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글쎄... 미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상당히 궁금한 영화다.
우리나라에서야 '비(정지훈)'의 할리우드 단독 첫 주연영화라는 점에서 상당히 관심을 끌고있지만,
그를 알 리 없는 미국에서는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상당히 궁금해졌다.
(보고난 후 생각해보면, 결국 제작진들은 신비스러운 닌자라는 소재로 오리엔탈리즘적인 킬빌을 또 만든것 같다.
피튀기는 화려한 고어씬이 담긴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라는 점이 그들에게 어필될 듯.)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는 낮시간대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 특히 여자관객들이 많이 보였고.
영화는 오프닝씬부터 야쿠자의 얼굴이 두동강나는 상당히 잔인한 장면으로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다행히도 이 장면이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면서, 가장 잔인한 마지막 장면이었다.
이 후부터의 난도질씬들은 잔인은 하지만, 오프닝만하진 않았고 그냥 싹뚝싹뚝 사지가 잘려나가는데
만화같은 완전히 빨간피도 그렇고, 잔인하다기보다 코믹스의 한장면을 보는듯한 액션씬들이었다.
'닌자 어쌔신'. 닌자를 죽여야하는 암살자 닌자. 닌자집단들을 죽여야하는 비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닌자인 비를 죽여야하는 닌자집단 '오즈누'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암튼 이모저모로 이 영화는 '닌자영화'.
결국 영화는 두 가지의 관점에서 보게된다. 정지훈의 연기와 볼만한 액션씬.
정지훈, 비는 영화상에서 보면 거의 원맨쇼라고 할정도로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몸, 액션, 영어연기 등. 완벽하다고 볼순 없지만, 일단 닌자를 표현하기위한 슬림한 근육과 체형의 만듬은
그의 성실함과 노력의 흔적을 엿보게 했고, 액션도 거의 다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상당히 고난이도였다.
영어연기는 외국인이 볼 때는 모르겠지만, '스피드 레이서'때보다는 자연스러워진 듯.
이 영화의 핵심인 액션씬들은 잔인함으로 승부를 건만큼 베고 썰고 자르는 것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론 관객들이 숨죽일만큼 볼만한 액션씬들을 만들어낸 것은 같다. '킬 빌'의 닌자판?
빗 속의 매트릭스싸움, 킬 빌의 장면 등이 연상되기도 하고, 암튼 액션씬은 볼만했다.
근데도, 보고나서 그냥 그랬던 것은 왜였을까?
이 영화에 대한 평가 중 'B급영화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이라는 말이 가장 많다.
영화를 보니, 제작사도 다크캐슬이고 한걸 보니 큰 영화는 아니고 예전 80년대의 B급 비디오영화나
외국인이 만든 동양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컸다. 의도적인 것도 있겠지만, 정말 외국인이 바라본
오리엔탈리즘&신비주의를 가미한 닌자영화를 만든 셈이니 영화의 화질이나 배우수준에서도
그러한 분위기가 물씬 날 수밖에...
전체적으로 우리의 '비'가 나온 극장에서 본 80년대 비디오용 외국사람들이 만든 일본영화를 본 것 같았다.
과연 이 영화를 비가 아니었으면 봤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도, 미국에서는 생각보다 흥행면에서 선전하고 있다.
개봉이후 3,4위권 내를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첫주 흥행 1300만 달러 정도를 예상했지만,
추수감사절인 이번주를 포함하면 2000만 달러는 훌쩍 넘길것 같다. 상황도 운이 좋다.
암튼, 앞으로 비가 어떤 할리우드 배우로 나아갈진 모르겠지만,
연기력이 주가 배우가 아닌지라 아이콘적인 배우로 성장할건지 두고봐야겠다.
워쇼스키 감독이 확실히 밀어주고 있고, 비의 성실함을 생각한다면 가능성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닌자 어쌔신'은 확실히 비의, 비에 의한, 비를 위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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