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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이미지, ‘신데렐라’ 신세경
2006년 8월 8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이제는 더 이상 미팅장소로도 쓰이지 않는 강남의 한 빵집에서 <신데렐라>의 주인공 신세경을 만났다. 왜 하필 빵집이냐며 인터뷰 장소에 대한 걱정을 한 기자와는 달리 신세경은 빵집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갓 구운 빵들을 보며 연신 침을 흘린다. 무더운 날씨라 시원한 음료수부터 찾은 노땅 기자는 그 순간 머쓱해졌다. 고소한 빵 냄새에 허기를 느끼기보다 냉커피를 먼저 찾으며 신세경이 오기 전까지 기자가 한 일은 오직 “더워 죽겠어!”를 외친 것 밖에는 없어서다. 그것도 에어컨 앞에 찰싹 달라붙어서 말이다.

신세경은 젊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어리다. 올해 나이 17세인 신세경은 더운 날씨에 기력마저 뺏기는 30대와는 달리 한 여름의 무더위도 별로 겁내하지 않는 말 그대로, 푸르른 청춘이다. 그러나 이 소녀는 맑은 청춘과는 이미지가 다소 먼, 꽤나 심상치 않은 연기 행보를 선택했다. 예쁘고 발랄한 모습만 보여줘도 인기를 얻을 텐데 신세경은 공포에 떨며 울고 소리치는 ‘현수’로 분해, 정식적으로 배우신고식을 치렀다.

“공포연기를 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극단적으로 바뀌는 감정 사이에서 캐릭터에 몰입하는 기분을 느꼈고 배우로 사는 것에 대한 매력도 느꼈어요. 한 마디로 성숙해진 것 같아요”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없는 빵집 안에서 신세경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대답한다. 별로 웃지 않는 입매에서는 단호한 기운마저 풍긴다. 성격이 원래 내성적이고 표정이 어두운 편이어서 그렇지 결코, 인터뷰가 힘들어서가 아니라며 손실에를 치는 그녀의 손에는 큼지막하게 썰어진 빵 한 조각이 어느새 들려있다. 타인 앞에서 먹을 거로 내숭떨지 않는 모습은 천생, 그 또래 소녀의 모습이다.

“두 달 동안 영화 촬영하느라 학교를 못 나갔어요. 그러고 나서 학교를 나갔더니 하나도 모르겠는 것 있죠. 그래서 이번 여름 방학 때 밀린 공부 보충하려고 했는데 영화홍보 때문에 그것도 맘대로 안 되네요”

배우의 길을 선택한 이상, 그 나이 또래의 소소한 일상은 포기해야 한다는 기자의 말에 신세경은 고개를 끄덕거린다. 문근영의 친구로 등장한 <어린신부>에서는 단순히 학교 이외의 활동으로 배우를 생각했다. 그러나 <신데렐라>에서 주연을 맡은 이후로는 연기에 대한 남다른 욕심에 어쩔 줄을 모르겠단다. 연기 욕심만 잔뜩 커진 신세경은 요즘 자신을 확대 포장하는 언론과 그것만 보고 자신을 오해하는 대중의 눈총(?)에 대해 당돌하게 한마디 한다.

“1998년에 발매된 서태지의 ‘Take Five'의 포스터 모델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정말 제 입으로 먼저 서태지 앨범으로 데뷔했다는 소리는 안 했거든요. 기자 분들이 인터뷰하면서 자꾸 먼저 물어보세요. 기사 헤드카피도 거의 다 서태지를 인용하면서 쓰시더라고요. 전 서태지 얘기보다 영화 얘기를 훨씬 더 많이 했는데 말이죠. 그러다 보니깐 서태지 팬들이 저를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

<신데렐라>에서 신세경이 선보일 연기는 공포의 강도만큼이나 강하게 대중에게 인식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정형화된 이미지 마케팅이 안 된 신인이기에 언론은 어떤 식으로든 이 소녀에게 이미지를 부여하려 한다. 무형의 이미지와 스타를 만드는 간극사이에 오해와 시기는 당연히 따라오는 신고식으로써의 의미가 클 것이다.

