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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시작해도 좋다 스타트렉: 더 비기닝
jimmani 2009-04-19 오후 1:18:37 13749   [6]
 
<스타 트렉> 시리즈는 그렇지 않아도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대접을 못 받아 다소 서러운 <스타 워즈> 시리즈보다 더 서러운 시리즈였다. TV 시리즈에서부터 시작한 그 역사는 오히려 <스타 워즈> 보다 더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4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인기를 유지해 온 시리즈가 우리나라에선 고작 한 시리즈의 한 시즌 정도만 공중파로 방영될 뿐이었다는 점도 희한하다. 아무래도 우주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공간적 배경에서 여러 캐릭터들끼리 갈등하고 치고 받는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것이 다소 유치하게 느껴졌던 걸까. (이외 우주를 배경으로 한 TV시리즈들이 유독 우리나라에선 좀 인기가 덜한 걸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우주 SF라면 시시한 TV 시리즈보다는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는 극장판 영화가 더 낫기 때문일까. 이러한 TV 시리즈의 국내 비인기는 자연히 극장판으로도 이어졌고, 결국 언제나 장대한 액션 대서사시로 연상되는 <스타 워즈>에 비해 <스타 트렉> 시리즈는 우주가 배경일 뿐인 소품 쯤으로 치부되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시점에서 정말 새삼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 <스타 트렉>의 새로운 시리즈가 여름 블럭버스터 기대작들 중 하나가 됐다는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미 외면 받을 대로 외면 받은 헐리웃 시리즈가 새로운 속편을 들고 찾아온다고 해서 시든 관심이 다시 살아날까 하고 의심하는 시각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괄목상대'할 만한 가치가 차고 넘친다. 첫째, 이 영화는 다른 복잡한 배경 설명을 모르고 봐도 무방한 이이야기의 '시작'을 담고 있다. 둘째, 이 영화는 도저히 소품이라곤 부를 수 없을 막대한 볼거리들의 향연을 품고 있다. 셋째, 감독이 <로스트>의 '그' J.J. 에이브럼스 감독이다.
 
<스타 워즈>처럼 머나먼 우주까진 아니고 지구 근처의 우주, 우주의 평화와 번영을 목적으로 우주를 탐사중인 스타플리트-USS 엔터프라이즈호에 정체불명의 습격이 쏟아진다. 순식간에 함선은 아수라장이 되고, 곧 폭발할 위기에 처한다. 함장이 상대방과 협상 중 살해당하면서 임시 함장이 된 조지 커크는 비장한 결단으로 자신을 희생해 800명의 선원들을 살린다. 그 800명 중엔 이제 갓 태어난 그의 아들 제임스 티베리우스 커크(크리스 파인)도 있었다. 세월이 흐른 뒤, 매사에 감정적이고 다혈질이기도 하지만 낙천적인 제임스는 그의 용감함을 알아 본 엔터프라이즈 호의 파이크 함장(브루스 그린우드)의 권유로 사관학교에 입학한다. 학생들 사이에선 크나큰 영광이라는 스타플리트 입성을 가까스로 해낸 제임스는 엔터프라이즈 호에서 통신장교 우후라(조이 살다나), 의사 맥코이(칼 어번), 조타수 술루(존 조), 10대 항해사 체코프(안톤 옐친), 엔지니어 스콧(사이먼 페그) 등 많은 동료들을 만나는데 그 가운데에는 제임스와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부함장 스팍(재커리 퀸토)도 있다. 스팍은 인간과 벌칸 족의 혼혈로, 원래는 인간을 닮아 감성적인 부분도 있었으나 어린 시절 출신성분으로 인한 상처로 감정을 완전히 닫아버린 채 철저히 이성적으로 살아왔다. 제임스와 스팍은 근본적인 성격의 차이로 사사건건 충돌한다. 그 와중에 엔터프라이즈호를 위협하는 습격이 시작되니, 그 주범은 바로 제임스의 아버지를 앗아갔던 로물란 족 침략자 네로(에릭 바나)였다. 왜 네로는 엔터프라이즈호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것이며, 선원들은 과연 이 침략을 막아낼 수 있을까.
 
