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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래희망은 '배우' 향후 계획은 '없어' <바르게 살자> 이한위!
2007년 11월 1일 목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이한위(이하 ‘이’) 미안한데 정확히 지금부터해서 1시간에 모든 걸 끝내는 걸로 하자!

서대원(이하‘서’) 바쁜 모양이다.
오늘이 광주전국체전 개막이다. 내가 거기 홍보대사라 성화 봉송을 해야 한다.

스케줄이 나지 않아 이번 부산영화제도 못 갔겠다.
아니 바빠서 못간 게 아니라 아무도 오라는 사람이 없어가지고.(웃음) 내가 한가한 놈 같지만 안 바빠도 이런 식이면 못가지. 오라고 해도 사실 좀 갈등을 해야 할 판에 말이야. 물론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 볼 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시리 부산뿐 아니라 전주, 광주 뭐 여러 군소영화제 등 영화제가 차고 넘치는데 러브는 빼고 콜이 없어! 그래서 내년에도 별 일 없으면 못 갈 거 같다.(웃음)

이전부터 인터뷰하고 싶었는데 도통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꽤나 속 태웠던 기억이 있다.
정말?

인터뷰 요청 여러 번 했었다.
믿어지지 않는...

진짜다 진짜!
거참 이상하네, 보통 내가 어딜 가면 다들 그런다. “어! 바쁠 텐데 어떻게 왔어!” 여기저기 많이 나오다보니 그런 거 같다. 하지만 바빠도 가야할 곳은 꼭 간다. 아무리 한가해도 가야 되지 말 곳은 안 가고. 그리고 시간은 나는 게 아니고 내는 거다.

그럼 이전에 무비스트 인터뷰는 가야할 곳이 아니었다는 (웃음)
절대 아니다. 뭔가 서로 착오가 있었겠지. 안 그래도 요즘 충무로가 힘든 데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아무리 바빠도 해야 될 건 해야 된다. 다시 말해, <바르게 살자>가 잘 되는 일이라면 당연 시간을 내야지! 재차 말하지만 시간은 내는 것이다. 사실 시간이 나도 안 부르는 게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까 용기 잃지 마시고 좌절하지 마시고 부르란 말이야! 꼭 부르지도 않은 사람이 이런 얘기 한다니까!

알았다. 인터뷰 요청 한 적 없다 치자!
아니, 그렇다고 뭐 그렇게까지 눈을 부릅뜨고 이야기하나?(웃음) 자~이제 워밍업은 다 끝났으니 본격적인 질문을...

담배 한 대..
맘대로 펴!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
영화계가 위축되는 분위기라 그런지 다들 드라마다. 많은 영화배우들이 드라마에 서성대고 있잖나 영화가 없으니까!

(담배 불 붙이는데 라이터 점화 계속 실패! 지속적 버벅!)
아~~따! 정말 누추하구만, 기자 때려 치든가 해야지! 뭐하는 겁니까! 지금, 야! 라이터 하나 갖다 드려라! 아따 정말 계획되지도 않은 눈물이 팍 쏟아지려고 하네. 버려!
어... 그래서 지금 <착한여자 백일홍>이랑 다른 드라마 한편, 총 두 편을 준비하고 있다.

신구 선생이 나오는 <김치치즈 스마일>에도 나온다고 하던데
그건 우정출연이다. 길지도 않은 우정!(웃음) 난 신구 선생님을 존경하고 최근에 <묘도야화>를 통해서 알게 된 이병진이 나온다고 해서 출연하기로 했는데 그분들은 만나지도 못했다.(웃음)

지금도 여전히 영화나 드라마 섭외 요청이 많겠다.
꼭 그렇지는 않다. 작년에 비해서 현격히 줄었다. 물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마린보이> <한탕> 등 상반기에 몇 개가 있긴 있었는데 좀 지연되고 있어 걱정이다. 알다시피, 요즘 영화가 없잖나? 여담이지만 장진 감독의 결혼식 때 영화에 같이 출연했던 두 남녀 배우가 내 옆에 앉았다. 여배우가 물었다. “오빠 요즘 뭐해?” 남배우가 답했다 “엉! 작품이 한두 개 있었는데 다 엎어 졌어” 여배우가 대꾸했다. “어머 난 세 작품 준비하다 다 엎어 졌는데” 여배우가 마무리를 했다. “오빠 예전에는 영화 하자고 여러 군데에서 요청이 오면 하나 결정해서 다른 스케줄 안 잡았는데, 이제는 다 한다고 했다가 진짜 들어가는 작품만 하려고.(웃음)”요즘 상황이 이 정도다.

