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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사랑 킹콩
kharismania 2005-12-16 오전 4:45:07 1128   [3]


사실 킹콩이란 이름은 낯설지가 않다. 어린시절부터 영화를 접해보지 않았다해도 한번쯤은 들었던 이름이고 학창시절 반 친구중 어느 한명의 별명으로라도 불러봄즉한 정겨운 이름일 수도 있다.

 

 사실 킹콩이란 이 캐릭터는 1957년 영화에 처음 소개되어 그 이후로 한차례 더 리메이크되었고 속편까지 제작되었던 할리우드 영화의 전설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킹콩이란 이미지 자체가 야수적이고 본능적인 느낌에 가까워 쉽게 말하면 무식함의 대명사로도 줄곧 쓰이고 있다.

 

 하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킹콩은 예민하고 감성적인 동물이다. 오히려 이익앞에서 쉽게 감정을 배제하는 인간 따위보다도 말이다.

 

 피터잭슨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통해 그의 입지를 굳히고 거장의 대열에 들어앉은 인물이다. 그의 촬영감각과 기술적 측면은 이미 그가 반지의 제왕의 감독이기 이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나 B급호러의 정서를 지닌 'Deadalive'나 '고무인간의 최후'등의 영화를 봐도 저예산 영화로써 연출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매력을 가졌던 '킹콩'에 대한 애정은 그의 일생을 건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에 제작비에 자신의 사비를 충당하면서까지 완성도를 높이기위해서 노력을 했다는 것은 이 작품에 어느 정도의 애정을 지니고 임했는지 알 수있는 부분이다.

 

 이 영화는 비쥬얼적인 기대감을 지니고 보게 되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킹콩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니는 거대한 이미지 자체가 이미 스펙타클한 세계를 예고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영상적인 측면에 대한 기대감을 지니고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 영화는 3시간의 긴 런닝타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이전의 반지의 제왕도 3부작 모두가 비슷한 런닝타임을 지녔기 때문에 그리 새로울 이유는 없지만 반지의 제왕은 원작소설의 방대한 이야기를 3시간의 런닝타임으로 3부작에 걸쳐 이야기했어야만 했다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당연함으로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굳히 킹콩조차도 3시간을 극장에 묶여있을만한 이유가 있나싶은 의문이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부담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3파트로 나누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첫번째 파트는 처음 킹콩과의 조우까지의 여정, 두번째 파트는 킹콩과의 만남과 미지의 섬에서 벌어지는 끔찍하고도 충격적인 생존싸움과 탈출,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파트는 타의적인 의지로 인해 뉴욕으로 입성하게 된 킹콩의 분노. 이렇게 세파트가 각기 1시간정도씩의 런닝타임을 할애받으며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을 완성한다.

 

 일단 킹콩과의 만남까지의 여정은 관객에게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 만들지 모른다. 하지만 이 부분은 중요하다. 이 영화가 단지 킹콩의 파괴력만을 보여주고 영상적인 측면만을 강조했다면 그 여정따위는 가볍게 처리했을 수 있지만 피터 잭슨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킹콩과의 조우가 이루어지기까지의 여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이야기 구성에 공을 들인 것은 킹콩을 만나게 되는 인물들간의 심리적인 측면에서의 이해와 그 모든 상황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싶은 이유였으리라. 그래서 오히려 지루할지 모르는 도입단계는 생각보다 작품의 완성도에 기여하는 바가 많다. 앤 대로우(나오미 왓츠 역)가 어째서 모험을 감행해야만 했고 칼 덴햄(잭 블랙 역)이 어째서 자신의 영화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성공을 꿈꾸는지, 그리고 잭 드리스콜(애드리언 브로디)이 어째서 앤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를 필사적으로 구하려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그 지루한 도입부가 설명한다. 그럼으로써 영화의 튼실한 기초공사가 완성되고 스토리라인에 대한 트집자체가 비집고 들어올 틈새가 사라지는 것이다.

