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얘기하면 닌자 어쌔신은 심하게 부풀려지고 과대평가 받았다.
심지어 일부 누리꾼들은 이 영화를 이소룡의 영화와 견주기도 하는데...
허허허.... 이거 왜들 이러시나
이소룡 영화를 못본건가 아니면 닌자 어쌔신을 안보고 이러는건가?
닌자 어쌔신이 내세울 만한건 기술적인 측면이 전부였다.
마구잡이로 난도질하고 피를 뿌려가며 학살을 벌이지만 그 이상의 카타르시스는 없다.
정지훈의 잘 단련된 육체가 보여주는 화려함과
한껏 기교를 부린 촬영술과 편집술, 거기에 적절한 시각효과를 가미해서
근사한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모두 걸작이 될 수 있는건 아니다.
이것은 어두운 세계에서 살아가는 남자들의 의리와 우정, 배신을 다루었다고
모두가 '영웅본색' 이 될 수 없는것과 같은 이치다.
이소룡의 영화는 비장함이 살아있고 끝내 비극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싸움을
향해 걸어가는 남자의 고독함을 잘그려냈다.
당산대형이나 맹룡과강 등을 기억해보자
복수를 해도 결코 나아질 것이 없는 비참한 싸움을 준비하며 패배를 예감하는 듯한 이소룡의 표정과 고뇌
그리고 혈혈단신으로 적들을 쓰러뜨려가며 내지르는 그의 비명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 충분했다.
그래서 이소룡은 한시대의 아이콘 이었고 전설적인 액션 스타가 된 것이다.
닌자 어쌔신엔 안타깝게도 관객의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만한 이야기의 힘이 없다.
단지 탁월한 실력으로 적들을 '썰어버리는' 초인적 영웅이 존재한다.
정지훈이 연기한 라이조에게도 복수의 동기가 있고 목적이 있지만
그 여정은 참 무난하고 심심하다.
특별한 갈등과 위기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도 재미를 반감시킨다.
영화 내내 닌자의 규율을 들먹이며 복수의 동기를 부여해 보려는 시도가 안쓰러울 따름이다.
해서.... 이 영화는 그저 잘만든 아시아 무협 액션의 거죽만 흉내낸 모방품에 머물 뿐이다.
하다못해 킬빌 수준의 복수극 이라도 보여 줬더라면 꽤 매력적인
액션물이 되었겠지만 감독과 제작자에겐 애초에 그럴 의도도 고민도 없었던 모양이다.
단지 서양인들 눈에 신기한 닌자의 능력과 그들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90분 동안 극을 이끌어 간다. 그럴거면 '복수' 라는 테마를 어설프게 끼워 넣지나 말던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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