누군가
김지수.조재현 쓰지 마! 나 욕 듣는다. 어영부영 썼다가는 알지! 나 전라도 출신이니까 알아서 해!(웃음)

여하간 줄었다고 해도 작품이 계속 들어오는 건 사실일 거다. 결국 안배를 해야 될 텐데 어떤 기준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선택하나
2년 전 이한위는 주어진 대로 했고,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한위는 이전의 방법을 삼가고 서서히 전략적으로 작품을 고른다. 뭐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진행해왔는데 현재는 그냥 내 생각에 머물게 돼 버렸다. 작년엔 흐름이 좋았잖나? 영화 8개. 근데, 올해 사정이 이렇다보니 약속을 해놓고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영화계가 알아서 조절하더라 이 말이다. 예년 같으면 영화가 많이 들어올 거 예상해 이를 악물고 요번에는 딱 3개만 선택해 해야지 했을 텐데 완전 판단 미스였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영화들도 허다한 거 같더라
<묘도야화>하고 나서 몸 풀기로 최성국 공형진 최정원이 공동주연을 맡은 <인생은 아름다워>란 영화에 한 6회 차 촬영 정도로 출연하기로 했다. 그런 후 <한탕>을 기다리고 있는데 소식이 뜸한 거다. 이게 엎어진 건지 연기된 건지. 그 경계가 애매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말은 연기됐다고 하지만 눈빛을 보면 여기서 감사를 드려도 되는 작품이 꽤 있다는 말이다. <마린보이> 역시 시나리오도 재밌고 <미녀는 괴로워> 제작사가 만드는 거니까 참여하게 됐는데 이것도 그렇고, <흡혈가족 표류기>도 선배님만 결정하면 일이 술술 풀린다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없다. 이 사람들이 문제라는 게 아니라 한국영화계가 정말이지 지금 힘들다는 거다. 이때만큼이라도 영화인들 모두가 자성할 건 자성하고 영화계 전체를 추슬러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분명 보다 나은 환경이 조성될 거고, 좋은 영화들도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올 거라 본다. 그렇게 되면 관객들에게 한국영화 잘 될 수 있도록 많이 봐달라고 말할 수도 있고. 올해 입봉한다고 말했던 감독들 죄다 지금 술 먹고 있다.

영화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어떤 점을 영화인이 특히 더 자성해야 될까
뭔가 난립하는 현상이 있다. 우연일지 모르겠지만 <역전의 명수>가 나오면 <역전의 산다>가 나오고, 같은 소재인 <리베라 메>랑 <사이렌>이 같은 시기에 개봉하고, 이번에 나온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즐거운 인생>도 마찬가지고, 결국 서로 피눈물 흘리는 거 아닌가?
여러 문제가 중첩돼 일어나는 일을 텐데 분명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관객이 안 들면 배우도 힘이 떨어진다. 감독, 스탭, 제작자 다 똑같은 마음이다. 한국영화가 보다 사랑받을 수 있도록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말인데 <바르게 살자> 아주 흥미로운 영화다. 무엇보다 소재가 독특하다. 원작이 일본 소설 <노는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인데 장진감독이 그 번득이는 기질을 십분 발휘해 우리 현실에 잘 맞춰 버무려 놓았다. 절대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거다. 많이들 와서 봐 주시면 또 다른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니만큼 꼭 좀 부탁드린다.

