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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움으로 사회를 비판하는... 랜드 오브 데드
foralove 2005-09-09 오후 2:03:51 1855   [6]

스포일성입니다.

극장에서 보고 지난번에 올린 글을 약간 수정,추가해서 올립니다. 영화보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떤 영화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건지는 것이 많더군요..
 
우선 영화를 영상미학 쪽으로 보시는 분들은 영화 초반부가 가장 인상 깊으실 것 같습니다.
기존 최근 영화들(시체들의 새벽, 28일후, 레지던트 이블등)에 나오는 좀비들의 행동양식
에 익숙하시거나, 이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보시는 분들은 다소 황당할 수 있겠군요.
 
시체 시리즈 말고..새벽의 저주 역시 각본 원작이 조지 A. 로메로였고. 이번 작품에선 새벽의 저주를 기획한 데니스 E. 존스가 다시 기획을 맡았다는 것을 보면..영화 장면 중 비슷하다 싶은 느낌의 장면들도  조금 보이기도 합니다. 시체시리즈를 접하지 못하고.. 새벽의 저주로 강한 인상을 받은 분들은 조금이나마 친근감을 느끼는 장면들(차량같은)이 등장하곤 하죠.
반면 기존 시리즈물을 보셨거나, 조지 A. 로메로 특유의 사회적 풍자의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은 이 영화에서의 시체들은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오늘날(TODAY)"엔 또 무엇을 상징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보실 겁니다.
 
분명 조지 A. 로메로는 좀비 영화의 대부죠. 누구도 부정하지 못합니다.
이번 작품은 사회적 풍자나, 고어적 분위기에 머물기만 하지 않고..
영화 중간 중간의 음악이나, 장면 장면들이 상당히 대중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려는 흔적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시대적인 대세가 아닐까 싶네요..어쩌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영화 속 메시지를 이해하길 원했고. 한 편으로는 이미 그도 유명인사가 되었을수도 있습니다.

노력은 많이 했지만..좀 부족하다 싶은 것은 사실입니다. 엄청나게 기대하신 분들은 특수효과나 스케일면같은 부분에서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좀비나 고어씬은 아직까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만큼 수면 위의 영화로는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입니다.
 
좀비영화하면 참혹한 장면들을 즐기는 분들을 위한 조금은 이상한 장르의 영화라고 오해되는 경우도 많죠..하지만 저에게 조지 A. 로메로는 그런 감독이 아닙니다.
 
조지 A. 로메로의 좀비들은 공포라기보다는 여전히 뭔가 슬퍼 보이죠..미약하게 남아있는 추억들을 본능적으로 따라 하고 있는 그들은 마치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욕망..우리들의 일부를 보는 것 같습니다...결국 이 영화의 주 맥은 상업영화라기보다는 충격적 영상을 통한 강한 사회풍자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갈등구조는 욕심에 가득 찬 권력 and 부유층들과..그 속에서 빌붙다시피 비참하게 살아가는 빈곤층..좀비들이 지배한 대부분의 땅들에서 약탈을 하는 용병들..그리고 좀비들..이들을 현시대에서 어떤 부분의 축소판으로 봐야하고, 각각을 누구로 비유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굳이 1편부터 연결한다면 백인우월주의와, 흑인을 죽이는 장면들..대학살과 땅을 차지하는 인간들.. 누가 더 잔인한가??
 
2편에선 쇼핑몰을 배회하는 좀비들은 물질만능, 자본주의에 세뇌된 우리들 자신을 상징하고..그 시스템이 오히려 온 세상을 점점 더 지배하고..
 
3편에선 실험대상인 좀비들이 국가주의에 반해 그들 스스로 학습을 하고 깨우칠 수 있다는 것이나..인간의 마지막 보루마저도 전복된다는 것..
 
4편에선 인간의 오만이 건설한 새로운 시설..그러나 이젠 좀비들의 물건을 약탈하고. 그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계급사회..이에 반해 진화한 좀비들..그들은 단지 욕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땅을 되차지하고 일종의 자유와 독립과 인간의 가장 큰 삶의 터전인 땅(Land)을 되찾는다는 구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흑인 좀비가 물에 첫 발을 딛고 건너는 장면에선.. 단지 제 느낌이지만 쿤타킨테(아프리카 흑인 노예 - 고전 드라마: 뿌리 6부작 )가 바다를 건너는 장면이 연상되더군요. 쿤타킨테가 참혹한 노예의 신분으로 바다를 건넌다면,  흑인 좀비는 노예가 아닌 투쟁의 전령처럼 바다를 건너더군요...
 
 
 

 
시체시리즈를 연장선상으로 보면 노예란 단지 흑인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2편과 3편에서 좀비가 된 사람들은 뭘까요? 하나의 거대한 모순적 사회 시스템에 중독 되어 버린 자들은 아닐까요?  우린 흔히 TV와 언론 속에서 많은 답들을 찾지만 거기엔 거짓과 포장과 허상이 더 많죠.. 때론 이데올로기의 산물이고 일종의 중독이며, 거기에 길들여진 수많은 좀비들을 양산합니다. 하지만 그것의 실상은 권력의 훌륭한 거름더미가 되죠. 생체실험의 대상이 되기도 하구요..
 
