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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으로 자유롭게 그린 추상화..
leela05 2006-02-01 오후 9:26:59 2329   [10]

무의식이라는 붓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그린 한편의 추상화 같은 영화..

언제나 그렇듯..그의 영화는 그다지 알고 싶지 않은
마음 속 깊은 곳에 묻힌 특정 부분을 건드려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는..
그런후 그것을 제대로 보게하여 의식화 함으로써
아프면서도 묘하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보호하는듯 하지만
소녀를 바다위 외딴배라는 자신의 세계에 가두어 함께할 것을 강요하는듯한
도착적인 노인의 욕망을 담은 집착에 내내 불편했었다..
매일 노인이 씻겨주는 소녀의 목욕씬..이며..
방어능력이 없어 보이는
여자의 느낌이 나기 시작하는 소녀를 그저 시시탐탐 탐하려는 낙시꾼들이며..

그럼에도

아름다운 하늘과 그를 그대로 담은 푸른바다..
그 위에서 미풍에 치마자락을 날리며
자연을 놀이터 삼아 여유로이 그네를 타는 소녀의 모습과..
노인이 활로 연주하는 자연을 담은 한국적인 가락이..
그 억압적인 불쾌함을 중화시키는듯 했고..

어쩜 그런 부분들이 인간 내면의
아니 자신의 내적 병리성을 가장 미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천재적인 감독만의 능력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인내하며 보는 내내(?)
과연 이영화도 다른영화들처럼
결국 마지막에 그만의 카타르시스 남길 수 있을까가 궁금했었다..

이전의 세계를 깨고 새롭고 낯선 세계로 나아가는 변화의 연속적인 과정이 순리인 삶..

노인과 배라는 자신의 낡은 세계를 버리고 뭍..부모.. 대학생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소녀와
늘 소녀와의 혼인날짜를 기다리며 소녀와 함께하는 현재의 세계를 유지하려는 노인과의 갈등은
결국 순리를 받아들이지 못한 노인이 팽팽한 활처럼 

스스로 잡고 놓지 않았던 소녀와 함께 자신의 삶도 보내게 되는 결말을 보인다...

그 과정에서

소녀는 배를 떠나기 전 노인이 그렇게 바라던 혼인식을 함께 하고
노인의 집착과 같이 팽팽했던 활사위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가락을 마지막으로 영혼으로 음미하고

그런 소녀를 보며 노인은 소녀를 향해 겨누었던 화살 끝을 하늘로 돌린후 분신이었던 활과 함께 자신도 바다에 뛰어든....이후

어쩜 자신의 내적인 진화식과도 같은 소녀 혼자만의 교합의식의 절정에서
하늘로 날라갔던 활은 소녀의 다리사이로 날아들어 흰 소복치마에 붉은피를 뭍히는 퍼포먼스와

소녀와 대학생이 탄배가 떠나갈 때즈음 노인의 세계였던 주인 잃은 배는 서서히 물에 잠기는 엔딩..

그것은 무당의 굿의식이나 소통과 진혼을 주제로 한 무용의식이나 퍼포먼스퍼럼 느껴졌었다.

익숙치 않은 감독만의 언어와 방식으로
내면의 상징인 팽팽한 활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또다른 분신인 노인을
소녀를 통해 위로함으로써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느끼는 타인을 위로하려함이 아닐까...


어쨌든 지독히 병리적이고 불쾌하기만 했던 노인이
영화를 본 후 그냥 그럴수도 있는 아니 지독히 고독해서 조금은 가슴이 아픈 그냥 그런 사람으로 이해되어 있었고..


배와 함께 서서히 잠기던 관음보살의 얼굴과 푸른하늘과 넘실되던 바다 그리고 활 음악가락이
불쾌함이 잦아든 마음에
잔잔한 여운과 감동이 되어
역시
여리지만 긴 여운을 남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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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2005, The Bow)
제작사 : 김기덕 필름 / 배급사 : 김기덕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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