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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 발랄함 아직도 무한대! <스윙걸즈> 우에노 쥬리
2006년 3월 21일 화요일 | 김혜민 기자 이메일


<스윙걸즈>를 봤을 때 마지막에 올라가는 이름을 보면서 생각하길, 우에노 쥬리… 그러고 보니 그녀였다! 같은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츠네오의 여자친구로 나왔던 그녀, 그리고 <스윙걸즈>에서 생기 발랄하다 못해 개그맨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코믹 연기를 보여주는 그녀가 도무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지난 3월 10일, <스윙걸즈>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우에노 쥬리를 만났을 때 다시 한번 생각하길… 우에노 쥬리라는 배우에 관해 어떻다고 정의를 내리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기자 간담회에 들어서는 우에노 쥬리는 일단 귀여웠다. 짧은 헤어스타일과 <스윙걸즈> 때와는 또 다른 모습 (하긴 영화는 이미 2년 전의 모습이 아닌가!)으로 등장한 그녀는 한국에 온 것은 <칠석의 여름>이라는 영화를 찍으며 후쿠오카에서 페리로 부산에 왔던 게 처음이고 이번이 두 번째라며 문답을 시작했는데, 영화를 통해 즐겁게 배우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이 좋으며 영화는 삶의 일부라며 진지하게 얘기를 하다가도 직접 색소폰 연주를 선보일 때는 생각보다 연주를 못했는데 영상에 남게 되었다며 투정 같은 걱정을 하기도 했고 중학교때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장고를 배웠던 것과 첫 영화도 한일합작 영화였다는 한국과의 인연을 말하다가 갑자기 <박치기>에 친구인 마키 요코가 나온다며 <박치기>는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등 꾸밈없고 생기발랄한 그녀의 모습은 스크린 밖에서도 충분히 전해져 왔다.

“모두들 피곤하냐고 묻는데, 전혀 피곤하지 않은 걸요!”

인터뷰를 몇 시간째 계속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피곤하지 않냐고 묻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 내게 그녀가 던진 첫 마디였다. 야구치 감독의 전작인 <워터 보이즈>와 비슷한 소재와 분위기인 만큼 자주 비교되기도 하는 <스윙걸즈>가 <워터 보이즈>처럼 TV드라마로 다시 만들어진다면 어떻겠냐고, 출연하고 싶냐고 묻자 여전히 밝은 표정 속에 진지한 눈빛을 빛내며 말하길, 영화로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스윙걸즈>의 드라마화는 불가능할 것 같다는 말로 운을 뗐다. 싱크로와 달리 악기는, 각자의 신체 조건이나 (예를 달면 트럼펫이라면 입술이 얇은 편인 사람이 좋다라던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4개월부터 전부 합친다면 1년 정도의 연습 기간이 걸린 만큼 <워터 보이즈>처럼 드라마로 1편 2편 같이 만드는 건 역시 어려울 것 같단다.

악기를 연습하는 건 그녀의 본업이 아닌데 그렇다면 그 긴 연습 기간이 힘들지는 않았을까? 단지 한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들었을 뿐인데 너무나 편안하게 그러나 또박또박 생각한 대로 답하는 내용을 듣고 있다가 슬쩍 물어보았다.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그런 기분이 든 적은 없냐고 묻자 그렇지는 않았다고 답하면서 야구치 감독이 만든 밴드 이름을 한번에 기억해내지 못해 옆에 있던 스태프 분이 고쳐주자 또 한번 실수를 멋쩍어하며 웃는다.

연습이 하고 싶지 않은 것 보다는 처음 악기를 불게 되기까지는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모두 모여 같이 할 기회가 생기면 또 그걸로 좋을 것 같기도 해요. 감독님은 <스윙 레이디스 & 젠틀맨>이라는 이름으로 남녀 스태프가 모여 만든 밴드로 지금도 취미 삼아 매주 토요일 근처 라이브 하우스나 스튜디오에서 연주하곤 해요.

우에노 쥬리는 사실 연기를 하려고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다른 인터뷰를 통해이야기 한 바 있다. <스윙걸즈>로 뉴욕과 LA필름마켓 같은 곳을 방문했을 때 무대인사에서도 직접 연주를 선보였고 말이 안 통해도 음악으로 통하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는 그녀에게 내친김에 음악 쪽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냐고 물었다.

