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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얘기 하쉬 타임
yghong15 2010-10-25 오후 1:35:24 698   [0]
영화 <하쉬타임>은 걸프전에서 돌아온 어느 미군병사의 취업분투기다. 전쟁후유증에 관한 영화라면 흔한 얘기일테지만 <하쉬타임>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사회의 제도권으로 편입하길 원하는 실직청년의 풀스토리다. 취업이 되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하고 집도 장만하며 인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주인공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청년실업은 어느 한 나라의 문제는 아니어서 신자유주의 무역에 동참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겪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이런 문제에 대한 우리의 안일한 시각이다. 우리는 취업이 한 개인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있는 자가 정규직, 조금 있으면 비정규직, 아예 없으면 실업자라는 식의 구분이 알게 모르게 박혀있다. 이런 사고는 새로운 계급을 형성하게 되고 사회는 이를 용인하게 된다. 개인의 능력이 직업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에서 한 사람의 가치는 가변적일 수 밖에 없다.

과연 이것이 온당한 사회인가? 그들이 실업자가 된 데에는 사회적인 문제에 기인하지만 책임은 개인에게 돌리고 만다. 이런 식으로 사회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안은 생각보다 많다.



가령, 복지와 자선의 문제다. 손벌린 거리의 부랑자에게 돈을 나눠주거나,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자선을 베풀고 복지재단이나 학교에 기증하는 행위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사회의 유명인사가 방송이나 메스컴에 등장하여 얼마를 자선사업에 투여했는지를 가늠하면서 사회의 구성원에게 독려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부당한 일이다. 그리고 참 가증스런 일이다. 이 사회가 올바르려면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누가 누구를 개인적으로 도와주는 행태의 일은 사라져야 한다. 사회적 논의를 거쳐서 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을 당연하게 보살펴야 한다. 받는 사람도 머리 조아릴 필요 없고 주는 사람도 거만 할 이유가 없다. 이사회에 속해 살아가는 동안 당당하게 요구하고 당당하게 받아야 마땅하다. 정말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면 자선을 할 것이 아니라 국가를 상대로 요구하고 입법자를 뽑아 발의토록 해야 한다. 그것이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행복을 사람들에게 나누는 일이고 진정 당연한 일이다.



자선을 부추기는 사회는 복지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곳에 돈쓰느라 정작 쓸 곳에 못쓰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88만원 세대'로 분류되는 세대가 그저 개인의 무능력을 탓해서야 말이 되는가? 우리가 그렇게 희망없는 사회인가? 젊은 그들은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절대 비굴하거나 비참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기성세대가 눈물을 머금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다시 본론에 들어가서 <하쉬타임>은 전쟁마저 사회가 책임지지 않는 세상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다. 과연 아프카니스탄에 파병해야만 하는가?의 문제가 논의 되야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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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쉬 타임(2005, Harsh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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