얘기가 좀 옆으로 샜는데 그러니까 영화를 고를 때 어떤 것에 중점을 둔다는 말인가? 시나리오? 감독?
사실 100% 완벽한 시나리오가 어디 있겠나? 분명 시나리오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연기할 때도 부족한 부분은 서로 이야기하고 보완하면서 더 좋은 연기를 끌어내지 않나? 함께 하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거다. 내가 중요시하는 것은 가능성이다. 물론, 그걸 단박에 알 수 없다. 그 가능성을 점쳐보자고 작업할 사람들과 함께 5박 6일 어딜 갈 수도 없는 일이고. 결국, 어떤 감이다. 내 눈에 비친 어떤 느낌! 사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배우나 감독 이름 보고 가지 디테일하게 이것저것 확인하고 관람에 나서지는 않잖나? 어느 정도 신뢰가 가고 믿을 만한 누군가가 나오고 연출을 맡으면 충분히 개런티가 되지 않나 싶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내가 바라보는 가능성과 어떤 감에 있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건 사실이다. 뭐 예전이야 영화배우로서 전혀 검증되지 않은 나에게 누군가가 기회를 주면 너무 반갑고 기꺼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이왕이면 나는 물론이고 관객에게도 의미가 있는 영화를 선별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솔직히 나에게 영화가 어떤 텀을 두고 들어오지 막 과장되게 6편이 한꺼번에 들어와서 시나리오가 쌓이고 그렇지는 않다. 많아봐야 두세 개지. 또 이런 과정이 궁극적으로 주인공 자리에 오르기 위한 절차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이 봤을 때 잠시 웃을 수 있는 건강하고 재밌는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다. 요즘 주연의 위치까지 오른 김상호, 김윤석, 유해진 이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주인공만 하겠다, 절대 그렇지 않을 거다. 나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물어보면
아무 것도 없이 난 배우다. 그냥 배우라고 불리는 배우, 수식어가 없어도 상관없다. 대중이 날 보고 “저 사람 배우야! 되게 재밌어!”, “저 사람 나오면 무거운 작품도 그렇게 안 느껴져! 완충 작용을 참 잘해!”그럼 만족한다. 그게 내 지금 소원이다. 뭐 지금까지 지켜봐준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그동안 추접했던 생활을 접고 이제부터는 주조연급에만 나서겠다는 이런 제한을 두고 싶지 않은 거다. 그래도 그렇지 말이야!

?
아니 내 나름의 흐름이 있는데 한 두 컷짜리 특별출연을 누가 부탁하는 거다.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 찍고 오긴 했다. 오늘 새벽 3시에 끝났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심한 처사가 아니냐는 말이다. 한 두 컷이 뭐야! 한 두 컷이.(웃음)

무슨 영환가
감우성 최강희 나오는 <내사랑>, 그 영화사의 대표 김모씨가 부탁해서 했는데 대표만 아니면 그냥 확!(웃음)

어차피 알고 간 거 아닌가
물론 그렇지.(웃음) 여하간, 레벨 업 좀 해보려고 해도 이런 악연 때문에 내 흐름이 유지가 안 된다.(웃음)

어쨌든, 주연을 해보고 싶은 욕망! 분명 있지 않나
이런 질문의 경우 나나 서기자나 좀 세심해야 한다. 서기자의 능력에 의해서 나는 이상하게 그려질 수 있다. 그러니까 내 생각은 뭐냐면 나라는 배우의 캐릭터를 요하는 작품이 있고 그래서 나에게 출연해 달라는 부탁이 오면 나로서는 큰 문제가 없는 한 그 주인공 배역을 안 할 도리가 없다. 그런데 그게 주조연급이라 그렇다는 게 아니다. 정해진 게 아니다. 작은 역할이라도 이한위라는 배우가 꼭 필요하고 내 캐릭터로 인해 그 영화가 빛날 수 있다면 배역의 비중에 개의치 않고 출연하겠다는 거다. 이런 내 생각을 명확히 전해줬으면 한다. 말이 어가 다르고 아가 다르다고 기자가 미묘한 뉘앙스로 글을 쓰면 내가 이상한 놈이 돼 버리니까 꼭 좀 부탁한다.

기사로 인해 고생한 적이 있는 모양이다.
물론이다. 내 의도와 달리 나중에 기사를 읽어보면 내가 아닌 거다. 기사가 왜 이러냐 하고 전화를 하면 기사가 어디 이상하냐? 내가 보기엔 하등의 문제가 없다. 이런다. 심지어는 기사 잘 나왔다고 데스크한테 칭찬 받았다는 등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오죽하면 내가 이러겠나? 좌우지간, 엄청난 집단을 많이 만나가지고 인터뷰가 두려울 정도다.(웃음) 아무리 독자들이 좋아하고 데스크가 좋아한다 하더라도 인터뷰의 대상이 빠져버리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래서 재차 얘기하는 거다.

