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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꺼벙이)질투하니 살맛난다 영웅: 천하의 시작
helpmeoo 2003-01-27 오후 9:35:04 877   [2]
[영웅] "질투"라는 화두에서 "천하"라는 결론으로


세상에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니, 버겁다기보다는 벅차오르는 삶의 열의 때문에 내 한 몸 이 미묘한 존재, 하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삼국지의 영웅들같이 난세에 태어나 대의를 위해 살아가던 위대한 장군들이나 또 고려의 왕건같이 난세를 평정한 영웅호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아! 탄복하고 또, 탄복하고 저런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에 몸이 끓어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장이모 감독의 영화 "영웅"은 그런 영웅들하고는 분명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 난세를 평정하기 위해 수많은 부하들을 거느리지도 않고 뜻을 세우기 위해 누군가와 담합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형님 아우하면서 도원결의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개개인으로서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뿐이다.
장천과 무명의 결투는 영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화두가 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영화는 진실과 거짓을 적절히 조율하면서 진실을 밝혀나가기 시작한다. 거짓의 당위성과 진실의 이면에 감추어진 음모는 이 영화에서는 그리 크게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영화 전반부를 타고 흐르는 진중한 화면, 전체적으로 무겁게 화면을 짓누르는 듯한 와이어 액션은 영화적 재미보다는 관객의 감수성을 자극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왕 앞에 나아간 무명. 그가 하는 거짓말은 영화내용의 진실과의 여부에 관계없이 어찌됐든 삶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된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그는 "질투"라는 화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질투가 맺은 결론은 모두 죽는 것 뿐이었다. 영화는 이렇게 질투의 문제를 투욱 던지면서, 질투라는 속세의 감정은 소인배나 갖고 있는 것이라는 大義를 위해서는 이까짓 사소한 개인적인 감정은 버리는게 영웅의 임무라는 것을 살짝 상기시켜 준다.
무명의 얘기가 끝나고 왕이 그의 거짓을 증명하려는 순간, 왕은 무명을 암살자로 규정하게 된다. 하지만, 왜 아직까지 죽이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은 다시 무명이 얘기하면서 밝혀진다. 질투의 힘이 모두를 죽였다면, 진실은 아무도 아직까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희생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듯, 이 영화는 이렇게 숨을 죽이는 진중한 와이어 액션들로 가득차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죽음과 삶의 경계를 끝없이 드나들고 있다. 화면을 가득 메우면서 빗발치듯 날리는 화살은 영화의 어느 장면에서보다 죽음에 대한 명백한 진실을 일깨워주는 듯 하다. 그리고, 그 화살을 가로막아 서는 무명과 비설의 무용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암시하듯 순식간에 흘러가는 그것이 아니라 어쩌면 영화의 지루함을 일깨울 정도로 무게감 있게 진행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웬지 어울릴 듯도 하고 어울리지 않을 듯도 한 비설과 파검의 멜로는 영화가 감성적인 톤이라는 것을 의식하듯이, 낭만적이면서 비극적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세상이란.
역사는 끊임없이 변화하게 마련이다. 그 역사란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변하기도 하지만, 역사학자에 의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과거의 역사가 뒤바뀌기도 한다. 악인이었던 사람이 선인이 되고, 선인이었던 사람이 악인이 되고. 충신이었던 사람이 역적이 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진시황제를 역사적인 위인으로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그를 암살하려는 난세의 영웅들은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그래서 느껴지는 슬픔이라니. 그것은 그들의 죽음이 슬퍼서가 아니라, 영화가 주는 감성적 느낌이랄까. 하지만, 난 저런 영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천하를 이룬다는 것. 누군가의 희생없이는 될 수 없다는 이 소박한 훈계에도 불구하고 희생자 없는 천하를 일구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나만의 소망은 아닐 것이다. 세상이 좀더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

덧붙여 : 그래도, 질투는 계속되어야 세상이 살맛나지 않을까? 그래서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항상 1등만 하는 녀석에게 질투를, 항상 우승만 하는 선수들에게도 질투를. 그리고, 거리에 걸어가는 나도 모르는 아무 연인에게나 질투를. 질투하니 살맛난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소인배인가 보다.


(총 0명 참여)
소인배들이 있기에 영웅도 가능한 거겠져..역시..역사는 승리자의 것..! 장이머우~와우^^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지만 전 상당히 잼나게 봤움돠~ 볼거리 이상의...   
2003-01-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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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천하의 시작(2002,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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