4편에서의 그들의 분노와 복수..단지 느낌이 그랬어요^^ 사람들에게 퍼지고..중독 되고..더 많은 사람들이 좀비화, 무력화 되고..길들여지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오히려 진화하고 권력에게 복수를 가하는 것이죠. 좀비화된 자들을 통해서...
 
이런 해석 말고도 다양합니다. 무늬만 인간들이고..무늬만 인간적인.. 세기말적 부정이 만연한 이 지구촌..이 사회에, 시체만도 못한 인간성 상실시대에..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좀비들이 복수를 하는 장면은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듭니다...

원래 좀비의 개념은 죽은 시체들이 걸어 다니는 괴물이 아닙니다....요즘은 거의 하나의 코드화 되었지만.. 처음 부두교에서 착안해서 좀비영화를 만들 때도 그랬구요.....좀비란 일종의 상징적인 존재들입니다.

 
 

좀비 영화에 나치즘이나 전쟁영화적인 요소로 상징된 적도 있습니다. Revenge of the Zombies (1943)가 대표작이죠.
 
기존 좀비영화와는 달리 [좀비의 역병]1966년에서 무덤에서 깨어나는 좀비(시체)개념이 도입됩니다.

기존에 좀비란 인간의 욕망에 의한 상대적인 피해자였고, 노동 등을 착취당한 개념 등의 상징적 존재로 사용됩니다. 마치 흑인 노예나,,전쟁이나, 물질주의, 자본주의의 도구로 착취당하는 극단적인 노동자 계급의 병폐처럼 말입니다.
 
"무덤에서 깨어난다."는 것은 일종의 사상적인 깨우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시체의 뇌를 공격해야 완전히 반응하지 않는다는 개념도 여기에 연결해서 이해하시면 되구요..
 
영화 속에서..왜 사람들이 좀비가 되었는가? 같은 기원에 대해서 사람들이 신뢰하는 언론의 반응은 여전히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합니다..언론이 인간에게 던져주던 메시지들의 신뢰성이 의심받는 장면이죠..이것은 극심한 혼돈과 공포가 우리시대에 만연해 있음을 비유적으로 보여주죠.

좀비들이 사람을 공격하고, 이젠 살아있는 사람들을 뜯어먹기까지 한다는 엄청난 공포와 혼돈의 개념을 가장 잘 표현한 거장이 조지 A.로메로죠. 이것은 현대사회의 극심한 공황, 공포감, 불신, 계급문제등의 깊은 골 등의 위험요소들이 겉으론 평화롭지만, 얼마나 뿌리 깊게 잠재해 있는지를 잘 보여줄 뿐 아니라..이를 극대화시킨 영화적 장치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데로..로메로의 2번째 작품 [시체들의 새벽]에서의 좀비는 물질만능주의에 세뇌되고, 중독 되고, 급속도로 전염되어가는 우리들 자신으로 대표되었다면..
 
학습능력의 좀비 역시 이미 시체시리즈 3편에서 등장했었습니다. 1985년 작 Day of the Dead가 그 작품이죠.. 이 영화는 표면적으론 고어씬으로 유명하지만..충격적 영상보다도 담겨진 메시지가 더 공격적 입니다.

국가주의,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증강 등에 사용되고, 실험되어지는 좀비들을 보면, 인류가 이미 자행했던 생체실험이 떠오릅니다..나중엔 그런 좀비들이 인간을 역공격하죠. 단순한 공격이 아닌 인간의 무기를 사용한다는 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4편을 일종의 사상적, 이념적 대립구도로 인간과 좀비를 해석하면 꽤나 재미있습니다. 로메로 감독은 최초의 작품부터 미국과 사회전반의 의식들을 비꼬았기 때문이죠..
 
미국이라는 초강대국..표면상의 민주주의..이런 이념과 사상은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상을 파헤쳐보면 미국처럼 인종과 인종..종교적 편견..경제적 빈부격차와 계급화가 심한 국가도 많지 않습니다.  영화 속 인간들의 삶처럼 말입니다.
 
3편과 4편의 인간과 좀비들과의 결전을 미국과 이라크 전으로 비유해보면..영화 속 용병들의 심리상태에서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죠..적극 좀비박멸에 나서는 용병..거대한 차량을 개조하고 은근히 뒤로 빠지고 회피하는 용병들은.. 미국의 보수주의사상과, 참전의 자긍심과 당위성에 동조했던 사람들이..이젠 책임을 뒤로하고 입을 다문 채..시체들의 땅에서 경제적 이익을 챙겨오는..미국이란 사회와 보수주의 국민의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애써 그런 모순을 망각하려는 듯...좀비 쇼(후세인의 이빨을 검사하던 장면연상)와 방탕한 파티의 날들로 하루하루를 소비하죠..
 
