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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는 아프지만 혁신적이니! 현기증
pys1718 2007-07-21 오전 2:16:41 1527   [7]
히치콕의 영화라곤 <새>랑 <싸이코>밖에 안봤지만
히치콕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이 영화는 '서스펜스'와 '반전'의 효과를 동시에 사용한 획기적인
영화다. 어는 영화건 '반전'을 택하면 당연히 '서스펜스'는
버려야하는게 정석인 줄 알았기 때문에 무척 놀라웠다.
 
 
또한 여기서 사용된 촬영기법 '줌 인 트랙'에 대해서도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줌 인 트랙'은 예전에 프랑스영화 <증오>를
볼 때 너무 신기해서 이번엔 그 감정이 덜 했지만 50년대에
이런 기술이 나왔다는 게 얼마나 혁신적인가.
또 내가 현기증이란 걸 자주 겪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 안다.
사실 나보고 그걸 카메라로 표현해 보라고 하면 허둥지둥 될 것이
뻔하다. 정말 역사에 괜히 이름이 남는 건 아닌가보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오면 이 영화는 A, B, C로 나눌 수 있다.

처음에 의뢰를 받은 주인공 스카티가 매들린을 미행하는 것이 A.

매들린이 죽고나서부터 주디가 사실 매들린이었다는 것이 B,

스카티는 주디가 꾸민 일과 매들린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반 5분이 C이다.

 

 

일단 A는 나름 잔잔히 전개되어간다. 스카티가 악몽을 꾸고 있으며

현재는 형사생활을 못하고 있다는 등의 캐릭터설명이 나오고

친구 개빈의 의뢰로 영화는 그제서야 시동을 건다.

스카티는 개빈의 아내인 매들린에 대해 뒷조사를 시작하면서

그녀에 대한 연민과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결국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가 살 수 있도록 도와주려 애쓴다.

내용이 진행될수록 전형적인 '스릴러'영화임을 각인 시켜준다.

그러나 영화는 매들린이 죽고부터이다.

매들린은 결국 자살을 한다. 중요한 주인공은 죽었지만 아직

러닝타임은 남았다.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사뭇 궁금해지는 가운데

매들린과 닮은 '주디'의 등장으로 영화는 B단락으로 전개된다.

 

 

매들린과 너무나도 닮은 주디는 사실 스카티가 알고있는,

스카티가 사랑했던 '매들린'이다. 그는 진짜 매들린을 개빈과

짜고 죽여놓고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스카티를 이용한 것이다.

그녀는 나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영화는 더이상 '반전'이 아닌 '서스펜스'로 넘어간다.

우리는 그녀가 스카티를 사랑하기 때문에 '매들린'으로써가 아닌

'주디'로써 사랑해주기를 기다리지만 그걸 모르는 스카티 때문에

답답해하고 같이 안타까워한다. 더 이상의 반전은 없고

그저 주디와 스카티의 애정전선에만 신경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카티가 너무 매들린에게 미쳐 주디를 매들린으로

만들려고 하는게 질릴 때 쯤, 예상밖에 반전으로 뒷통수를 친다.

스카티는 주디가 자신이 알고있던 매들린인지 알고있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그녀와 개빈의 비밀까지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현기증을 치료하기 위해, 또 진실을 파해치고 악몽으로

부터 구원받기 위해 사건현장에 데려간다.

난 사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스카티는 자신을 속인 주디에게 화를 내며 온갖 추궁을 하며 그녀를

위협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등장으로 그녀는 도망치다 결국

똑같은 장소에서 죽게된다. 그리고 파라마운트의 로고가 뜬다.

 

 

아니 이렇게 무심하게 끝나는 영화를 요즘에 찾아볼 수 있나?

(물론 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히든'이 그랬다)

하여간 주디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영화가 끝난다.

이 영화를 통해 나는 인간이 더러운 동물임을 깨닫게 됐다.

또 한편으로는 가장 불쌍한 동물임도 알게 되었다.

돈을 위해 사기를 치고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들과 대조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며 죄의식을 느끼는 주인공들이 나오면서

혼란을 주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현기증'이 난다.

주인공이 '현기증'을 치료하는 도중에 분노를 절제하지 못한 것을

보며 우리 인간의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결국 더럽고 추잡한

행위를 해야하는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이라면 누군들 돈 걱정안하며 살겠는가.

또 돈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가.

결국 우리가 가장 원하는 걸 하려면 희생이 따르고 그것은 정말

더럽고 추잡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인가?

아니면 그런 행위들에 대한 죄의식을 고발하는 영화인가.

 

 

아... 모르겠다.


(총 0명 참여)
hrj95comf
흠 그런가요; 보고싶어지네요 리뷰 잘 봤어요   
2007-08-0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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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1958, Vert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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