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는 일종의 감상적인 동화를 연상시킨다. 7가지의 고운 빛깔너머에 숨겨진 무언가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은 어릴적 상상의 나래처럼 가슴속에 살며시 스며들어 무지개끝에 숨겨졌다는 전설속의 보화처럼 괜시리 관객의 마음을 기분좋은 별세계로 인도하는 것이다..
일종의 잊혀져버린 첫랑의 추억속으로..
"오버더레인보우"는 부분적인 과거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대학 동창생인 여자친구와 기억속에 소멸되어 버린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가는데서 시작되는 영화다..
남자는 부분적인 기억상실증에 걸렸기때문에 아련한 추억속의 연인에 대한 그리움은 있지만 현실적인 집착은 없다. 왜냐하면 이미 과거속에 잠겨버리는 연인에 대한 사랑은 미래의 날씨만을 예측하고 전하는 그에게 있어 지나가버린 소용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자는 그런 실루엣으로 이루어진 여자에 대해 모른척 뒤돌지는 않는다.. 이미 지나가버린 잘못된 예상을 전해버리고 후회하는 기상개스터처럼 그는 문득 문득 상기하여 그녀가 남기고 간 발자취를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따라가고 있다..
여자는 대학동창생인 남자의 부분기억상실증을 조금은 즐긴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연인과 헤어지고 잃어버린 물건이 쌓인 지하철 보관소에서 마치 과거만을 껴안고 사는 여자처럼 삶에 진저리가 난 여자는 갑자기 찾아온 남자의 기억상실증을 은근히 재미난 장난처럼 여기는 것도 같다.
그래서 갑자기 떠오른 기억을 매개로 남자을 찾아와 알려주고 결국에는 같이 검은 그림자의 여자를 쫓아가다가 문득 그 남자의 입술가에 시선이 머무르는 자신을 발견한다..
영화는 뭐라 말 할 수 없다. 처음에는 이미 익숙한 연애소설을 읽은 것처럼 관객의 상상과 일치되어 그대로 반복되는 영화의 전개에 조금은 지루해 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감독은 아마도 그런 익숙한 모습속에서 관객보고 지나가버린 아련한 추억을 찾으라는 충고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똑같은 일상속에 버물려있는 연애란 특출된 영화속에서만 전개되는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아련한 추억속에 잠긴 첫사랑과 별반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처음에 너무 힘빠진 이정재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정체된 모습속에 잠긴 행동에 익숙해지는 스스로를 떠올리게 되는 것을 보면 그만큼 그가 이영화에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장진영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은 있는데 웬지 대학생때의 천진함 연기에 비해 현재속에 나타난 모습은 어색해 보이고 감정의 전이가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다..
하옇든 영화는 조금 지루할수도 있고 아주 굉장한 가슴깊은 아련함을 심을 수도 있는 영화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전하는 메세지가 사랑이기에 그 사랑에 주파수가 맞는다면 아마도 관객은 흡족한 마음을 가질 것이고 영화에 미련이 많은자는 식상하고 지루함에 비난을 중얼거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2-05-09 오후 5: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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