가령, 예를 들면
내가 나처럼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까칠한 게 난데 마치 안 까칠한 것처럼 쓴다. 뭐 까칠한 걸 지나치게 강조해서 일부러 쓸 필요까지는 없지만 까칠한 나를 ‘그는 온화했다’이건 아니라는 거지. 또 작년에 인터뷰를 한 어떤 기자는 ‘그는 까칠했다’를 헤드라인으로 뽑아서 전면에 내세우더라! 근데 그때 상황이 날 까칠하게끔 유도한 측면이 있다. 인터뷰 장소에 갔더니 주차도 안 되지, 또 기자가 시간보다 늦게 오지! 게다가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 기자가 삿대질 하며 인터뷰를 하질 않나? 기분이 좋을 리 없는 거다. 배우도 인간인데 여러 모로 너무 막 대하니 까칠해질 수밖에 없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나저나 <바르게 살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
장진 감독의 전작인 <거룩한 계보>에 출연했던 게 계기라 보면 된다.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라희찬 감독은 당시 조감독이라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됐고. 또 이전에 라희찬 감독이 <용기가 필요해>라는 독립영화 한 편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출연을 자청해 개런티 일체 없이 그 작품을 함께 했는데 그 또한 하나의 끈이 됐다. 물론, 내가 출연시켜 달라고 먼저 원했던 만큼 입에 담을 수 없는 굴욕과 처절함이 곁들어져 있어 좀 고생스러웠지만.(웃음) 돈을 받아야 할 때와 안 받을 때를 명확히 구분해야 하는 것도 배우의 몫 아니겠나? 꽤나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어떤 기사를 보니까 작년 한 해 동안 20년에 벌 돈을 다 벌었다고 하던데 수입이 엄청났던 모양이다.
그게 바로 거짓기사라는 거다. 계산을 함 해보면 안다. 절대 말이 안 되는 계산이다. 더 어이없는 건 그걸 또 고스란히 베껴 쓴 기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니 내가 인터뷰를 하면서 어떻게 불안하지 않겠나?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좋아졌을 거다.
그야 물론이다. 현격히 나아졌다. 그렇다고 해도 20년 세월을 넘어설 만큼 대단한 돈을 번 건 아니다. 그거 생각하니 또 성질나려고 하네! 이런 기분으로 무슨 인터뷰야! (웃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한 감독은 당신을 ‘국내 최고의 애매한 표정’이라 평했더라!
<예의없는 것들>의 감독 박철이 말한 거다. 갑자기 어느 날 한 피디로부터 전화가 왔다. <예의없는 것들>이라는 묘한 제목을 들이대면서 내가 이 영화에 출연해줬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한번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말했다. 어떤 캐릭터인지 그리고 작품의 개요를 말해줬으면 한다고. 듣고 나니 그 시기에 하기에는 좀 그랬다. 결국 곤란하다는 내 입장을 밝혔는데 피디가 감독님을 한번만 만나 달라는 거다. 감독이 워낙 나를 쓰고 싶어 하고 날 염두에 두고 쓴 캐릭터라고 말이다. 날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거지. 그래서 한 6000원짜리 밥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 아주 애매하기 짝이 없는 충청남도 홍성출신의 아주 늙은 데뷔감독 박철이가 매우 자신 없는 태도로 나한테 말한는 거다.(웃음) 선배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역할은 선배님 말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관장킬러 캐릭터가 보여줘야 하는 표정이 그 어떤 애매함인데 선배님이 이 방면에 우리나라 최고 아니냐!

거기서 그냥 넘어갔다?
당연하지! 그런 말 듣고 감동 안 먹을 배우가 어디 있나! 안 바쁘면 그 정도면 무조건 해야겠지만 스케줄이 겹치다보니 그 과정에 있어 좀 고민했고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하기를 정말 잘했다. <미녀는 괴로워>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스케줄이 나올지 모르겠다 했더니 김용화 감독이 이러는 거다. 선배님 이 영화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 역할만큼은 정말이지 내가 애정을 갖고 끌어온 인물이다. 선배님이 보기에는 작아 보이겠지만 진심으로 드리는 부탁이니 꼭 좀 해주셨으면 한다.

