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이즈 미'를 보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 주의! 절대 따라하지 맙시다" 이다.

 모건 스폴록 감독은 30일간 주변의 걱정어린 시선에도 꿋꿋하게 맥도날드 햄버거만 먹고-슈퍼 사이즈를 권유받을 때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나서 실험의 결과를 우리 앞에 내어 놓았다. 그는 가히 '맥 어택'이라 불리울 만한 위협적인 식생활에 대해 관객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그가 햄버거를 먹는 날 수가 하루, 하루 증가해갈수록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식생활을 따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몸을 건강하게 가꾸어주어야 할 식생활이 거꾸로 건강을 해치는 화근이 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감독은 음식과 건강, 나아가 삶의 전반적인 행복과의 상관 관계를 개인의 자각과 실천에서부터 출발하여 몸소 보여주었다. 특히 요즈음 TV에서 비만을 주요한 건강 문제로 지적하는 공익광고가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비록 우리나라가 미국의 경우처럼 고도 비만의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식생활에 대하여 안심할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얼마 전 문제가 되었던 불량만두 파동,학교 급식에서의 식중독 사태 등을 비롯하여 식생활 오염의 문제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행복의 1차적인 출발점인 건강을 유지해야 할 식탁이 왜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가?

 감독은 세계 1위의 패트스 푸드점이라 할 수 있는 맥도날드사의 경영, 광고 전략 등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비판을 통하여 식품업체들이 그들의 음식에 소비자들을 '중독'시켜왔음을 고발한다. '고객을 돌보면 비지니스는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슬로건이 무색할만큼, 맥도날드를 비롯한 식품업체들은 이윤 극대화에만 혈안이 되어 소비자의 건강을 볼모로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식품업체들의 로비에 의해 정책이 좌지우지되고,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광고에 천문학적인 돈이 지출되는 동안 건강한 식생활을 장려하는 데에는 거의 지출을 하지 않았던 정부도 소비자들의 식생활이 파괴되고 있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패스트푸트 점에서 햄버거 하나를 먹는 소비 행위 속에 이처럼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소비자들의 선택은 분명 달라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모건 스폴록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통하여 기업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 행위에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의 주체가 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 선봉에서 그는 먼저 극단적인 실험을 - 30일만에 망가진 건강을 회복하는 데에는 무려 수 개월이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해 보였던 것이다.

 '슈퍼 사이즈 미'가 1시간 30여 분 동안 스크린에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식생활 문제에서부터 자본주의 경제 제체에의 문제까지 다양한 분석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기에 감상평이 다소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로 흘러가서 자칫 다큐멘터리가 진지한 설교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작품들처럼 '슈퍼 사이즈 미'에는 감독 특유의 재치와 풍자가 넘쳐나며 웃음 속에서 신랄한 비판의 메시지를 건져올리게 한다. '참살이(웰빙)'라는 화두 자체가 어느 덧 상업적으로 이용될 조짐이 보이는 이 시대에, 진정 참살이의 주인공이 되고 건강을 스스로 책임지고자 하는 분들께 이 다큐멘터리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