좀비들은 사상적으로 이라크처럼 악의 축이고..미국에 반하는 박멸해야할 존재들이죠..반면 좀비들의 공격은 마치 테러와도 같이 가장 완벽하고 위용을 자랑하던 상징적 건물 - 무역센터를 일순간에 무너뜨립니다.

화려한 폭죽에 좀비들이 관심을 가지지만 빅대디는 앞으로 나아갈 것을 종용합니다. 여기서 폭죽은 무엇을 상징할까요? 폭죽..화려함..그것은 사람들의 생각에 많은 영향력을 주고, 이목을 끌게 만드는..즉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언론의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언론과 쇼프로그램들의 화려함은 아닐까요? TV앞에 앉자서 울고 웃고 동화하는 모습들은 스크린 좀비가 되어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아닐까요?


그들을 괴물시하고, 그들을 박멸할수록 더욱 더 그 수가 늘어났었고..그들도 서서히 진보하고 세력화되었죠...영화 속 클라이맥스 그들의 집단적 인육축제는 너무도 처절한 복수의 미래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뭘 의미할까요? 전혀 다른 문화와 사상, 다양한 민족과 종교,..끝없는 반목과 이데올로기..이런 것이 아닌 결국엔 하나의 지구촌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너무 비약이 심한가요? ^^
 
 
 

최근에 와선 레지던트 이블처럼 과학이 좀비를 만들어낸다는 개념도 있고..좀비가 뛰어다니는 등 좀비의 개념은 다양화 됩니다.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고..빠르게 이동함으로써 긴박감을 조성하죠.. 미친 과학자가 좀비를 만들어낸다는 작품은 이미 오래 전에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호러액션게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이를 현대적 흥행의 코드로 가장 잘 완성한 작품일 것입니다.
 

좀비 영화중 개인적으로 가장 특이하게 본 것 중 하나는 좀비를 메시아로 다루는 좀비영화도 있다는 것입니다.


프레무토스라는 독일영화 (PREMUTOS:DER GEFALLENE ENGEL, 1997)입니다. 이 영화의 잔혹성은 너무도 유명합니다. 영화가 끝나면서 Bodycount가 139명(이 영화에서 죽은 사람 139명)라는 자막까지 보여줄 정도로 참혹한 영화죠..
 
좀비영화의 공통점은 그들 모두가 인간의 내면세계의 또 다른 단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그들은 우리의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피해자이며, 과거엔 마치 노예처럼 바보 같고 수동적이었던 그들이, 현대로 올수록 무언가를 깨우쳐가고, 우리 자신과 이데올로기, 부패한 시스템, 사회부조리를 점점 더 참혹하게 공격하고 무너뜨리기 위해서 그들 역시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진보해 간다는 것입니다.
좀비는 인간 내면의 또 다른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작품으로 돌아가서..그의 영화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좀비를 보면서..과연 이 시대의 좀비란 무엇일까?? 우린 정말 무엇을 더 혐오스럽게 생각해야할까? 같은 질문들이더군요. 

  

개인적 평점: 7.5점

(전작들에 비해서 좀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울러 장면장면들도..

현대인들은 너무도 충격적인 장면들속에 이미 많은 면역력이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조지 A. 로메로의 영화는 항상 시대와 사회를 풍자하기에 5편도 제작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죠.

또 한세기 미국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제 5편의 시체시리즈..혹은 제2의 로메로 감독의 비판력과 독창성을 풍자적으로 표현할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ps: 황당한 새벽의 저주(숀오브더데드)는 영국의 실업문제와 가정, 기타 사회전반을 비판한 블랙코미디입니다. 
     무엇을 풍자했는지 찾아보세요^^


★DJUNA님의 시체시리즈 영화 리뷰모음

1.살이있는 시체들의 밤
http://djuna.nkino.com/movies/night_of_the_living_dead.html

2.시체들의 새벽
http://djuna.nkino.com/movies/dawn_of_the_dead.html

3.시체들의 낮
http://djuna.nkino.com/movies/day_of_the_dead.html

★제 허접한 리뷰보다 2만배는 더 잘 분석한 멋진 리뷰모음:
http://movie.naver.com/movie/board/bulletin/read.nhn?st=code&sword=41361&page=1&nid=131982

★조지 A. 로메로의 좀비 영화 이해하기:
http://movie.naver.com/movie/board/bulletin/read.nhn?st=userid&sword=yi199921010&nid=133294

★참고사이트: 호러 익스프레스 - 좀비영화 잔혹장면 주의
http://horrorexpress.co.kr/bbs/view.php?id=HEspecial&no=39



 


(총 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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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오브 데드(2005, Land of the Dead)
제작사 : Exception Wild Bunch, Aurora Entertainment Corporation / 배급사 : UIP 코리아
수입사 : UIP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landofde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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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시간
  • 93 분
  •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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