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를 오인하든 오인하지 않든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것은 단지 개인의 온전한 의지이자 견해이다. 그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오락에 무지하고 장선우의 팬클럽도 아닌 내가 성소를 즐겁게 볼수 있었던 이 낯설은 체험기가 이제 막 성소를 볼 당신의 이해를 조금이라도 도울수 있다면, 진정 나는 성소의 희미가 끝내얻은 바다의 평안함의 희미한 느낌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성소에 대한 당신이 가진 오해몇가지를 풀어나가면서 리뷰를 시작한다. 성소는 난해하다? 성소는 결코 난해한 영화가 아니다. 지금까지 장선우의 영화중 가장 대중적이며 가장 많은 설명으로 가득한 친절한(장선우영화답지 않게) 영화가 성소이다. 현실과 게임속을 오가며 진행되는 스토리 구조는 누가 보아도 어렵지 않은 플롯으로 단단히 조여져있으며 노자의 사상과 장자의 사상 카오스이론 따위의 쉽지 않은 이야기들을 굳이 들먹거리지 않아도 이영화는 충분히 즐겁게 볼수 있는 뛰어난 액션씨퀀스와 달파란의 신나는 음악 신비한소녀 임은경 의 무표정 뜽금없는 김진표의 노란머리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압권인 라라의 나이트클럽 무용씬등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성소가 난잡하다는 건 그만큼 많은 이야기들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것인데 이것은 시나리오 원본(버젼1.0)의 여러번에 걸친 업그레이드 그리고 지난한 촬영기간속에서 태어난 완고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자 장점일수 있다.(물론 나는 장점으로 보지만 말이다.) 혹자들은 성소의 난잡함과 가득한 키치문화로 가득찬 장선우의 희희낙낙함에 돌팔매질을 해댈 것이며 혹자들은 유치찬란한 원색들과 장르를 알 수 없는 (달파란의 음악은 장르에 귀속되지도 장르를 규정짓지도 않는다)음악들 그리고 다찌마와리를 연상시키는 뜽금없는 오인조두목의 대사들에 박장대소할른지도 모른다.물론 선택의 자유는 온전히 당신의것.
영화가 어렵지 않다는 것은 장선우가 숨겨놓은 장자와 노자의 사상과 불경들의 의미를 간과했다는뜻이고 영화가 난해하다는것은 나비의 카오스이론과 유교불교법전들에 대한 의미를 결코 간과할수 없다는 뜻.의 이분법적 의미이다. 뻔뻔스러운 장선우는 온갖코드들을 버무리고 눌러서 영화전체에 포섭해놓고서도 결코 어렵지 않은 영화이니 해석하려달려들지 말아달라고 외치지만 이또한 장선우의 무책임한 행위라며 쌍수들고 비난할 관객들의 반응을 예상하는건 그리 어렵지 않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소를 보아야 할 수백만의(의무계산치)관객중 법전을 외우고 카오스이론을 이해하고 이희미의 이름의 원뜻인 노자의 도덕경 아니면 장자 의 호접몽과 금강경을 이해하고 성소를 볼만한 관객이 얼마나 되겠는가. 지금 성소에게 돌팔매질을 강행하며 100억원의 제작비를 하늘로 날려버렸다고 총알을 쏘아대는 당신은 카오스이론의 나비와 노자의 도덕경과 장자의 호접몽과 금강경에 대한 얼마만큼의 텍스트적 관심과 이해로 가득차있는가? (장선우의 실제 인터뷰 인용 " 금강경을 이해해야 할 관객의 책임은 없다. 관객이 무슨죄지었나?" ㅎ ㅎ ㅎ)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즉, 성소를 이해하고 즐길수 있다는 의미는. 장선우가 포섭해 놓은 각종 사상들을 과감하게 간과하고서도 자신만만하게! 영화적 구조에 푹빠져 현실과 게임속을 오가며 영화를 120%즐길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가 포섭해 놓은 그물에 걸리지 않아도 성소는 충분히. 영화적 구조 그 이상만큼 즐기고도 남을 엄청난 재미들로 가득차 있다는 뜻이다. 상반기에 개봉된 대형블록버스터들이 무참히 짓밟아 진 사유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원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시나리오의 허술함과 캐릭터들의 밋밋함 개연성없는 사건들로 가득찬 시나리오들이 가진 허무맹랑한 도전의식,. 즉 내용은 없는데 집채만 불어난 강정들의 뻔뻔한 출현아니었는가? 그러나. 그러한 상반기 블록버스터들의 실패를 성소가 밟지 않아도 될만한 영화적 가치가 충분히 존재한다는것에 우리들을 분명 귀를 귀울여야 한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이다.) 100억원을 가지고도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한 의지를 결코 굽히지 않으면서도(이것은 바로 자의식이다)게임세대들이 충분히 즐길수 있을만한 장치들로 가득채운 장선우의 재기발랄함을 결코 당신의 논리앞에서 무참히 짓밟아버리지 말라는 뜻이다. 영화가 완벽하면 완벽할수록 관객은 목마르다는 사실을 장선우는 교묘하게 간파하고 있다. 성소의 허술함과 유치찬란함은 애초에 의도된것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그렇다면 우린 장선우에게 당한것이다. 어색한 배우들의 연기와 뜽금없이 나오는 신무기들의 변신과정을 보면서 나오는 이 환호성은 짜증인가? 감탄인가? 자신도 알수 없는 이 애매한 감정의 경계에서 장선우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건 애초에 불가능한 사실이 아닌가. 우리들이 성소의 탄생을 4년간 기다린 것은 장선우가 만드는 최초의 SF100억원의 제작비를 통과해서 빠져나올 장선우의 그 의도된 뻔뻔함이 아니었는가. 솔직히 나는. 그래서 반갑다. 그의 뻔뻔함이 도가 터서 이제는 걷잡을수 없을만큼의 경지에 다가와있다는 사실. 그래서 나는 반갑다.
