리 가지고 있었다.

미소년, 소녀의 몰표를 얻다

나이 어린 스타가 갖추지 못한 ‘배우’로서의 품격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만큼 갖추고 있는 스타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했다. 미끈한 몸과 얼굴에 날카로운 눈빛, 게다가 (그를 좋아하는 소녀팬들이 확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평판에 소문을 뒷받침하는 (소녀팬들이 보기 꺼려하는) 필모그래피. 배우로 이름을 알린 〈길버트 그레이프〉에서는 겨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20살 배우가 이미 당대의 독립영화 기수였던 조니 뎁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고 심지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까지 했다. 한껏 오른 지명도는 샘 레이미의 변칙적인 서부극 〈퀵앤데드〉에서 샤론 스톤과 진 해크먼 (같은 노땅들) 사이에 빛나는 외모를 알릴 기회를 주었고, 연기 잘하는 미소년에 대한 평판은 유럽 합작의 예술지향적인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랭보 역을 맡기며 절정에 달했다. 예술적인 영감으로 가득한 짧은 인생을 살았던 프랑스 게이 천재시인이라니, 당대 미소년이 이런 역을 거치며 평론가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면 이제 남은 것은 대중적인 작품에서 붐을 일으키는 것 뿐이었다.

배우로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이름을 공고히한 것이 〈토탈 이클립스〉라면, 본격적으로 소녀팬을 함락한 작품은 이듬해 개봉한 〈로미오 + 줄리엣〉이었고 다음 해 (전설적인 흥행작) 〈타이타닉〉에 출연하며 디카프리오는 불멸이 되었다. 비로소 평단과 흥행, 양쪽을 정복한 거물 청춘스타의 탄생.

청춘스타, 성장하며 성인의 자리를 찾다

대형 흥행작은 아니었지만 MTV식으로 변주한 화면에 셰익스피어 대사를 그대로 담은 불협화음을 젊은 배우에게 얹은 〈로미오 + 줄리엣〉은 케이블 음악채널과 연예 프로그램에 짧은 영상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얼굴을 알렸다. 이미 〈타이타닉〉이 개봉 대기 중일 때 디카프리오를 기다리는 소녀팬들이 초반 예매권을 싹쓸이 했고, 여기에 대형 재난영화와 로맨스를 결합한 〈타이타닉〉의 블록버스터적 매력이 더해지며 〈타이타닉〉과 디카프리오는 함께 전설적인 흥행을 쌓았다. 그러나 그 해 아카데미 최다 부분 상을 휩쓸었던 〈타이타닉〉이 (기술적인 상을 휩쓴 대형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흔히 그렇듯) 연기상 부분에는 변변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더구나 당시 연기력과 스타성을 한 몸에 갖추고 있다던 디카프리오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데다가 (심기가 불편했는지) 시상식 장에서도 그를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까지 배우로서 디카프리오의 경력은 내리막을 걷는다. 지난 5년 간 쌓아온 필모그래피가 어슬렁거리며 무너지는 다른 5년동안 소년도 점차 성장했고 청춘스타의 외연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야 할 때가 오고 있었다.
 <타이타닉(1997)>
<타이타닉(1997)>
 <비치(2000)>
<비치(2000)>

대배우 메릴 스트립, 다이앤 키튼, 로버트 드니로와 공연한 연극 각색 영화 〈마빈의 방〉에 캐스팅 되었을 때 이미 디카프리오는 (대배우와 맞상대할 만한 배우로서가 아닌 자신의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스타가 실제로 보니 너무 말라 엄마 메릴 스트립이 걱정해 마지않던) 청춘스타로 캐스팅되었고, 흥행스타가 된 후 출연한 영화는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엇박자를 치며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헐리웃 상업영화임에도 가브리엘 번, 제레미 아이언스, 존 말코비치, 제라르 드빠르띠외에 안느 빠릴로까지 성격파 군단이 출연한 〈아이언 마스크〉는 명각본가였던 랜달 월러스의 평작으로 별다른 이슈 거리가 되지 못했고 위노나 라이더, 케네스 브로나, 멜라니 그리피스에 샬리즈 데론과 팜케 얀센까지 까메오로 출연했던 〈셀레브리티〉는 우디 앨런의 필모그래피에서 평균 이하로 묻힐 영화였다. 야심차게 준비한 영국 출신 감독 대니 보일의 헐리웃 영화 〈비치〉는 흥행과 비평 모두 참패해 보일을 한동안 TV 영화감독으로 칩거하게 만들었으니 2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청춘 스타가 ‘청춘’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낼 시간동안 찍은 영화치고는 썩 좋지 않았던 셈이다.

