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투발루] 아날로그여 영원하라~!!! 투발루
happyend 2001-06-06 오후 4:04:03 931   [0]
아마 초등학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콧수염 달린 남자는 클라
크 케이블 빼곤 다 싫어했던 저에게 이상한 콧수염을 달고 나와서
사방에 부딪히고 엎어지고 나사를 조이다가 기계를 망가뜨리고 심지
어 톱니바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사고뭉치 아저씨는 참으로 이상
한 존재였습니다. 나중에야 그 사람이 찰리 채플린이란 걸 알았죠.
영화를 보면서 웃기도 많이 웃었지만, 왠지 보고나니까 슬프다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왜인지 전혀 몰랐지만.......

얼마 전에 본 [투발루]를 봤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
꼈겠지만 저 역시 채플린 영화적 감성에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색채를 더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에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
를 잠깐 봤던 기억이 났지만, 그 기억이란 게 수영장이 나온다는
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작업에 참여했다는 점 그리고 드니 라
방이 나온다는 게 전부였죠. 굉장한 예술영화면 어떻게 하나 --a;;
걱정하며 극장에 갔습니다. 극장에 불이 꺼지고 나온 시작한 영화는
처음부터 참 묘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하늘로 날아가는 그 어설픈
새의 등장은 그 뒤에 이어진 드니 라방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만큼이
나 사람을 참 당황스럽게 하더군요. 사실 절 더 당황스럽게 만든 건
영화 한편을 다 합쳐도 B5용지 한 장 안 될 거 같은 대사였지만요.

이 영화를 간단하게 소개하려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안톤과 배다
른 형 그레고어의 에바를 사이에 둔 사랑의 삼각관계? 아버지를 지
키려는 안톤의 효성 깊은 마음? 보물섬을 가기 위한 모험의 전초전
인 영화? [투발루] 속에 이 모든 것이 담겨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
면 유치해 보이는 스토리를 세계의 스탭을 모아 영화를 찍겠다고 생
각한 감독의 생각은 어떻게 보면 만용이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아주 유쾌한 실험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실 겁니다. 물론, 그 뒤에는
대사보다는 몸동작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배우들
의 공도 크죠. 단순한 색깔로도 할 얘기는 다할 수 있다는 걸 얘기
하고 있었구요. 〈기술, 시스템, 이익〉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광속
도의 디지털 세상 속에서 [투발루]는 마치 아날로그의 작은 반란처
럼 느껴졌습니다.

[투발루]는 예술영화라기보다 채플린 영화.... 아니 어쩌면 영화가
탄생했던 초창기의 순수함을 담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지금으로써는
상상이 안 되지만 핸드폰 이메일 없이도 사람들은 잘 살았었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었죠. 기계에게 빼앗긴 시간을 사람에게 쏟을 수
있었으니까요. 기술 발전으로 간단하고 빨라질수록 사람 간의 의사
소통은 더 어렵고 느려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 역시 기술은 발전하
는데 감성은 예전만도 못하다는 걸 느낄 때가 많으니까요. [투발루]
는 블록버스터의 바다 위에서 〈아날로그여 영원하라~!〉라는 깃발
을 펄럭이며 가는 작은 통통배였답니다. ^^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3
1


투발루(1999, Tuvalu)
제작사 : Veit Helmer Filmproduktion [de] /
수입사 : 오성미디어 / 공식홈페이지 : http://tuvalu.dreamx.net/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43615 [투발루] 생소한 무성영화의 매력속으로.. chati 06.11.07 1248 9
현재 [투발루] [투발루] 아날로그여 영원하라~!!! (1) happyend 01.06.06 931 0
1854 [투발루] 벙어리... (1) lilyes 01.05.28 628 2
1852 [투발루] [투발루] 깜찍한 투발루~ ^-^ (1) jys8649 01.05.27 581 0
1786 [투발루] [투발루] 뒷끝 없는 상쾌한 영화 ^^ (1) jagyabbo 01.05.23 626 0
1765 [투발루] [투발루]-과학과 기술로 대표되는 현대문명의 파고 아래 사라져가는 과거의 가치속에서 투 (2) dogma 01.05.22 659 2
1750 [투발루] [투발루] 재미있었다^^ (1) prihj 01.05.21 636 0
1726 [투발루] (영화사랑)투발루★★★ (2) lpryh 01.05.19 613 0
1693 [투발루] <호>[투발루] 무성(?)영화의 진수... (3) ysee 01.05.17 698 2
1679 [투발루] [감자♡] [투발루]시사회를 보고나서 (1) zlemans 01.05.16 640 0
1659 [투발루] [투발루] 잼있는 찡한 코믹 영화 ^^ (1) azabong016 01.05.15 594 0
1641 [투발루] #아뉴스#[첫사랑] 20년 전의 못다한 이야기.. (2) agnusdei78 01.05.12 590 1
1640 [투발루] [투발루] 수영장에 놀러오실래요 (1) mvgirl 01.05.12 629 2
1634 [투발루] 수영장으로 초대합니다. (1) fx1000 01.05.12 586 2
1625 [투발루] [투발루] 조금은 심각한 코디디 영화.. (1) woojung78 01.05.11 710 0
1621 [투발루] 휴머니스트를 보고...말놨는데 갠짐하지여^^ (1) smilyrei 01.05.11 573 0
1620 [투발루] [투발루] 삶이 지루하게 느껴질 땐 투발루로 가자 (2) imonim2 01.05.11 692 0
1604 [투발루] [투발루] 순수란 이름의 유토피아 (1) elpino 01.05.10 629 0
1603 [투발루] [투발루] 향수가 느껴지는 요즘 영화 (1) juyoni 01.05.10 644 0
1584 [투발루] [투발루]..새로움으로.. (2) iamkis7 01.05.08 627 1
1579 [투발루] [투발루] 등장인물의 독특한 개성이 살아있는 영화 (3) songso2 01.05.07 655 0
1577 [투발루] [투발루] 대사를 아낀 영화 (3) inhoe 01.05.07 615 0
1574 [투발루] 허탈영화라~~~~ (1) ji1929 01.05.07 585 0
1566 [투발루] 색다른 코미디? (1) kaime 01.05.06 518 0
1553 [투발루] [ Tuvalu ].. (1) eunkyungi 01.05.05 571 0
1547 [투발루] [투발루]대사없이 몸으로 웃기는 영화... (1) yhleon 01.05.04 546 0
1537 [투발루] 투발루..재미있었지^^ 정말 독특함이 느껴지져 (1) young2nim 01.05.04 541 0
1519 [투발루] 투발루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 okhee1004 01.05.03 517 0
1514 [투발루] [투발루] 독특한 재미와 웃음이 있는 영화^^ (1) jagyabbo 01.05.01 597 0
1488 [투발루] 새로운 영화~ 투발루 !! (1) maniaj 01.04.28 623 2
1470 [투발루] [수사]투발루: 여러분이 꿈꾸어던 이상향은... (1) daegun78 01.04.27 504 0
1442 [투발루] 투발루 시사 안하나요 (1) prihj 01.04.26 533 0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