"주"의 캐릭터를 보며 장선우를 떠올린 것은 재미는 사실이다. 끊임없이 성소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친구의 총탄앞에서는 위험천만한 순간까지 겪으며 성소를 차지하기 위해서 부단히 움직이는 주는 장선우의 분신이다. 엔딩부분의 행복한 바닷가에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 최초의 장선우식 해피엔딩영화 성소의 "주"에게 중요한것은 시스템을 파괴하고 뛰어넘 는 것이 아니라 되찾아야 할 성소와의 행복이다. 바로 누구도 말릴수 없는 장선우의 이 유치찬란한 뻔뻔함이 절정을 이루는 이 황당무개한 엔딩부분의 묘미 또한 거기에 있다. 알고보면 한없이 나약하기만 한 장선우의 이 약한 뒷심 때문에 영화적 구조는 허술하다. 그래서 나는 재미있다. 그 가벼움이 매력적이다. 체제에 대항하고 사회에 반격하는 장선우의 총알이 뾰족할대로 뾰족해진 것이 아니라 뭉툭할만큼 뭉툭해져 있다는 것. 그것이 의외의 "사랑"이라는테마(성소는 가준오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몸부림치고 가준오를 죽인 시스템에 대항하며 오비련과 주는 성소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몸부림 친다.) 라는 사실에서 영화는 다시한번 유치함으로 빛을 발한다. 다시 말하자면 성소는 서구적시스템인 게임을 차용하면서 그안에 가득한 동양적 사상으로 맞서 대항하려는 장선우의 의도는 빛을 발하지 못할지언정(다시 언급하지만 그가 포섭해놓은 그물에 걸려들 하등의 이유와 책임이 관객들에겐 없다. 결코.) 대중적인 코드만으로도 충분히 그 빛을 발하는 재미를 추구할수 있는 매력적인 산물로 탄생되었다는 사실이다. 라라의 산만함이 절정을 이루는 나이트클럽씬에서 웃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이장면..정말 예술이다!!) 어색한 오비련의 대사에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고등어가 펄펄뛰는 장면에서 소리지르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그냥 즐기라. 성소의 의미를 해석하려 달려들지 말고 즐기라. 그러면 이보다 더 재미있고 쉬운 영화는 없다. 게임과 현실을 오갈수 있다는 이 명쾌한 시도. 낯선 세계로 향하는 판타지에 몸을 실어 보고 싶은 현대인의 강렬한 욕구를 만족시켜줄 성소게임에 접속하지 않을 만큼 당신은 유혹에 강한가 묻고 싶다. 성소는 재미있다. 2002년 탄생된 한국영화중 가장 기괴하고 가장 유치하며 가장 뻔뻔한 그러면서 가장 새로운 영화이다. 불혹의 나이에 끊임없이 뻔뻔해지는 장선우에게 돌대신 나는 고등어를 한궤짝선물하고 싶다.(셀수 없는 캐릭터들을 꼿꼿이 시나리오 위에 그리고 영상위에 세운 당신이 보여준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2002년. 생활의 발견 이후 이만큼 웃어본 영화가 나는 결코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있게 말하자면. 나는 성소를 보는 2시간내내 즐겁고 유쾌했다. 감사하다. 보다 쉬워져서. 보다 허술해져서. 장선우에게 감사하다.
성소여! 흥행에 불을 붙여라 논란을 조롱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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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습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분노하고 싶은 조폭영화의 승전보....외면당하는 장선우감독님...이모든걸 모두 지켜내봐야 하는...참기 힘든 고통....사는건...두려움의 연속.
2002-09-16
02:45
성소에 대한 반감은 거의 영화를 사장 시키려는 움직임으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생각이 한쪽으로 쏠리고 그것만이 진실로 여겨지는 세상이라니...
2002-09-15
21:54
성소 안티들이 꽤 많은것같아 안타까움.. 하긴 워낙 많은영화가 개봉하니...쯧..
2002-09-13
12:00
재미가 하나도 없다..라고하면 거짓말. 라라는 꽤 마음에 들었음..하지만..난잡이라고 하는군요.계속 산만해..를 외쳤는데. 사실 반야경은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