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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영화를 표방한 사회고발영화... 굿바이 칠드런
pys1718 2007-07-11 오후 11:22:08 1206   [3]
 

우연히 ‘죽기 전에 꼭 봐야할 1001편의 영화’라는 목록에서 본 적이 있었다. 제목 자체가 특별한 게 없어서였는지 몰라도 방학동안 볼 영화들을 미리 찾아볼 때 그냥 넘겨짚은 적이 있었다. 이 영화는 내 예상대로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이고 친구와 헤어지는 내용의 영화다. 그러나 한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역사 속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이전까지 본 영화들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유태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또한 유태인들이 얼마나 억울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루이 말 감독이 유태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유태인 학살을 다룬 영화들 중에서 가장 씁쓸했다. 그 희생자가 바로 뛰어난 천재 피아니스트도 아니고, 아들을 위해 희생하려던 아버지도 아닌 정말 평범하고 공부를 하고 싶었던 어린 아이였기 때문이다. 피아노도 잘치고 이미 또래 아이들보다 성숙했던 보네가 결국에는 죽기 때문이다. 이 쯤 되니 비슷하면서도 다른 영화 한 편이 떠오른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인 <코러스>다. 개봉 당시에는 음악영화라고만 단정 지어왔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코러스>도 아이들의 성장영화였다. 오래전에 봐서 긴가민가하지만 아마 거기서도 학교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학생이 등장한다. 여기서도 결국 조셉은 마지막에 유태인들이 숨어 지낸다고 밀고 해버린다. 결국 이 영화는 아이들의 눈에 비춰진 잔혹한 학살을 보여준다.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인간들의 비양심적인 모습과 억울하게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끔찍하다. 주인공 줄리앙과 보네가 특별하지 않았기에 더 가슴 아팠다. 마지막 장면에서 친구를 떠나보낼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국 보네와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며 인사를 하는 줄리앙의 모습과 그의 나레이션으로 통해 원장 신부와 친구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줄 때는 가슴이 찡함과 동시에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분명 이 영화는 성장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사회에 대한 고발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 줄리앙은 같이 피아노도 치고 소설도 읽으며 점차 보네와 친해지지만 그의 성격은 달라진 것이 없다. 보네를 잃은 후에도 그의 변화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영화가 끝이 난다. 물론 성장영화라고 주인공이 매번 변화하는 것만이 성장이겠냐고 말하겠지만 이제까지 모든 영화들이 그래왔기 때문에 (심지어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에서도 사회는 변하지 않았지만 주인공 돈 위너는 모든 것에 체념하고 그 사회에 적응해감으로써 영화가 끝난다) 더 의아해했다. 그러나 이 영화로 인해 오히려 내가 성장했다고 느끼게 해준 색다른 영화였다. 보네가 죽지만 않았어도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됐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부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밀고한 조셉과 자신도 감옥에 갈까봐 두려워하며 은근히 유태인을 고발하던 수녀에게도 몹시 화가 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찌 좋은 사람만 있으며 어떻게 자기 생각을 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스쳐지나갔다. 내가 항상 장난을 치면 아이들은 “야 너 내년이면 스무살이야”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이제 나도 어른이고 사회에 나간다. 이제까지는 학교의 울타리 속에서 잘 적응하던 나였지만 사회에 나간다고 생각하니 떨리면서도 불안하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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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칠드런(1987, Goodbye Children / Au Revoir Les Enf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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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 (주)영화사 백두대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cin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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