음악은 좋아하지만, 그렇게까지 음악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글쎄요 음악은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하지만 영화는 좋아하는 일이니까 기회가 된다면 홈 비디오 같이 카메라로 친구를 출연시켜 뭔가 찍어보고 싶기도 해요. 만약 찍게 된다면 그 때 어쩌면 피아노로 연주를 해 볼지도 모르겠어요. 제작비 0엔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이야기는 다시 본점으로 돌아오고 만다. 처음부터 연기만을 지망한 게 아니라고 한다면 기회가 닿는다면 이라는 대답을 해 볼만도 할 것 같았는데 그녀는 오히려 <워터 보이즈>의 츠마부키 사토시가 게임센터에서 500엔을 넣고 사진을 찍는 그런 오디션 게임기 같은 걸로 몇 천 만명 중에 선택되어 <워터 보이즈>에 출연한 게 시작이라고 들었다는 얘기를 하며, 설마 자기가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지만 연기를 하게 된 사람들과 주변엔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은 편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런 그녀의 친구들과 ‘결국은’ 영화를 찍어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우에노 쥬리가 맡는 역할도 그렇다. 그녀는 영화 속에서 보이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도 감독들 덕택이라고 말하며, <스윙걸즈>의 캐스팅에서 야구치 감독에게 선택 받았다는 것 자체가 영화 속 캐릭터가 내재되어 있다고 보여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윙걸즈>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스즈키 토모코는 학업은 낙제일지 몰라도 도전 정신과 적극성을 갖춘, 그래서 조금 엉뚱하고 무모하기까지 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역할 상으로는 나이가 더 많았지만 실제로는 <스윙걸즈>보다 더 어렸을 때 찍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는 조제에게서 츠네오를 빼앗아 오려는 여대생을, 그리고 국내에는 아직 공개되지 못했지만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서는 ‘평범하게 살 것’이라는 지령을 받은 스파이가 된 가정 주부를 연기한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코믹한 연기나 얄밉게까지 보이는 여대생 모습이나 젊은 주부의 모습이나 그녀의 연기에서는 계산된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고 그 역할을 잘 잡아준 감독 덕이라고 하는 우에노 쥬리. 하지만 <스윙걸즈>에서 코를 후비는 장면이나 콧물 흘리는 장면에 대해서도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그녀이기에 그녀가 맡는 역할들 그때 그 때 잘 맞춘 옷처럼 스스로에게 맞춰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역할 상 나이는 <조제…>가 더 많지만 실제로는 <스윙걸즈>보다 더 어릴 때였어요. 연애 경험도 거의 없었는데 그런 얄미운 역할을, 감독님 덕택에 해 낼 수 있었죠. <거북이는…>에서도 그랬어요. 역할은 주부지만 주부로는 보이지 않잖아요. 하지만 감독님도 굳이 주부로 보이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고, 실제로 남편도 거의 나오지 않는 걸요, 캐릭터가 자신과 맞으면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제 나이와 비슷한 역 중에서 여러 가지 개성 있는 역들을 해보고 싶어요. 같은 10대라고 해도 여러 가지 삶을 사는 10대가 있는 거니까요.

영화를 만드는 쪽에도 관심이 있다는 그녀에게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 물으며 영화를 만들어 볼 생각도 있냐고 묻자, ‘그건 취미 정도예요. 메이저는 하고 싶지 않아요. 그 책임감이…’ 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에 대해 부정은 하지 않는다. 그리곤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본인의 출연작을 묻자 뭐든 좋으니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는 다 봐달라고 당차게 말한다.

막 이십대로 접어든 이 여배우가 자신과 자신의 직업에 관해 재잘거리듯 하는 말들을 듣고 있다 보니 우에노 쥬리, 그녀의 모습은 지금까지 몇몇 영화를 보며 예상했던 것과는 또 새로웠다. 평범하게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 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배우라는 일과 직업에 대한 애정이 담겨져 있는 그녀, 농담처럼 말하고 쑥스럽다는 듯 웃어 넘기지만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그녀가 기본적으로 일을 하며 느끼는 즐거움이 전해져 오기 때문에 듣는 쪽은 진지해지고 말았다.

짧은 인터뷰를 마쳐야겠다고 말하자 왜 이렇게 짧냐고 시간이 더 길면 좋을텐데라고 말하는그녀. 나중에 다시 온다면 더 길게 인터뷰를 하자고 하면서 여전히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사진 포즈를 취해주고 있는 우에노 쥬리의 모습을 보고 있다 보니 이 짧은 만남에서도 그녀의 밝은 인상이 가장 또렷히 박히는 이유는, 그녀가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진심으로 즐겁게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윙걸즈>의 발랄하고도 유쾌한 토모코의 모습을 가진 그녀. 그리고 동시에, 저 발랄함과 유쾌함을 무기로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그녀. 그녀가 앞으로 우리에게 보여줄 것은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분명 더 많을 게 틀림없다. 물론 그 중 가장 기본은 <스윙걸즈>의 토모코가 선사하는 열정과 웃음으로 시작되겠지만.

●덧붙여서 우에노 쥬리의 귀여운 모습 보너스!

취재_김혜민 기자
사진_권영탕 사진기자

15 )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9 02:14
joynwe
일본 영화 중 아주 좋은 영화 중 한편   
2008-09-13 09:57
bsunnyb
귀엽게 생겼네요~   
2007-12-11 09:25
ehowlzh44
이쁘다 ㅋㅋ   
2007-09-26 19:02
remon2053
귀엽네요.   
2007-09-26 18:37
loop1434
너무나 귀여운 일본배우   
2007-09-07 13:16
qsay11tem
귀여운데여   
2007-08-10 12:16
mckkw
상당히 다르네.   
2007-08-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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