역시나 거기에서 홀딱!
어떤 놈이 안 하겠어! 그런 상황에서.(웃음) 또 <미녀는 괴로워> 개봉 후 김아중이 피로로 쓰러졌던 적이 있다. 이틀간 무대인사를 내가 자원해서 돌아다녔다. 김아중의 대안이 누구냐? 성동일! 절대 아니다. 제작사나 나나 이한위밖에 없다. 이따위 오만방자함을 떨고 다니며 인사를 다녔다.(웃음) 사실 영화가 더 있을 줄 알았지. 그러다 새됐지만...

박철 감독이 말한 그 애매한 표정의 대가라는 평가에 대해 정작 본인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뭐 감독이 원했던 표정이고 좋아하니 나로서는 기쁠 따름이다.

당신의 이미지는 구수하고 친근하다. 다시 말해, 서민적 자화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모르는 또 다른 모습도 있을 거다.
있지, 물론 있지! 나에게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도회적 분위기가 있다.(웃음) 농담이지만 사실 그런 게 있다. 역할은 좀 후줄근해도 평상시 내 나름대로 옷도 잘 차려 입고 다니는 나만의 또 다른 개성이 있다는 거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소용되는 이미지가 늘 그래서 그렇지 내 안에는 내가 알고 있는 혹은 모르고 있는 그 무언가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 난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현재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우선 지금 나에게 주어지고 시켜지는 것들이다.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100% 시인한다. 아따! 허탈하네, 시인하고 났더만.(웃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그 또 다른 이미지를 마주할 날이 왔으면 한다.
근데 그 시기를 갖기를 나 역시 원하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감독이든 누구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나 또한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 잠재력을 알아보고 끄집어낼 수 있는 감독이 있다면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미지수고 또 계획할 수 없는 문제다. 나도 언젠가는 꼭 변신하겠다는 자세보다는 적당한 시기가 오면 충분히 해소될 일!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생각한다.

20년 이상 우정을 다지고 있는 박철민과 함께 전라도 사투리를 가장 잘 구사하는 배우로 일컬어지고 있다.
기분 나쁜데, 내가 더 잘해!(웃음) 농담이고, 아마도 내가 전라도 출신이고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역할을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또 있다면 내가 전라도 사투리 클리닉을 많이 해 와서 그럴 수도 있고.

사투리 클리닉이 뭔가
전라도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말이 있다. 그런 말은 안 쓴다는 거지. 전라도에서 가장 대중적인 말을 영화와 드라마에 맞게 다듬어 구사하는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다. 전라도 말이지만 서울 사람도 알 수 있는, 의미와 뉘앙스는 같은 또 다른 전라도 말을 풀어서 써 왔다는 거다.

수많은 작품을 해왔다. 다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음....이런 식의 질문은 사실 어렵다. 특별히 가슴에 남고 안 남는 작품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내게 너무나 소중하다. <미녀는 괴로워>나 <예의없는 것들>도 하마터면 놓칠 뻔 했지만 안 했으면 정말이지 후회했을 영화고. 물론, 흥행이 잘 되고 시청률이 높은 작품을 하면 나 역시 신난다. 이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여러 모로 좋은 여건이 마련된다. 그렇다고 시청률 한 자리에 있는 드라마에 출연한 게 창피하고 치욕스럽냐? 그건 또 아니라는 거지. 인기 없는 작품이라도 나에겐 분명 의미가 있다. 우리 사회가 일등지상주의가 극에 달한 상태라 그렇지 어떠한 작품이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만족스럽고 족한 거다. 다 소중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하간 내 생각은 이렇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 친구로 나왔던 철구 역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영화배우로서 처음 얼굴을 알린 영화다.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영화임과 동시에 꾸준히 큰 행복감을 주는 너무나도 소중한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잔상이 남아 여전히 철구라는 인물이 회자되는 걸 보면 놀라운 따름이다. 이렇게 훌륭한 영화에 출연했다는 자체에 어떤 감사함을 느낄 정도다.