 
대충 훑어봤을 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많으나 배우들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그렇게 알려져 있는 편은 아니다. 악당 네로로 등장하는 에릭 바나나 스팍의 어머니 역으로 특별출연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위노나 라이더, 그리고 한국계라 더 잘 알려진 술루 역의 존 조 정도 외에는 신인급이거나 이제 주목받는 배우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의 연기가 모두 준수하고 캐릭터들의 개성 또한 뚜렷해서 무리없이 그들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외모적으로나 성격적으로 제임스 딘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제임스 커크 역을 크리스 파인은 볼거리 중심의 블럭버스터 속에서도 기죽지 않은 당당한 연기로 주인공으로서 영화를 잘 이끌고 있으며, 그와 갈등하는 스팍 역의 재커리 퀸토 역시 TV 시리즈 <히어로즈>로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배우인데다 반대로 스팍이란 캐릭터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개성이 가장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예전 모습에 뒤지지 않은 뚜렷한 개성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캐릭터에 매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흔치 않은 여성 선원임에도 그 열의나 카리스마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우후라, 다소 신경질적이지만서도 훈훈한 인간미를 지닌 맥코이, 활달하지만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이 강한 술루, 굉장히 똑똑한데 굉장히 덜렁대는 스콧, 10대라 엄청 긴장하면서도 제 할 일은 다 해내는 체코프 등 엔터프라이즈호에 탑승한 선원들의 개성들이 충돌하는 것만 봐도 영화는 그 극적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이전 시리즈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길도 선택했으니, 21세기 들어서 제대로 마음을 다잡고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이 거대한 시리즈의 프리퀄은 볼거리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것은 다른 부분에는 물론 시각적 요소에 대한 투자도 거침없이 퍼붓는 에이브럼스 감독의 공이 크다. 아직 제목이 채 뜨기도 전인 오프닝에서부터 영화는 눈을 그저 휘둥그레지게 하는 우주상의 쉴 틈없는 격전장으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스타 트렉> 시리즈에 처음 입성할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당신이 지금부터 입장하는 세계는 이 정도로 거대하고 만만치 않은 세계라는 것을 암시라도 하듯 영화는 블랙홀처럼 흡입력 넘치는 볼거리로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행성을 관통하는 구멍을 뚫는 거대한 불 드릴, 행성을 흔적도 없이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이에 의해 송두리째 무너져내리는 행성, 사막과 빙설을 오가는 다양한 행성들의 모습 등 그 뒤에 수시로 펼쳐지는 스케일 큰 장면들은 지루할 틈없이 관객들의 감각을 깨운다.
 
 
하지만 영화는 볼거리만으로 무장해 관객들의 말초 신경만을 자극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볼거리가 휘황찬란하지 않은 그 사이사이에도 인물들 간의 불꽃튀는 내외적 갈등을 끊임없이 집어넣어 관객들의 감성 또한 자극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스타 워즈> 시리즈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지금까지 봐 온 <스타 워즈> 시리즈는 (특히 21세기에 들어서 나온 에피소드 1,2,3) 거대한 전투신 외에는 인물들간의 조용하고 지루한 대사들만 가득찬 영화였다. 갈등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좀처럼 폭발하지 않는 무미건조한 그들의 연기는 감정이입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이에 비해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이하 <스타 트렉>)에선 인물들의 감정은 끊임없이 부딪치고 폭발한다. 그들은 어느 경지에 도달하지 않은, 어디까지나 사관학교 생도들인 혈기왕성한 청춘일 뿐이며 여기에 동양인, 흑인, 외계인 혼혈 등 다양한 출신성분을 갖고 모였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직접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사랑과 야망, 질투 등으로 서로 다투고 화해하는 그들의 모습은 배경이 단지 우주선일 뿐이지 일반적인 사람들의 갈등을 다루는 드라마와 다를 바가 없다. 거대한 우주적 임무를 띠고 있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삶과 사랑과 야망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그들이기에 영화는 미래의 우주를 다뤘다고 해서 거리감만 잔뜩 주기보다 한결 인간적으로 가깝게 와닿는다.
 
이는 <로스트>, <미션 임파서블 3> 등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는 에이브럼스 감독만의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가 만드는 작품들은 대부분이 어떤 제한된 상황에서 많은 등장인물들이 부딪치고 갈등하면서 공동의 목표에 다다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각자 갖고 있던 비밀들을 하나씩 드러내며 더 멀어지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한다. <스타 트렉>이 유명 시리즈의 새로운 에피소드이면서도 에이브럼스 감독만의 개성을 뚜렷하게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 서로 부딪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조명함과 동시에, 여기서는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지만 영화 속 또 다른 중요한 소재가 되는 '어떤 것'을 통해 인물들 사이에 숨은 비밀까지 들춰냄으로써 영화는 극적 긴장감을 꾸준히 촉발시킨다. 이 뿐만 아니라 에이브럼스가 대중에게는 관객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유발하는 맥거핀 효과, 전문용어로 '떡밥'의 제왕으로 알려졌던 만큼, 이 영화도 잘 살펴보면 그런 요소가 숨겨져 있다. <미션 임파서블 3>에서의 '토끼발'과 같은 존재랄까. 이 거대한 시리즈에까지 자신만의 색깔을 심어넣은 걸 보면 에이브럼스는 분명 헐리웃 엔터테인먼트계의 차세대 능력자임이 분명하다.
 