소년, 성장하여 거친 청년이 되다

청춘스타 시절의 말끔한 인상이 점차 사라져갈 때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린 시절 보여줬던 명민한 영화 감각을 되찾는다. 이미 꽃미남이라는 환상이 사라지고 (헐리웃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평범한 외모가 되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눈과 반항적인 이미지는 여전했고, 청춘스타 시절처럼 초절정 연기력을 지녔다는 거품은 가라앉았지만 거창하고 공허한 내면을 가진 인물을 연기할 때 최상의 실력이 발휘된다는 평판을 얻었다. 거기에 〈대부4〉를 준비하며 디카프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에 대한 소문이나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후에 다쓰 베이더가 되는)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으로 유력하다는 소문이 불을 지폈다. 실제로 〈대부4〉는 만들어지지 않았고 〈스타워즈〉 프리퀄의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은 신예 헤이든 크리스텐슨에게 돌아갔지만, 소문이 완전히 허황되지는 않았던지 ‘네 친구들(4 Amigos)’의 다른 두 사람이 디카프리오를 자신의 영화에 불러들였고 결과는 2000년 이후 매우 성공적인 네 편의 영화를 디카프리오에게 안겨주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네 영화에서 디카프리오는 안정적으로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역할을 맡았고 두 감독은 디카프리오의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아일랜드계 뉴욕 조폭의 기원을 다룬 〈갱스 오브 뉴욕〉과 희대의 사기꾼에 대한 이야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백만장자 기인의 파란만장한 시절을 다룬 〈애비에이터〉, 홍콩 느와르의 〈비열한 거리〉식 변주 〈디파티드〉를 차례로 맡긴 마틴 스코시지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들이다.
 <갱스 오브 뉴욕(2002)>
<갱스 오브 뉴욕(2002)>
 <바디 오브 라이즈(2008)>
<바디 오브 라이즈(2008)>

거칠어진 외모, 날카로운 눈을 지녔지만 순정만화풍 미소년 시절의 엷은 몸매가 여전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터프가이 역할이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거장의 눈에는 그 불가능 사이에도 가능성이 보이는 듯, 거칠게 성장한 소년을 〈갱스 오브 뉴욕〉에서 만들어주고 강박증에 걸린 비밀요원을 〈디파티드〉에서 맡기며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는 혼자서도 거친 용병을 맡을 수 있는 역량을 디카프리오에게 길러 주었다. 이제 이 바톤은 비슷한 또래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중 한 명인 리들리 스콧에게 넘어가 비열한 CIA 요원에 대한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에서 비밀요원 로저 패리스 역할을 디카프리오에게 맡기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바디 오브 라이즈〉에서는 그간의 이미지와는 영 다르게 현장에서 뛰는 비밀요원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하고, 액션배우급 육체 조건으로 유명한 러셀 크로우에게 작전실에서 비밀작전을 관리하는 관리형 요원 에드 호프먼 역을 맡기는 독특한 캐스팅 수를 두었다. 그간 리들리 스콧의 영화에서 근육질 액션스타에서 말랑한 펀드매니저까지 다양한 배역을 맡았던 러셀 크로우야 어떤 역이든 맡을 수 있다해도, 스콧과 처음 작업하는 디카프리오에게는 철저히 그동안 쌓아왔던 필모그래피로 감독에게 말할 뿐이다. 처음 함께 작업하는 〈바디 오브 라이즈〉는 한국에 이제 공개되지만, 차기작은 다시 익숙한 품으로 돌아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아메리칸 뷰티〉와 〈로드 투 퍼디션〉으로 발굴한 샘 맨데스의 새 영화 〈순환도로〉에 〈타이타닉〉 시절 멤버 케이트 윈슬릿, 캐시 베이츠와 함께 들어가 영화를 완성했으며 마틴 스코시지와 연이어 두 편의 영화를 진행하는 중이다.

미소년 시절 흥행작이 개봉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제 그는 꽃미남 스타를 넘어 거친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파로 자리매김했다. 본격적인 첩보물에서 남성미의 상징인 러셀 크로우와 함께 영화관에 나타날 그를 보는 것은 그래서 즐거운 경험이다.

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 글_유지이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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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inari2002
저도 처음때보다 지금의 이미지가 더 맘에 드는.
처음엔 억지로 거친 이미지를 입으려고 하는것 같았는데,
이제는 딱 어울리는 나이와 연기력을 갖추게 된듯. 노력하면 되네요~   
2008-10-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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