 

 어쨌든 그 지루한 여정은 킹콩의 등장과 함께 흩어져 버린다. 오히려 언제 지루함이 느껴졌는지 모르게 미지의 섬에서의 모험은 관객의 손을 땀으로 촉촉히 적신다. 정말 말 그대로 스펙타클한 영상과 스피디한 전개 앞에서 관객은 숨을 멈추고 스크린에 두 눈을 고정시킬 수 밖에 없다. 특히나 킹콩과 공룡의 대결씬은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찬사조차도 무색해보인다. 세밀하면서도 웅장함이 느껴지는 격투와 순간순간마다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긴장감이 영상만큼이나 감각을 자극한다. 또한 징그러운 벌레들이 인간들을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치가 떨릴정도의 공포와 쓰릴이 느껴진다. 마치 '베르세르크' 에서 고드핸드가 소환되었을 때 마수들이 넘실거리는 그 장면 만큼이나 소름끼치는 느낌이 든다. 상당한 상상력이 응집되면서도 그 참혹함과 긴장감의 강도가 이루말할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된다.

 

 여러가지로 이 영화는 영상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단계의 진보를 꾀했다.

 

 킹콩이라는 캐릭터가 지니는 원시적인 본능 안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끼워넣음으로써 관객에게 눈에 보이는 충격안에 진한 감동을 더불어 심어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 느끼겠지만 의외로 이영화는 슬프다. 특히나 이 영화의 엔딩씬은 이전의 화려한 영상이 보여주었던 쾌감조차도 잊게끔 서글프게 다가온다.

 

 킹콩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매력이 단지 와일드하고 광폭함뿐만이 아닌 순수함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는 난폭하고 불안한 존재일뿐인 킹콩이지만 앤 대로우에게 있어서는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보디가드이다. 킹콩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격투를 지켜보면 킹콩에 대한 호감도가 점점 상승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녀의 재롱앞에서 재미난 표정을 보이며 반응하는 킹콩의 모습은 갓난아기들의 순수함과도 연결된다. 그리고 킹콩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현실감없는 리얼리즘의 힘을 얻는다. 오히려 어느 남녀의 사랑이야기보다도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말그대로 이 영화는 킹콩이라는 캐릭터가 지니는 외적인 매력에 감성을 불어넣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러한 감성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오히려 킹콩의 난폭함이 정당성을 획득하고 관객들이 어느새 킹콩을 응원할 수 있도록 교화시킨다.

 

 실로 대단하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이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의 생동감있는 동작묘사와 더불어 시나리오와 시놉시스를 제작하고 연출한 제작진의 심오한 노고가 더불어 만들어진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흥행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영화는 말이 쉽지 현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 이 작품은 그런 작품의 대열에 오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피터 잭슨이 품었던 일생의 프로젝트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커다란 선물이 되었다. 이제 그 선물의 포장을 뜯고 감탄해주는 절차만이 남았다. 이 정도의 선물앞에서 불평을 토로한다면 분명 그건 욕심이 과도하다는 말밖에 해줄 말이 없다.

 

 어떠한 찬사를 가져다 붙여도 아쉬운 영화다. 킹콩의 마지막 눈망울을 잊을 수 없다. 그건 분명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눈이었다. 그리고 그건 분명 관객에게 선사하는 스펙타클한 감동임을 확신하다.

 

사족>극중 킹콩과 공룡의 결투는 마치 스필버그와 피터잭슨의 결투로 보였다. 쥬라기 공원을 창조한 스필버그에게 맞서는 피터잭슨의 킹콩. 생각만으로도 재미있지 않은가? 비쥬얼적인 테크닉으로 정평이 나 있는 스필버그에 도전하는 피터잭슨. 분명 쓸때없는 생각이지만 두 거장이 제왕자리를 놓고 다투는 상상을 한다면 조금 어처구니 없는 발상일까?

 

   


(총 0명 참여)
yongma97
피터잭슨vs스필버그 피터잭슨 윈   
2005-12-16 20:06
1


킹콩(2005, King Kong)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 배급사 : UIP 코리아
수입사 : UIP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kingkong2005.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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