“저도 가끔 인터넷하면서 리플 남겨봐서 아는 데 악플 다는 애들은 거의 초등학생이어요. 앞뒤 상황 안 따져보고 글 남기는 사람들 대부분 아마 그럴 거여요. 그래서 저에 대한 악플에 신경 안 쓰려고 해요. 제가 의외로 무신경한 편이거든요 그리고 영화는 산업이니깐 저에 대한 말을 대중이 어떤 식으로든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요.”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로 신세경을 바라보던 기자는 내심 놀랬다. 자신 이외에는 별로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미디어와 대중의 이면을 직시할 줄 알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는 그녀의 모습에 말이다.

“제가 좀 성숙해요”

확실히 신세경은 성숙함이 느껴지는 외모에서부터 생각하는 가치관까지 여느 10대와는 다르다. 마치 애늙은이랑 대화하는 기분에 기자, 자세를 바로 세우고 긴장하게 된다.

“봉만대감독님이 에로영화로 유명했다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 시나리오 받고 아주 약간 고민했어요. 그런데 시나리오 받아보니깐 이야기가 너무 재밌고 전하려는 메시지가 의미 깊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영화에 대한 오해 아니, 걱정이 몽땅 없어졌어요”

꼼꼼하기로 소문난 봉만대 감독은 신세경을 어엿한 여배우로 대접했다. 촬영 씬과 현장에서의 상황에 따라 감정의 기복이 커지는 역할이었던 만큼 봉만대는 이 나이 어린 소녀의 컨디션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조건 연기를 잘하라는 채찍질보다 지금 가진 능력에서 최선을 다하게끔 만들어준 감독의 섬세한 배려는 배우에의 막연한 꿈을 꾸고 있던 신세경을 배우의 길로 접어들게 만들었다.

“도지원 선배님의 딸 현수로 나오는데, 저는 도지원 선배님을 언니라고 불러요. 저와의 나이차는 실제로도 엄마뻘이지만 아직도 저보다 더 소녀 같으시고 겁도 많아요. 제가 신인이다 보니깐 연기도 많이 가르쳐주시고”

어느 배우가 안 그러겠냐만은 신세경은 <신데렐라>에 어떤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미성숙한 그녀에게서 전해져오는 또렷한 자신감이 이쯤 되면 치기어린 신인의 자만이 아닐까 의심도 해볼 만한데, 그건 확실히 아닌 듯하다.

“<신데렐라>는 성형에 대한 편견을 그리는 영화가 아니어요. 성형을 함으로써 외형적인 모습은 달라지더라도 진짜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작품이죠.”

얘기를 나눌수록 영화만큼이나 신세경은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소녀와 여성, 자기확신과 무형의 이미지, 공부와 일 등 반대되는 대척점에서 자신을 보여주는 그녀. 어느 것 하나도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그게 지금의 신세경임을 아무도 부정하진 못할 것이다.

취재_ 2006년 8월 8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사진_ 2006년 8월 8일 화요일 | 권영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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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js7keien
Yahoo설문조사에서 촉망받는 8월의 영화속 신인 1위!   
2006-09-23 23:35
hrqueen1
참 예쁘네요....문근영씨를 이어서 더욱 사랑받길 바래요....   
2006-09-17 08:25
rhtnrdud
마스크는 참 묘해요 ㅋ   
2006-09-14 16:32
rnrbrn
밑에 분 얘기에 공감 ;;
묘하긴 한데....
그리고 이쁘긴 한데..
뭔가..... 무섭기도하고..   
2006-09-11 23:27
kopoc
묘한 분위기는 맞는데...사랑과 야망의 그 착한처자 태수 여동생 닮은 거 같아요.   
2006-08-0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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