아는 편집장의 아뒤가 철구일 정도였다.
아! 맞아! 나도 안다. 그 친구 예전에 대학로에서 만나 적 있다. 나한테 이실직고 한 후 같이 술한잔 했다.(웃음)

코믹한 이미지와는 달리 내성적이라 들었다. 조선대 정밀기계공학과 재학시절 내성적인 성격을 좀 바꾸려고 연극서클에 들어간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하던데.
내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건 철저하게 나라는 존재 때문이다. 열리지 않는 나! 닫혀 있는 나! 선생님이 뭘 시키면 버벅 거리는 나! 지나치게 내성적이었던 내 스스로를 바꿔보자 결심한 끝에 나온 선택이었다. 이따위로 살아서 뭐가 되겠냐?는 생각이 들어서 성격이나 고쳐보자고 시작했던 거다.

맘에 들면 옷을 수천 만원치 사고, 80년대 말에는 남배우 최초로 귀도 뚫고, 90년도 초에는 외제차를 타고 이래저래 구설수에 올랐었다.
오다가다 어떤 사람을 두고 꼴값 떤다고 하지 않나?. 정말이지 손가락질 많이 받았다.
핸드폰이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 수백 만 원하는 핸드폰을 갖고 다니니까 너 따위 놈이 핸드폰이 왜 필요해! 이런 말도 듣고, 니 주제에 외제차가 어울리냐는 등 갖가지 핀잔을 선배들로부터 참 많이 들었다. 내가 만약 선생님이고 일반 회사원이고 그러면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거다. 모든 게 배우이기에 가능했던 거다. 많이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난 배우고 그러기 때문에 내 자신에게 투자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한 일이지 다른 이유는 아무 것도 없다. 오해 받아도 어쩔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적자인생을 살아왔다. 지금이야 개런티가 올라갔으니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사적인 취미로서보다는 배우의 정체성을 스스로 다지고자하는 차원에서 선택한 하나의 일이라는 말씀
그렇다. 배우는 배우스러워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배우의 기본은 당연 연기지만 그 외의 것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저마다 배우의 조건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거기에는 차이가 있다. 그 다름도 서로가 인정해줘야 되지 않을까 싶다. 아~ 그나저나 이젠 <바르게 살자> 이야기 좀 하자! 시간 얼마 안 남았다. 엄청 초초하다.

알았다. 무슨 말인지 안다. 그렇지만..
아! 글쎄 그렇지만이 아니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난 어떻게든 <바르게 살자>에 관한 인터뷰를 한 놈으로 그려져야 한다. <바르게 살자>가 곁들여 지는 분위기로 가면 알지! (웃음) 아울러 <바르게 살자>에 출연한 이한위는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 지금 상당한 고민을 하며 여러 모로 노력중이다. 그러니 관객들도 한국영화를 좀 더 믿어달라는 말도 꼭 덧붙여야 한다. 재차 말하지만 이한위는 이 인터뷰가 <바르게 살자>에 집중해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필사적으로 피력했다 이걸 꼭 어떠한 일이 있어도 거론해줘야 한다. 나중에 봐서 그런 말이 없다가는 알지! 니들은 다 죽어! (웃음)

민(민용준 기자) 요즘 영화의 경향을 보면 중년배우를 너무 안이하게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장진감독은 배우들 면면을 다 살린다. 비중이 크지 않아도 두드러지는 캐릭터로 묘사해낸다. <바르게 살자>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장진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남다른 자부심이 있을 듯하다.
맞는 말이고 그래서 장진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기를 늘 바라는 것이다. 장진 감독의 영화는 일단 재밌다. 그리고 민 기자가 말했듯 배우들의 퍼스낼리티를 영화에 맞게끔 기가 막히게 활용한다. 이 작품은 라희찬 감독이 연출했고 그 또한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지만 시나리오를 장진이 담당했기에 그만의 코드를 읽는 재미가 이 영화에는 있다.

