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사에 대한 베니그노의 무모하리만큼 지고지순한 사랑을 담고 있는 <그녀에게>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을 보여준다. 영화는 먼저 마르코와 리디아의 관계를 이야기의 중심 축으로 삼는다. 리디아가 병원으로 옮겨지고 난후 마르코는 베니그노에게서 그와 알리사와의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이후 영화는 이 둘의 이야기를 오가는 한편,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조금은 복잡한 플롯을 통해 베니그노의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산만해지기 쉽고, 관객들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수도 있는 위험한 이야기 방식이지만, 이러한 위험을 알면서도 이 방식을 택해야만 했다는 알모도바르의 말처럼 <그녀에게>는 독특하면서도 완벽하게 짜여진 구성 방식을 보여준다.
개성적인 이야기 전개와 더불어 <그녀에게>는 다양한 문화 예술 양식을 영화 속에 끌어들이며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버림받은 여자들은 어떻게 고통을 이겨나가야 할지를 알기 때무에 흥미롭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들은 언제나 여성들이 영화를 이끌어 나갔었다. 피나 바우쉬의 공연을 보는 두 남자 마르코와 베니그노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하는 알모도바르의 신작 <그녀에게>는 이전 영화들과는 반대로 남자들 두 명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