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들의 모임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는 ‘남궁 달’이 1년간의 치료를 마치고 복학(?)한 고등학교에서 정보부족으로 교내 싸움짱과 맞짱 뜬다는 기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방과후 옥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온갖 방법을 써서라도 방과후 ‘옥상’만은 올라가지 말아야 하는 ‘달’의 눈물겨운 노력은 학창시절 한번쯤은 해봤을 꾀병과 담 넘기를 기본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존본능의 비장함 까지 느껴진다.
극중 봉태규가 텅 빈 교실과 아무도 없는 학교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그걸 막는 같은 반 친구들의 모습을 설핏 잠이 든 꿈으로 나타내는 이석훈감독의 연출력은 영화 소재로만 다룬 듯 보이는 ‘왕따’의 의미를 얼마만큼 탁월하게 잡아내는지 알 수 있다.
먹고 먹히는 관계로 점철된 학교생활이 “자신의 먹이는 깔보지 않는 법”인 약육강식의 세계보다 더 ‘쉣’한 곳이라는 사실은 이미 졸업한 관객들에게 안도감을 주다가도 ‘달’이 주먹을 불끈 쥐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는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