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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 성장영화를 보다 스탠 바이 미
pys1718 2007-05-09 오전 12:58:32 1811   [1]
 

Stand By Me  


 

 


우연히 이 영화의 정보를 찾아본 적이 있었다. 아마 제리 오코넬이라는 배우를 검색하려다가 그랬던 것 같다. 그 때는 그냥 ‘어린이 성장 영화’이구나 라고 단정 짓고 말았지만 오늘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어른을 위한 성장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혔다. 어린 유년기를 거친 어른들과 청소년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나서 자신의 과거를 한 번 돌이켜보게 된다. 이웃에 사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자전거를 타면서 욕쟁이 할머니네 장독대를 깨트리기도 하고, 후뢰시맨 놀이를 하기도 하던 그런 철부지의 어렸을 적 나를……. 나는 이 영화 주인공들에 비해 딱히 고통스러워했던 적도, 결점도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덜 성장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still #3 

 

이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인 고디는 친구들과 함께 시체를 찾으러 떠나고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해간다. 자신이 제일 믿고 따랐던 형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는 자신이 대신 죽었어야한다며 질책 받고 고통스러워한다. 작가가 되길 희망하던 고디지만 부모님이 형만 사랑한다는 걸 느꼈고, 이웃 주민들이 모두 고디가 아닌 그의 형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점점 더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잊게 된다. 고디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점점 더 자신감을 잃게 된다. 한편 그의 친구 크리스는 알코올중독자 아버지 때문에 사람들의 편견을 받는다. 어렸을 적, 한 순간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친구들의 돈을 훔쳤다가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돌려주려고 하지만 이미 어른들은 ‘너는 그럴 줄 알았어!’라고 생각하며 도둑놈 취급을 하게 된다. 사실 누구보다 영리한 크리스지만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미래를 포기하게 된다. 그 둘은 서로의 말 못할 고통을 가지고 시체를 찾아 떠난다.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그들은 많은 일들을 겪는다. 그 일들을 겪으면서 그들은 한층 성숙해져간다. 남들이 정신병자라고 하는 아버지를 전쟁영웅으로 생각하는 테디는 아버지를 욕하는 고물상 아저씨에게 살기 어린 눈빛을 보내며 절규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친구들이 있다. 자신을 이해해주고, 자신의 아빠를 이해해주는 친구와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하고자 콧노래를 부르는 친구. 그 친구로 인해 테디는 어느 때보다 더 당당하게 여행을 시작한다. 크리스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대학진학반에 들 수 없다는 고민을 결국 친구 고디에게 풀어버린다. 고디는 웃으며 크리스를 위로해주고 크리스는 이제까지 쌓여있던 모든 말을 하게 된다. 결국 그는 자신감을 얻어서 대학진학반에 들게 되고 유명한 변호사가 된다. 고디 또한 크리스의 고민을 듣다가 오히려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는 듬직한 크리스의 모습에 주저 없이 기댄다. 아버지의 무시로 작가는 절대 하기 싫다던 그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친구들의 반응을 듣는다. 또한 마치 죽은 형처럼 자신의 이야기가 재미있다면서 희망을 주는 크리스의 모습에 자신감을 얻고 결국 에이스 일당과 맞서 싸우게 된다. 그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시체를 통한 영웅이 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스스로가 한층 더 성숙해졌으며 지금 중요한 건 TV에 나오는 유치한 희망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일거다.

 

still #7

 

예전에 전공시간에 성장소설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결국 끝에 가면 주인공이 성숙한 대신에 무언가를 잃게 된다고……. 언뜻 보면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잃은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 고디의 대사, “우리는 그 후로 자주 만날 수 없었고 10년 동안이나 보지 못했다. 그 후로 난 그 애들 같은 친구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았다.” 결국 그들도 성장을 해서 자신의 일에 바빠 가장 소중한 친구를, 우정을 추억 속으로 공유하며 잃게 된 것이다. 그들은 돌아오는 길에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던 나레이션을 통해 서로 씁쓸한 헤어짐을 통해 서로 발전할 수 있었고, 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마치 학교에 들어와 처음 찍었던 뮤직비디오에서 내가 다루고자 했던 의도와 같아서 묘하기도 하였다. 한동안 ‘결국 나에겐 진정한 친구가 있을까?’로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이 질문의 해답이 나온다면 어느 샌가 나도 어른으로 성장해있지 않을까.

사실 열아홉. 이제 얼마 후면 어른이 된다는 사실에 두려움과 설렘이 나를 자극하는 이 시기에, 이러한 성장영화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총 0명 참여)
phoenix22
리뷰 잘보고 갑니다. 글 진짜 잘쓰네요   
2008-04-12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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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 바이 미(1986, Stand b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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