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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분노의 날
andrew1130 2008-01-04 오전 2:17:53 764   [0]
 

‘죄가 분노의 날에 낱낱이 밝혀질 것이다’ 분노의 날은 최후의 심판의 날 이후에 악마의 주관 하에 이루어진다고 했다. 기독교에서 이 세상의 마지막은 최후의 심판의 날로 규정돼 있다. 그런데, 그 뒤로 기독교가 부정하는 악마가 주관하는 분노의 날이 있다니, 이건 무슨 의미인가? 여기에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이 담겨있다. 최후의 심판의 날, 가려진 기독교인들의 모순과 죄가 낱낱이 밝혀지는 것이다. 모순이 드러나 흔들리는 하느님의 세계(성직자, 귀족 등의 기득권)를 더 굳건하게 하기 위해 악마와 마녀라는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 몇몇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 중세시대에 성행한 마녀사냥은 기독교라는 도덕이 인간의 가치에 대한 윤리를 송두리째 뽑아버린 사건이다. 기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중세 유럽에서, 현세와 내세라는 두 가지 세상이 존재했고, 인간 위에 군림하도록 추대 받은 신은 내세의 평온과 안식을 걸고 인간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영혼과 육체로 분리되어, 현세의 육체는 영혼의 순결을 더럽히는 쓰레기로 취급받았다. 이처럼 인간의 이성과 휴머니즘이 각광받기 전, 중세 유럽인의 세계관에는 인간과 신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아서, 그들의 의식 속에는 이 둘이 혼재해 있었다. 인간계와 영혼계가 공존하는 것이 그들이 바라본 세상이었다. 기독교라는 패러다임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라는 격언은 합리주의와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하는 데 사용되듯이, 중세의 기독교의 모순을 비판하는 데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 중세 유럽인의 생활과 의식에 깊이 침투해 있는 기독교는 신의 이름으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무소불위의 권력은 부정과 타락과 같은 모순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기독교 내부의 모순이 드러나고 흑사병의 유행 후 신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사람들은 기독교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견고한 성에 틈이 생기기 시작하자, 성직자와 귀족 등의 기득권층이 민간신앙으로 용인돼 온 마녀와 마법사를 희생양으로 삼는다. 마녀와 마법사라는 존재가 하느님의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사람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인간은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면 판단력을 잃고, 광기에 휩싸인다. 마치 광기와도 같이 사람들은 약하고 계급이 낮은 여자들을 마녀로 고발한다. 엄격한 규율 하에 남녀의 사랑마저도 터부시되던 시대에 도덕률에 위배되는 사랑을 한 안나는 마녀로 고발당할 비극에 처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안나는 사랑하지도 않는 늙은 신부 압사론에 의해 강제적으로 정부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 압사론은 면죄부로 돈을 벌고, 정부를 두는 등 타락한 성직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하느님에게 순종하는 고결한 성직자로 비치나, 끊임없이 자신의 죄로 고통 받기도 한다. 어머니는 그런 압사론의 행동을 수치스럽게 생각하지만, 아들이기에 묵인한다. 대신 안나를 압사론의 부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멸시한다. 안나는 기독교의 모순을 드러내고 비판하는 인물이다. 어찌 보면 기독교에 위협이 되는 안나를 마녀로 모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압사론은 자신의 사랑과 욕망만을 생각해 안나의 뜻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안나를 정부로 들인다. 부인은 죽었다고 하는데, 안나를 정부로 들인 것이 죽음의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안나를 정부로 들이기 위해, 안나의 어머니가 마녀로 밀고 당한 것을 묵인해준다. 여기서 마녀사냥이 허황된 거짓임이 드러난다. 성직자의 개인적 이유에 따라 마녀가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한다. 즉 마녀라는 존재는 실재하지 않으며,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마녀사냥의 허위를 알고 언제든지 그 진상을 터뜨릴 소지가 있는 인물이 마르트이다. 마르트는 압사론이 안나의 어머니를 구해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후에 언급하겠지만, 시한폭탄과도 같은 마르트를 고발한 세 명의 시민 중에는 압사론의 어머니인 것으로 추측된다. 압사론은 마르트를 고발할 수 없는 처지다. 이렇듯 압사론의 과거는 기독교의 모순을 고스란히 대표하고, 마르트가 마녀로 고발되면서 그 모순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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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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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날(1943, Day Of Wrath / Vredens D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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