<스타 트렉>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멋진 요소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시리즈 특유의 '낙관주의'다. 미래를 다룬 SF영화들 가운데 대부분이 이제는 지겨울 정도로 익숙해진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갖고 있다. 물론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갖고 있지만, 비판적 시각만 우후죽순으로 나오다보니 관객들 입장에선 때론 지치기도 하고, 한편으론 정작 자기 영화들에서는 온갖 최첨단 CG로 중무장하면서 현대문명을 비판한다는 것이 상당한 괴리감을 주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문제점을 마냥 외면해서도 안되겠지만, 마냥 트집만 잡음으로써 쿨한 매력이 사라지고 늘 고민만 해야 했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스타 트렉> 속 미래는 마냥 밝다. 물론 외계인 종족과의 격렬한 전투가 주된 줄거리이긴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새로운 문명을 만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의 일부일 뿐, 이것 자체를 현대 문명의 발달로 인한 부정적 결과로 보긴 어렵다. 지구 바깥을 왕래하는 것이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여행가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된 영화 속 미래에는, 문명의 발달로 인한 부정적 요소를 찾기 힘들다. 여전히 사람들은 지금처럼 서로 부대끼면서 활발하게 살고 있고, 젊은이들은 밤마다 술집에서 음주가무를 마음껏 즐기고, 학교에서는 서로의 개성을 뽐내며 학교생활을 즐긴다. 마치 과학기술만 발달했을 뿐, 사회 내부의 모습은 지금과 별 다를 바 없는 듯하다.
 
 
이렇게 괜히 무게잡지 않고 밝은 미래상을 제시하는 영화의 낙관주의는 여름용 블럭버스터로서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제를 제시하지 않고 지금 현재의 사회적 문제를 그대로 미래로 옮겨오는 기능을 한다. 출신의 차이, 능력의 차이 등으로 끊임없이 갈등을 겪는 선원들의 모습은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을 꽤 잘 반영한다. 인간을 어머니로 두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결국 자기 고향 행성을 떠나며 감정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스팍의 모습에선 여전히 미국내에 잔존하는 인종차별 문제를 은연중에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갈등을 극단적으로 몰아가지 않고, 낙관적인 선에서 긍정적으로 이끌어간다. 이것이 어떤 시각에는 매우 싱겁고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긍정이 가져다 주는 만족감을 쉽게 무시하진 못한다. 백인과 흑인, 서양인과 동양인, 나아가 외계인 혼혈까지 출신성분 따지지 않고 그저 동료라는 이름으로 서로 힘을 합하는 모습을 볼 때의 그 뿌듯함은 상당하다.
 
이렇게 <스타 트렉>은 여름용 블럭버스터로서 우리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꽉 들어차 있다. 볼거리는 여느 블럭버스터들과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우월하고, 인물들 간의 갈등으로 관객의 감성 또한 끊임없이 자극하며, 여기선 차마 밝히지 못할 중요한 '어떤 것' 덕분에 두뇌플레이 또한 심심치 않게 할 수 있다. 거기에 이념이고 사상이고 이것저것 쓸데없이 따지지 않는 유쾌한 낙천주의까지.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는 많이알려지지 않은 시리즈의 속편이라고 겁내는 분들이 있다면 그건 걱정하지 마시라. <배트맨> 시리즈가 거의 추락했다가 놀런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듯, <스타 트렉> 역시 에이브럼스 감독의 손에 의해 탄생한 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혹시나 40년동안 이어져 온 시리즈의 팬이 있다면 죄송한 얘기지만, <스타 트렉>의 세계를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면 이전의 역사는 모두 잊어버리고 이 영화에서부터 출발해도 좋다. 그렇다면, 당신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없이 쿨하고 유쾌한 항해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총 3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2-02 22:09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23 14:07
powerkwd
기회되면 볼께용~   
2009-05-27 13:54
kimshbb
기대   
2009-05-06 12:22
kong4818
요런스탈 넘 좋아해요   
2009-05-04 21:06
dhjj413
이런 시리즈물은 항상 보기가 두렵더라구요...   
2009-05-04 00:37
chamch
오랜만에 기달리는 영화....   
2009-05-03 22:24
movjoy
기대되는 영화...   
2009-05-03 03:24
gt0110
tv에서 잼나게 봤었는데...   
2009-05-02 00:53
lettman
DVD나올날만 기다린다는...   
2009-05-01 13:47
angel3215
어제 시사회를 통해 접한 스타트렉:더 비기닝.
정말 놀라움 자체였다.
이런 영화를 두고 초 특급 블록 버스터라 하지 않을까?   
2009-04-30 19:10
ccongy
재밌나요?   
2009-04-30 13:40
lisbela
사일러! 기대되네요~   
2009-04-30 11:19
jw21park
고전 미드의 블록버스터화 리메이크지요. 그냥 눈을 즐겁게 해주고 싶음. 표끊고 보는거에요..기존의 배트맨, 스파이더맨처럼....흥행에 초점을 둔영화에 작품성, 사조 등등의 분석적 의미부여할것까지 있을지?   
2009-04-30 09:57
wjswoghd
재미나지요   
2009-04-29 17:00
1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 Star Trek XI)
제작사 : Paramount Pictures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CJ 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startrek200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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