장진식 유머와 코드의 정수는 뭐라 생각하나
글쎄다. 딱 한마디로 정의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구석이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일주일 뒤에도 웃을 수 있는 영화! 난 그렇게 말하고 싶다. 또 그의 유머에는 넘치지 않는 잔재미가 있다. 작지만 큰 재미가 있다. 조그만 차이가 큰 결과맺음을 하는 셈이다. 내가 출연하지 그의 영화를 관객입장에서 봐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나의 시선이 나라는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될 때 그 재미와 쾌감은 극에 달한다. 그래서 난 내 스스로 이한위는 장진사단 중 한명이라고 외치고 다닌다. 정작 장진감독은 단 한번이라도 그런 말을 언급한 적 없지만. 기꺼이 그래서 난 그를 봤을 때 사단장님이라고 얘기 한다 이 말이지. 심지어는 장진의 페르소나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한다. 역시나 나 혼자만!(웃음)

결국 짝사랑이네
그래도 상관없다. 난 정말이지 장진 사단이길 바라고 앞으로도 장진감독이 보따리가 작아도 좋으니까 마음 한편에 날 챙겨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공공의 적3> 집필은 다 됐나 모르겠다는 거지.(웃음)

비행기 타고 광주에 가야한다니 잡을 수도 없고. 거참! 준비해온 질문은 많은데 시간이 없어 정말 안타깝고 난감하다.
이것만 가지고 써도 충분하지 뭐! 얘기한 거 다 쓰는 인간 한 번도 못 봤다.(웃음)

이번에 보게 될 거다.(웃음)
어... 그렇다면 이야 나야 좋지. 대신, 뉘앙스를 정말 잘 살려 써주길 바란다.

간단하게 두 가지만 묻겠다. 향후 계획은
없어!

마냥 놀지만은 않을 거 아닌가
그런 게 어디 있나! 지금까지 내가 계획 같고 살아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늘 주어진 대로 그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생활신조다. 그러다보면 어떤 형태가 이뤄지길 마련이다. 다만, 사적인 계획은 있다. 건강을 위해 등산을 좀 더 열심히 다니고, 악기 하나는 배우야겠다는 거 딱 그 정도다.

영화제목처럼 배우 이한위는 ‘바르게 살’고 있나
아니 그렇진 않다고 본다. 한창 교육을 받는 학생이야 바르게 살아야 되겠지만 배우라면 다르게 살 필요도 있다. 그게 배우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부도덕하게 살면 안 되겠지. 가령, 마약처럼 공공성을 파괴하는 그런 행동은 삼가야 된다. 배우는 배우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는 거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배우가 살아야 할 삶 중의 하나일 뿐이다. 때로는 각별한 삶을 때로는 추한 삶을, 배우에겐 이런 저런 경험이 중요하다.

배우로서의 삶이 정말이지 당신에게는 각별한 모양이다.
당연하다. 배우는 일반인이 아니다. 가령, 논문은 논문이지 수필이 아니다. 논문은 논문처럼 써야 되고 수필은 수필처럼 써야 된다. 그럼 논문의 정의는 뭐냐?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을 누가 봐도 헷갈리게 쓰는 것이 논문이지, 누가 봐도 알 수 없는 것을 누가나 쉽게 이해하면 그건 논문이 아니다. 근데 어따 대고 나한테 바르게 살라고. 이것들을 그냥 확!(웃음)

뭔 말인지 알겠다.
아따! 좌우지간 우문에 현명하게 답하느라 굉장히 힘드네! 이따위 질문을 질문으로 하고 있는 이 기자들 앞에서 밝고 명랑하게 적극적으로 꿈을 잃지 않고 답할 수 있는 내 스스로가 대견스러울 지경이다.(웃음) 그렇다고 속상할 필요 없다. 기자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전혀 안 속상하다.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다하시고 있잖나?(웃음)
하도 당한 게 많아서...아 그리고 나를 일컬어 약방의 감초 뭐 이런 표현 무지 싫어한다. 너무 구구단스럽다.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표현들이 좀 많긴 하다.
4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관습화된 표현들이 있는데 이제는 좀 색다른 수식어를 기자들이 적극 끌어들여 활용했으면 한다. 약방에 감초만 있는 게 아니잖나? 약방의 오미자 이런 것도 있단 말이다. 감초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럼 딴 애들은 뭐냐! 이거다.

2007년 11월 1일 목요일 | 글_서대원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사진_권영탕 기자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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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k209
바르게 살자에선 그다지...   
2007-11-01 18:08
theone777
화이팅!   
2007-11-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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