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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복수가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다... 블랙 아이스
ldk209 2009-06-08 오후 5:26:24 925   [0]
꼭 복수가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다... ★★★


끝없이 펼쳐진 하얀 눈을 헤치며 젊은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사라(오티 마엔파)의 집으로 다가와 살핀다. 그 젊은 여성은 바로 사라의 남편인 레오(마르티 수살로)의 외도 상대자인 툴리(리아 카타야). 그런데 툴리는 밖에 나와 있던 레오의 여동생을 사라로 오해하고는 떠난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사라는 툴리가 사범으로 일하는 태권도장으로 가서 ‘크리스타’라는 가명으로 태권도를 배우며 툴리와 가까워지고, 어느덧 둘은 마음 속 얘기까지 나눌 수 있는 단짝 친구가 된다. 과연 사라는 무엇을 노리고 툴리 옆으로 다가간 것일까?


풍경만으로도 스산한 정서를 전달하는 <블랙 아이스>는 묘한 느낌의 스릴러 영화다.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의 전개를 따르는 듯하면서도 범죄 스릴러 영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철저한 계획이라든가 복수, 그로 인한 결말의 통쾌함 등은 이 영화와 하등 관계가 없다.


어쩌면 한국인들에게는 자주 등장하는 한국어로 된 태권도 구호로 인해 더 가깝게 느껴질 여지가 있는 <블랙 아이스>는 순수한 스릴러라기보다는 조금은 종잡기 어려운 복잡 장르의 영화로 보이기도 한다. 그건 무엇보다 위에서 말했듯이 사라가 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툴리에게 접근한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에 기인한다. 사실은 알기 어려운 게 아니라, 사라 자신도 툴리에게 접근해 무엇을 할 것인지 아무런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고 보는 게 좀 더 정확하다.


그저 남편과 툴리 사이에 일어난 구체적인 사연을 알아보기 위해서인 것 같기도 하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일단 툴리라는 연적을 파악한 다음에 구체적인 복수 계획을 수립하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툴리를 집으로 불러 술에 약을 타는 장면은 그래서인지 조금은 급조된 계획으로 보이기도 한다)


스릴러로서는 조금 함량미달로 느껴지는 <블랙 아이스>는 오히려 여성 연대라는 관점에서 더 흥미롭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처음부터 이상했던 건 사라가 남편에 대해서는 일단 제쳐두고 툴리에게만 집착한다는 점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라와 툴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가게 되고, 특히 가면무도회에서 툴리가 레오의 아내로 알고 있는 여동생과 만나게 되는 장면은 사라가 복수와 우정이라고 하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타고 있음을 스산하게 드러낸다. 모든 진실이 밝혀진 이후, 병원에 찾아온 툴리가 사고로 쓰러진 후 사라의 치료를 받게 되는 장면은 스릴러라면 일종의 사족으로 느껴지는 장면이지만, 여성 연대의 관점에서라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30 16:50
jhee65
그렇군요   
2009-06-30 10:28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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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2008, Black Ice / Musta j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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